한반도 통일 위한 한미 관계 강화 방안
1. 통일 한반도의 의미
북한 문제가 제대로 풀릴 기운을 보이지 않고 있다. 8월 이후 북한의 유화적 제스처를 통한 환상속의 남북화해 무드는 9월 4일 북한 측의 우라늄 농축 성공 발표 및 플루토늄 무기화 진행 성명, 그리고 9월 8일 임진강 기습 방류를 통한 남한 측 인명 피해 야기 사건 등으로 인해 다시 냉각 상태로 빠져 들어가고 있다. 다시 냉각 상태로 빠져 들어가고 있다는 말은 사실상 어폐가 있는 말이다. 남북한 관계에 진정한 화해는 없었기 때문에 새삼 냉각기로 빠져 들어갈 일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궁극적으로 남한을 주체사상으로 통일시킨다는 대전략을 가지고 있다. 통일의 주역이 북한이 된다는 것이며 남한은 북한에 의해 통일될 대상일 뿐이다. 그래서 북한이 행하는 모든 일들은 북한의 대전략에 기여하기 위한 목적아래 움직이는 것일 뿐이다. 북한의 유화적 제스처조차 모두 북한의 대남 통일 전략의 맥락이라고 보아야 옳다.
그러나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은 모든 종류의 통일을 다 원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통일된 한반도의 국가가 민주주의를 신봉하며 국민모두가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국가일 경우에만 통일에 찬성한다. 통일한 이후의 대한민국의 모습이 김일성, 김정일의 주체사상에 의해 지도되는 신정(神政) 정치적 독재 국가일 경우 우리는 그러한 통일을 결단코 배격한다.
우리가 통일을 논할 대 그것은 대한민국이 주도가 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휴전선 이북, 오늘의 북한 전역에 확대하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 영토의 극히 일부분이라도 이상한 명분으로 인해 다른 나라의 관할권에 들어간다면 그것은 완전한 통일이 될 수 없으며 우리는 그런 통일도 반대 한다. 우리는 자유민주주의가 북한의 영토 전역에 완전히 도달하게 되는 완전 통일을 통일로 간주한다.
우리가 통일을 이룩하려는 이유는 그것이야 말로 민족의 완성이요 한민족 국가 건설의 완성이라고 믿기 때문이며 통일을 이룩한 대한민국은 지금보다 훨씬 강한나라, 경제적으로 풍요한 나라, 정치적으로 자유로운 나라, 국가안보의 문제가 해소된 나라가 되어야 한다. 이 같은 조건이 만족되지 않는 통일을 목표로 할 수 없다.
2. 통일은 대한민국 국가안보의 시급한 해결 방안
그러나 현재 한반도 통일은 현실적으로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아무리 북한 체제가 종말에 다가왔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북한의 단말마적인 도발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북한은 핵을 만들었고, 12만에 달하는 특수 부대가 있으며 수천 문에 달하는 장거리 사정포를 가지고 있다. 경제력은 상대가 되지 않을지 모르지만 북한은 대한민국에 치명상을 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통일을 이룩하는 것이 국가안보의 본질적, 궁극적 해결이라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 있는 것이다. 북한이 존재한다는 사실 그 자체가 대한민국을 위태롭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일은 대한민국 국가안보의 시급한 해결방안이기는 하지만 물론 통일을 이룩한다고 대한민국 국가안보 문제가 궁극적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통일을 이룩한 한반도는 역수 동북아시아 강대국들과 함께 살아나가야 할 것이며 어저면 현 수준보다 훨씬 강한 국방력이 있어야만 국가안보를 도모할 수 있을지도 모를 상황에 당면하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일을 반드시 이룩해야 하는 이유는 통일을 이룩해야 우리는 민족의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 국가안보 정책을 수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족과의 갈등에 대처하기 위해 우리는 수많은 양의 민족 에너지를 낭비해왔다. 통일을 이룩한 후에야 비로소 우리는 국제사회에서 당당한 국가로서 경쟁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3. 모든 통일은 흡수통일이며 국제체제의 힘의 균형에 변화를 초래한다.
역사상의 사례를 보면 모든 통일은 흡수통일이었다. 우수한 편이 그렇지 못한 편을 병합하는 것이 통일의 정형이다. 베트남은 공산국가인 북 베트남이 전쟁을 통해 남베트남을 점령함으로서 공산국가로 흡수통일을 이룩한 경우이며, 독일은 자본주의국가인 서독이 공산주의국가인 동독을 평화적인 방법으로 흡수통일한 경우다. 예멘의 경우도 궁극적으로는 전쟁을 통해 북 예멘이 남 예멘을 흡수하는 모양으로 통일을 이룩했다.
역사상의 통일 과정은 경제체제가 다른 정권이 통일을 이룰 때 두 가지 체제가 합성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체제아래 합쳐지는 것이라는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한반도의 경우도 물론 이와같은 통일과정상의 전형적인 모습으로부터 벗어나기 대단히 힘들 것이다. 상이한 정치, 경제 체제는 상호 혼합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흡수되는 형태로 통일을 이룬다.
그러다보니 한반도 주변 동북아 국제정치에서 북한을 지지하던 국가인 중국은 한반도의 통일을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의 도래라고 생각할 수 있으며 현재 중국은 공식적인 국가정책은 아니지만 비공식적으로는 북한이 대한민국에 의해 흡수되는 통일을 반대하기 위한 온갖 조치를 취하고 있다. 우리의 힘으로 이를 극복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이를 초월하는 다른 외세를 찾아야 하는 것이다.
4. 좋은 외세는 통일을 촉진한다.
한반도 분단은 애초부터 국제적 요인이 강했던 것이다. 물론 우리 국민들의 단합이 부족했기 때문에 2차 대전 이후의 국토분단이 국가의 분단으로 비화한 측면이 있기는 했지만, 한반도 분단의 궁극적 원인은 2차 대전 종전 과정에서 나타난 강대국 국제정치의 결과라는 측면이 훨씬 강하다. 한반도의 분단이 국제정치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그리고 분단을 초래한 지정학적 요인이 지금도 거의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에 우리는 한반도 통일을 북한과 남한의 좌파들이 주장하는 “우리민족끼리”의 환상만으로 이룩할 수 없다.
우리 민족끼리의 힘이 주변 4대강국의 능력을 초과하는 경우에만 우리민족끼리라는 방안이 그럴듯한 통일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통일은 국제정치적인 맥락에서 더욱 용이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독일같이 강대한 국가도 통일과정에서는 사실상 국제사회의 승인을 통해서 비로소 이루어질 수 있었던 일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국제정치적인 요소를 우리의 통일을 위한 힘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인가? 독일의 통일을 현장에서 보고 한국의 통일 문제를 오랫동안 연구한 원로학자 박성조 교수의 독일 통일에 관한 분석은 대한민국이 어떤 외세를 활용해야 통일을 이룩할 수 있는가에 대한 결정적인 해답을 준다. 박성조 교수는 “누가 나에게 독일 통일을 이루어낸 요인이 무엇이냐고 묻는 다면 세 가지로 요약할 것이다. 첫째는 미국의 지원, 둘째는 서독의 경제력, 셋째는 서독인의 단결력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의 도움이었다. 이는 우리나라 상황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우리가 진실로 통일을 원한다면 이 세 가지 요인을 갖추어야 한다. 특히 미국의 도움이 없으면, 한반도 통일은 절대 불가능하다."[박성조, 한반도 붕괴 : 위기의 남북관계 그 새로운 전략과 해법(랜덤하우스 중앙, 2006), p.12]
박성조 교수가 미국의 역할을 강조한 것은 미국만이 독일의 통일에 대해서 진정성을 가지고 있던 나라였다는 사실과, 미국만이 주변 강대국들의 반대를 극복해 줄 수 있고 그들은 국가안보의 측면에서 안심시켜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에서 유래한다. 소련은 물론 주변 강대국들이 영국과 프랑스조차 독일의 통일에 대해서 부정적인 의미를 갖고 있었다. 중부 유럽 탁월한 능력을 가진 막강한 국가가 들어서게 된다는 사실을 용납할 수 없었던 것이다. 막강한 독일이 중부유럽에서 탄생하는 것을 원하는 주변 국가는 사실상 없었다. 미국의 보장아래 독일은 통일을 이룩할 수 있었다.
한반도의 통일도 마찬가지 논리가 적용된다. 한반도 통일을 진심으로 원하는 국가가 우리 주변국들 중 어느 나라일까? 지정학적인 이유 때문에 중국, 인도는 한반도가 통일되는 것을 달가와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통일된 한반도가 해양 세력 혹은 대륙세력 중 어느 측에 기울 경우 일본과 중국은 각각 이 같은 통일에 강하게 반대할 것이다. 아마도 중국, 일본은 한반도가 분단된 상태에서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자신들에게 가장 소망스런 상황이라고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특히 중국은 앞에서 논한 바처럼 북한이 남한에게 흡수되는 형태의 통일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초월하는 힘이 미국의 힘이다.
미국은 또한 한국의 통일에 대해 가장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나라임이 분명하다. 아무리 미국 측에 불리할 경우라도 한반도 통일로 인해 미국은 국가안보상 심각한 피해를 입지 않는다. 지리적으로 미국은 동북아시아 국가는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은 중국, 일본의 반대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을 가진 나라다. 특히 북한이라는 골치 아픈 존재에 시달리는 미국은 한국에 의한 통일을 적극 지원해 줄 수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는 미국이라는 외세를 잘 활용함으로써 통일을 이룩해야 한다는 논리가 나온다. 이것이 가능한 상황도 무르익었다. 특히 테러전쟁 시대가 전개된 2001년 9.11사태 이후 미국은 북한을 레짐 체인지 시켜야 할 대상으로 생각하게 되었고 북한의 체제변화야말로 한반도 통일을 이룩할 수 있는 호기가 아닐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5. 한미동맹의 강화를 통해 다가올 급변 사태를 통일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물론 미국이 한국의 오랜 동맹국이기는 하지만, 미국이 원하는 한반도의 상황이 우리가 원하는 상황과 똑같지는 않으며 우리가 원하는 만치 강력하게 한반도의 자유민주 통일을 원하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미국을 설득하고 미국의 힘을 이용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행동해야만 한다. 우선 미국이 9.11이후 현상 타파국으로 되었고 북한을 현상타파의 대상국으로 지목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유리한 국면으로의 전황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 좌파정권 기간 동안 이 같은 통일의 호기를 다 놓쳐 버린 측면이 있다. 그러나 오바마 행정부 역시 북한의 현재와 같은 존속을 원하지 않는다. 북한의 핵을 제거한다는 사실은 사실상 김정일 정권의 종말을 의미하고, 핵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한 김정일 체제는 종말을 고한다.
바로 이 과정을 통일로 연결시키는 것이 우리의 전략이다. 미국의 외교정책, 특히 대한반도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치는 CNAS(Center for New American Security)의 Abraham Denmark 같은 연구자는 김정일의 건강으로 야기될 급변사태가 한반도 통일의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가 잘 못할 경우 한반도는 두 개의 나라로 영구히 굳어질 수도 있다. 현재의 남북한 관계처럼 긴장, 적대 관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한나라가 될 열망이 높지도 않은 나라로 남을 수도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앞으로 전개될 한반도의 급변 사태에 대한민국이 주역에 된다는 생각으로 정책을 작성해야 한다. 수세적인 정책이 아니라 공세적인 정책이어야 한다. 수동적이 아니라 능동적인 것으로서 상황이 발생할 경우의 대안으로서가 아니라 상황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한반도 통일이 가능한 상황을 초래하기 위해 우리는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한반도 급변사태의 주역이 대한민국이며 미국을 이 같은 과정에 함께하는 동반자가 되도록 엮어야 한다. 한반도의 통일이 미국의 향후 대전략에 최적의 상황을 제공할 것이라는 사실을 설득, 확인시켜야 한다. 통일을 이룩한 수 21세기의 국제체체에서 한국과 미국은 세계적 차원의 문제에 함께 한다는 전략 동맹임을 확신시켜야 하고 행동해야 한다. 주한미국은 통일 후에도 한국에 주둔함으로서 동북아시아에서의 안정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미국의 세계 대전략에 한국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다가올 한반도의 급변사태에 미국 역시 능동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는 일이 될 것이다. 이스라엘과 미국은 동맹을 구성하는 아무런 약속이 없지만 진짜 진정한 동맹이 되어있는 관계다. 한미 동맹이 지난 정권의 파탄 상태로부터 많이 회복되어가는 단계다. 그러나 한국과 미국이 진정한, 그리고 행동으로 보여주는 동맹으로 발전되어야 할 소지는 아직도 많다.(konas)
이춘근(뉴라이트국제정책센터 대표, 이화여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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