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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전투기·잠수함 제작기술 세계최고

Written by. 김경민 한양대 정외과교수   입력 : 2003-08-21 오후 12: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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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교수의 일본 군사리포트] <3> 美 앞서는 군사기술력

심증은 가는데 물증이 없었다. 일본이 군사대국이라는 의심이 들면서도 그것을 증명하는 일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군사대국이라면 응당 가지고 있어야 할 항공모함, 폭격기 등의 공격형 무기가 없고 미국, 중국, 러시아는 모두 다 갖고 있는 핵무기도 없는데 우리를 왜 군사대국이라고 하느냐고 반박하고 나서면 별로 할 말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본의 군사력 정도를 객관적으로 자세히 들여다 보려면 일본이 전후 50여년 동안 몰래몰래 쌓아 놓은 군사기술력, 즉 첨단 무기를 언제든지 양산할 수 있는 잠재적인 기술력을 파악하지 않고는 그 베일을 벗겨내기 힘들다.

‘미일 군사기술역전’이라 상징되는 일본의 F-2 전투기는 테이블 밑에 감추어 놓은 일본 군사 기술력의 막강함을 판별하는 귀중한 잣대가 된다. 일본에서 최고로 인기있는 정치가인 현 동경도 지사 이시하라 신타로씨는 그의 저서 ‘NO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에서 “F-2 전투기를 독자적으로 만들 수 있는데 미국의 협박의 강요에 못이겨 공동개발했다” 고 한탄한다.

▲ 일본의 8900t급 대형상륙함 오오스미. 하늘에서 보면 항공모함과 비슷한 비행갑판을 갖고 있음을 한눈에 알 수 있다. 배 뒷부분에서 나오는 소형함정은 고속 공기부양정 LCAC다.

그에 따르면 미국의 F-15 전투기가 최대속도로 선회하려면 반경 5,000미터의 공간이 필요한데 F-2 전투기는 1,600m만 있으면 가능하니 상대방 꼬리에 따라붙어 열추적 미사일로 명중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일본의 F-2전투기에 대해 F-15, F-16전투기가 대항하기 어렵다고 단언한다.

F-2 전투기는 세계 최초로 탄소섬유 수지를 이용하여 주날개를 한꺼번에 찍어 만드는 복합일체 성형기술과 전후좌우 360도를 커버하는 전자주조 능동형 레이더로 명성이 높다. 이 기술들은 미국에 고스란히 넘어가 미국의 차세대 전투기인 F-22 제작에 사용된다.

제 2 차 세계대전 때 미국의 간담을 써늘하게 했던 가미가제 특공대의 제로전투기 꼬리 부분이 세계 최초로 섬유소재를 사용했던 신화가 계승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우리나라가 겨우 40 대를 도입하려는 F-15 전투기를 무려 200여대나 보유하며 일본 영공을 지키고 있다.

▲ 일본의 이지스 구축함 키리시마. 일본은 미국을 제외하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4척의 이지스 구축함을 보유하고 있다.

해군력은 어떠한가? 은밀한 작전이 요구되는 잠수함의 함령(艦齡)이 7·5년으로 500 억 원이나 하는 잠수함을 매년 한 척씩 퇴역시키고 또다시 직접 건조하는 나라는 세계에서 일본이 유일하다. 상대방에게 노출되지 않기 위한 저소음에 의한 정숙성과 심해 잠항능력, 그리고 음향장치의 첨단화는 매년 한 척씩 새로이 건조함으로써 해마다 그 능력이 향상되고 있다.

잠수함 구난함의 경우 해저 450m까지 가능한 수준이어서 세계 정상급의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1척당 가격이 무려 1조원이나 하는 이지스(Aegis)함은 6척을 기함(旗艦)으로 하여 편성하고 호위 군함들도 세계에서 가장 ‘젊은’ 함정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지스함은 18개의 목표물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전자사단’이라는 별명이 붙은 금세기 최고의 전함이다.

이 뿐만이 아니라 냉전체제하에서 소련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전영역에 비해 가장 많은 100여대의 대잠 초계기(P-3C)를 보유한 나라가 일본인데 이 항공기의 교체 작업에 들어간 일본은 차세대 대잠초계기의 전투영역이 9,600㎞에 달해 오키나와로부터 말레이반도, 유황도에서 뉴기니아 주변, 그리고 알류산 열도까지 커버하는 놀라운 장거리 전투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서태평양 전역이 작전반경에 들게되어 일부에서는 ‘대동아공영권 초계기’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일본이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시행하는 신중기방위력정비계획(新中期防衛力整備計劃) 동안에는 일본 국회에서 도입여부를 놓고 15년 동안 공방을 해왔던 공중급유기가 들어오게 된다.

▲ 김경민 한양대 정외과교수

작전반경이 넓어져 주변국들이 반발한다면 도입을 유보해왔던 일본이 유사법제의 통과에서 알 수 있듯이 본격적인 해외작전을 염두에 두고 공중급유기를 도입하는 것이다. 공중급유기가 없으면 해외작전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은 걸프전쟁에서 증명된 바 있다.

1990년 8월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했을 당시 미국은 버지니아 주의 F-15 전투기 48대를 사우디아라비아까지 약 5,700 해리를 약 7 회의 공중급유를 해 가며 17 시간만에 신속하게 전개시키는 놀라운 기동력을 발휘했다.

일본 자위대가 해외에서 활동하겠다는 증거는 항공모함 건조 계획에서도 드러난다. 기준 배수량 1 만3500t급의 헬리콥터 탑재 호위함인 이 함정은 대잠(對潛) 능력과 스텔스 성능을 갖춘 첨단함정이다. 이탈리아의 경항모(輕航母)가 기준배수량 1 만 7000t급으로 수직이착륙 전투기와 대잠 헬리콥터를 16대나 탑재할 수 있어 그 규모가 짐작된다.

해양국가인 일본은 육군의 화력은 상대적으로 미약하나 90식 전차는 미국의 M1A1과 맞먹는 기동력을 자랑하고 이제 그 개량작업에 돌입하고 있다. 그리고 미사일방어체제는 2006년까지 지대공 미사일 패트리엇3(PAC-3)와 이지스함에서 발사 가능한 해상배치형 SM-3 미사일로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미국과 공동개발 중인 해상방어형 스탠다드 미사일도 탄두 부분은 습도에 약하기 때문에 세라믹 기술이 뛰어난 일본이 맡고 있다. 일본의 군사능력은 전후 50 여 년간 민간부문에 잠재워 놓고 겉으로는 연약한 자위대 밖에 없다고 말해왔지만 이제 격동의 변화에 발맞추어 숨은 실력을 드러내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시작된 중국과 일본의 군사력 각축이 한반도에 악영향을 주지 않으려면 동북아 안전보장을 위한 대화체제부터 한국이 주도할 때 제도적 장치 마련을 성취할 수 있으리라 판단된다.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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