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 필요한 미군기지 이전
용산 미군기지를 한강 이남으로 완전히 이전하기로 한·미 간에 합의했다. 국민들은 이전을 환영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으로 갈라져 있다.
한쪽은 100여년 넘게 외국군이 주둔하고 있던 용산을 회복했으며, 서울을 우리 뜻대로 활용할 수 있고, 서울 중심에서 주한미군 반대 데모가 사라지기 때문에 이를 환영한다. 다른 쪽은 북한의 기습 공격 위험이 아직도 있는 상황에서, 미군이 서울 이남으로 이전하면 안보가 불안해지고, 안보불안은 경제불안을 몰고 오기 때문에 반대한다. 양쪽 모두 옳은 말이다.
사실 용산기지의 완전 이전은 워싱턴에서 지난해 10월 결심된 것이다. 부시 대통령과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이라크 전쟁 이후 “적은 희생으로 조기에 미국의 전략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으며, 세계 도처에 주둔하는 미군은 재조정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용산기지의 완전 이전은 럼즈펠드식 군 변혁(變革)의 결과이다. 생애 두 번째 국방장관이 된 럼즈펠드가 25년 전의 한반도와 수도 서울이 완전히 달라졌고, 미국의 군사능력도 완전히 바뀌었기 때문에 이를 반영해서 용산기지를 이전시키기로 결심했던 것이다.
우리 군과 주한미군 지도부는 완전 이전을 원치 않았다. 잔류(殘留)기지의 규모에 대해 입장의 차이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의 지도부가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 이전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핵 문제나 우리의 촛불 시위가 작은 원인은 되지만 큰 원인은 아니었다.
그러면 용산기지의 이전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 것인가. 한·미 양국 정부는 우선 한국 국민과 세계가 한반도의 안보불안을 느끼지 않도록 보완조치를 빈틈없이 해야 할 것이다. 용산기지는 옮겨도 주한 미2사단이 전방(前方)에서 ‘인계철선(북한군이 공격하면 자동적으로 미군이 전쟁에 참여하는 것)’의 임무와 수도방어의 임무를 계속하고 있음을 폭넓게 알려야 할 것이다. 자주파와 동맹파로 국론을 분열시키지 말고,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금년도 정상회담에서 미래 50년의 동맹관계를 이끌고 나갈 신동맹(新同盟) 가이드라인을 발표해야 할 것이다.
우리 국회는 국민의 안보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결의안이라도 통과시켜야 할 것이다. 미국 의회는 자국(自國)의 안보정책이 변경되고 새로운 예산이 들어갈 때마다 국민의 안보우려를 해소시키기 위한 결의안을 통과시켜 정부를 견제해 왔다. 이를 교훈삼아 국회는 첫째, 용산기지 이전이 끝나는 2007년까지 우리 정부가 남북한 협상을 통해 전방 배치한 북한의 군사위협을 감소시키도록 촉구해야 할 것이다.
주한미군의 후방배치를 활용, 북한군의 후방배치를 유도하는 전략을 구사하도록 한·미 양국의 정부에 촉구해야 할 것이다. 둘째, 용산기지의 후방 이전이 전쟁 초기의 수도방어에 허점을 남기지 않도록 국방예산을 늘려 경보체제와 공세적 군사력을 건설하도록 정부에 촉구해야 할 것이다.
미국 정부는 주한미군의 전력을 증강시키기 위한 조치를 취할 뿐만 아니라, 한국이 독자적으로 북한군 침략을 억제하고 격퇴할 수 있는 전략과 작전 지휘능력을 향상시키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미2사단은 한국군의 독자적 방어능력이 향상될 때까지 전방에 있어야 할 것이다.
이제 통일과 평화는 우리 손으로 한국을 방어하겠다는 자주 국방의 의지와 그에 따르는 투자를 해야만 가능한 것임을 깨닫고 실천할 때가 왔다.
(한용섭·국방대학교 교수)
(제공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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