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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의 양심, 미국의 양심

Written by. 류근일   입력 : 2009-12-28 오후 4:2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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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교포 로버트 박(朴)이 목숨을 던져 외친‘북한 인권'과, 미국의 전직(前職) 리버럴 대통령 클린턴 및 현직(現職) 리버럴 대통령 오바마가 중시한다는‘보편적 인권’운운은 과연 같은 것인가 다른 것인가? 만약 다른 것이라면 그들은 미-북 관계 개선을 위해 로버트 박이 내건 대의(大義, cause) 쯤을 가볍게 묵살한다 해도 자기모순을 범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른바‘현실주의’외교의 원조인 키신저가 일찍이 그러했듯이. 

 그러나 만약 같은 것이라고 한다면 그들은 세계평화에 대한 북한의 위협의 뿌리를 단순히 김정일의 핵 공갈에서만 찾으려 하는 데서 더 나아가, 그것을 김정일의 잔혹한 반(反)인권적 체제에서 찾으려 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그들은 혹시“설령 그렇게 해야 한다 할지라도 우리더러 현실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 미국이 만능인 줄 아느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물론 미국 정부더러 군사력이라도 동원해서 북한을 비롯한 전 세계의 폭정들을 모조리 다 없애라는 주문을 하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중요한 것은 다만, 북한의 위협이라는 문제의 본질과 연원을 정확하게 파악하라는 것이다.

 문제의 근본을 처음부터 다시 한 번 따져 보자. 김정일은 왜 미국과 한국과 세계에 대해 위험한 존재인가? 바로 그의 핵 능력과 핵 공갈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는 왜 핵을 갖기로 했는가? 한 마디로 북한의 유일한 살길인 개혁 개방을 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개혁 개방이 자신의 영구 절대권력을 끝장낼 것이라고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핵을 개발함으로써 미국이 당장의 군사적 논리에 묶인 나머지 북한주민의 행복추구권에 대한 동정심(sympathy)을 방기하고 그 대신 자신의 독재권력을 마지못해 인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바랐던 것이다. 오바마-클린턴은 실제로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믿지 않을 만한 근거가 있는가 없는가?

 오바마-클린턴의 선택이 김정일에게 뿐 아니라 미국에 대해서도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효과를 동반하고 있다는 것을 물론 전적으로 부인하지는 않는다. 피차 시간을 끄는 동안 김정일이 죽을 수도 있다. 김정일도 그것을 알기에 '2012년 강성대국 완성' 어쩌고 하면서“빨리, 빨리”의 조급증을 드러내는 기색이 여기 저기서 간파되는 바도 없지 않다.

 그래서 미국 조야(朝野)에 충고하고 싶다. 우선 미국 정부에 대해. 김정일을 미-북 대화와 6자회담으로 묶어놓는 방식을 유지하되, 김정일이 그의 수명의 멀지 않은 종말시점까지 교활하고 복잡한 게임을 하지 않을 수 없게끔, 미국도 끈질긴 시간과의 싸움을 하라는 것이다. 미국이 그 나름의“빨리 빨리" 조급증에 걸려서는 안 된다는 충고다.

 그러면서, 미국은 겉으로 공공연히 드러내지 않는 한이 있더라도‘김정일 사후의 북한의 개혁 개방적 현상타파의 비전을 입안하고 계획하고 추구하라는 것이다. 김정일과 김정일 식(式) 체제가 존속하는 한 클린턴-오바마가 기대하는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이 과연 가능할 수 있을까?

 그리고 미국 의회, 교회, 학생에 대해 주문하고 싶다. 당신들은 1960년대의 베트남전 반대운동을 기억하는가? 그 때 당신들의 선배들은 왜 그렇게 했나? 한 마디로 월남의 티우 정권 같은 것이, 미국 젊은이들의 생명을 바쳐가면서까지 지지해 주기에는 너무 부도덕하다고 보았기 때문 아닌가? 그렇다면 오늘의 김정일 정권이 인권 탄압과 부정부패 측면에서 과거의 베트남의 티우 정권보다 조금은 더 낫다는 증거를 한 번 대 보라.

 만약 더 낫지 않다고 판단할 경우라면, 아니, 그보다 몇 갑절 더하다고 판단 할 경우라면, 김정일 정권을 단죄하기 위한 미국 시민사회의 위대한 결단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까? 그리고 그 기폭제를‘로버트 박을 성원하는 미국 의회와 교회와 대학생들의 동시 다발성 ACTION 연대'에서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까?

 로버트의 양심과 미국의 양심은 같은 것인가 다른 것인가, 그것이 알고 싶다.(konas)
출처 :cafe.daum.net/aestheticismclub
 
류근일(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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