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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유감 표명] 참모들이 머뭇거려 비판 각오하고 했다

Written by. 조선일보 신정록기자   입력 : 2003-08-20 오후 1: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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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19일 8·15 국민대회 때의 인공기 소각사건에 대해 직접 ‘유감’의 뜻을 밝힌 것은 상당한 파격이다. 북측의 요구를 최고 통치권자가 바로 수용했다는 점에서도 그렇고, 미 성조기 소각사건에 대한 정부의 유감 표명과 동렬에서 비교한 것도 그렇다.

특히 노 대통령은 이날 유감표명을 하면서 “비판을 받을 각오를 하고”라고 말해, 자신의 언급이 국내 이념갈등을 야기할 수 있음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음을 명확히 했다.

또 전날 남북장관급회담 대표인 정세현(丁世鉉) 통일부장관이 정부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대북 전통문을 통해 전달했던 ‘유의’라는 입장을, 이를 훨씬 상회하는 수준인 ‘유감’ 표명을 하루 만에 하고 나선 점도 눈에 띈다. 외교적으로 ‘유의(Take Notice)’는 상황을 감안하겠다는 뜻이고, ‘유감(Regret)’은 사과의 뜻을 담고 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대구·경북지역 언론인과의 만남 자리에서 “어제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유감표명을 지시했는데 정부의 참모들은 우리 국민의 정서를 생각해 머뭇거린 것 같다”고 말해, 정부 내의 반대가 있었음도 시사했다. 실제로 18일 나종일(羅鍾一) 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은 공식사과가 어렵다는 뜻을 분명히 했었다.

이처럼 비판이 예견되고 참모들의 반대가 있었음에도 노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히고 나선 데 대해 청와대측은 무엇보다 유니버시아드대회의 성공을 기하고, 나아가 6자회담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 문제로 남북교류의 분위기가 깨지는 것을 막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노 대통령도 이날 “유니버시아드대회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자신을 중심으로 해서 벌어지고 있는 국내 이념갈등을 피해가지 않고 정면에서 맞닥뜨려 상황을 돌파하겠다는 정치적 계산도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김 대통령의 유감 표명 직후 북측이 대회 참석을 밝히고 나섬으로써 내부 비판론을 제압하기 용이해진 측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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