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재배치' 오해와 진실
Written by. 김경원
입력 : 2004-01-26 오후 1:40:31
마침내 미군이 강북을 떠나게 되었다.
한.미 양국 정부는 앞으로 2007년 말까지 서울 용산 기지 안에 있는 한미연합사와 유엔사를 모두 평택.오산으로 이전하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한국 정부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겠지만, 우리나라 국민의 상당수는 미군이 모두 강남으로 이전하는 데 대해 불안하게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면 실제로 미군의 강남 배치는 우리의 안보에 얼마나 위협이 되는 것일까? 아니면 미군이 강남으로 간다고 불안하게 느끼는 것은 지난 반세기 동안 너무도 미군의 '억지력'에만 의존해 왔기 때문인가?
*** '인계철선' 사라져 국민 불안감
처음부터 미군의 역할은 방어보다 북한의 대남 공격을 억지하는 데 있었다. 방어는 전쟁이 일단 발생한 뒤에 상대방의 공격에서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을 의미한다면 '억지'개념은 적이 전쟁을 도발하는 경우 가공할 만한 보복을 가할 것을 사전에 약속함으로써 상대방이 전쟁도발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을 뜻한다.
한반도에서 또다시 전쟁이 난다면 남한이 이길 것은 확실하지만 그것은 피루스(Pyrrhus)의 승리가 될 것이 명백하기 때문에 우리의 선택은 방어보다 억지에 있었던 것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한.미 억지 전략은 전적으로 유효했다. 북한은 유사시에 미국이 개입하리라는 데 대해 의심하지 않았고, 미국의 보복은 북한의 종말을 가져온다는 사실도 의심하지 않았다. 북한이 미국의 보복 약속을 믿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미국은 북한으로부터 공격받지 않을 것이 확실했기 때문이다.
북한의 전쟁 도발시 미군의 개입 약속이 신빙성이 있을수록 억지 전략이 효과적인 것은 자명했다. 따라서 미국의 대북 개입 약속을 더욱 믿을 수 있게 하기 위해 미군은 소위 '인계철선'이라고 하는 최전방 배치를 해놓고 있었다. 적어도 많은 사람이 그렇게 믿고 있었다. 소위 인계철선이 있는 한 유사시 미군의 개입은 자동적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북한이 그렇게 믿고 있는 한 억지 전략은 유효했다.
그러면 지금까지 미군의 최전방 배치를 포함한 억지 전략이 북한의 전쟁 도발을 억지하는 데 그렇게 효과적이었다면, 지금 그것을 포기하고 새 작전 개념을 채택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우선 미국은 한국에서 반미 감정이 그렇게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는 데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이 문제에 대한 그들 나름대로의 대응책 중 하나가 주한 미군들과 한국 국민 간의 갈등기회를 줄여야겠다는 것이다.
다음은 정보기술(IT)로 인한 '전쟁수단의 혁명'을 주한미군의 경우에도 적용해야겠다는 것이 미 국방부의 생각이라고 본다. 북한과의 군사대결이라고 해서 북한의 전략 개념에 의한 싸움을 해야하는 것은 아니다. 새 정보기술에 의한 전쟁 개념을 채택함으로써 미국은 더 적은 숫자의 군인으로 더 많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재배치에 이어 주한미군의 삭감도 있을 것은 훤한 일이다.
*** 한국 내 反美감정 악화도 원인
유사시에 주한미군을 핵탄두를 장착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북의 화력에서 보호하려는 고려도 있을 것으로 본다. 물론 그런 경우에 새 배치는 과거의 '인계철선' 전략과 정반대되는 개념이다. 그러면 미군의 '자동 개입'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미군의 강남 이전을 걱정하는 사람들은 바로 이 문제 때문에 안보문제를 제기한다.
그러나 원래 '자동 개입'이란 신화였다. 미국 헌법을 봐도 그렇고 과거 예를 봐도 그렇지만 미국의 전쟁 결정은 그렇게 단순한 것이 아니다. 미국의 개입 약속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느냐 하는 문제는 미국의 국가 이익에 대한 인식과 한.미 관계의 총체적 질에 따라 결정된다고 봐야 한다.
중요한 것은 미군사령부가 용산에 있는지, 평택에 있는지 하는 문제가 아니라 한국과 미국은 과연 공동의 가치를 추구하고 있고 미국 국민 대다수가 한국은 그 자유와 안전을 지킬 만한 가치가 있는 나라라고 믿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앞으로 당면하는 도전이다. (제공 : 중앙일보)
김경원 사회과학원장.고려대 석좌교수
한.미 양국 정부는 앞으로 2007년 말까지 서울 용산 기지 안에 있는 한미연합사와 유엔사를 모두 평택.오산으로 이전하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한국 정부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겠지만, 우리나라 국민의 상당수는 미군이 모두 강남으로 이전하는 데 대해 불안하게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면 실제로 미군의 강남 배치는 우리의 안보에 얼마나 위협이 되는 것일까? 아니면 미군이 강남으로 간다고 불안하게 느끼는 것은 지난 반세기 동안 너무도 미군의 '억지력'에만 의존해 왔기 때문인가?
*** '인계철선' 사라져 국민 불안감
처음부터 미군의 역할은 방어보다 북한의 대남 공격을 억지하는 데 있었다. 방어는 전쟁이 일단 발생한 뒤에 상대방의 공격에서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을 의미한다면 '억지'개념은 적이 전쟁을 도발하는 경우 가공할 만한 보복을 가할 것을 사전에 약속함으로써 상대방이 전쟁도발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을 뜻한다.
한반도에서 또다시 전쟁이 난다면 남한이 이길 것은 확실하지만 그것은 피루스(Pyrrhus)의 승리가 될 것이 명백하기 때문에 우리의 선택은 방어보다 억지에 있었던 것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한.미 억지 전략은 전적으로 유효했다. 북한은 유사시에 미국이 개입하리라는 데 대해 의심하지 않았고, 미국의 보복은 북한의 종말을 가져온다는 사실도 의심하지 않았다. 북한이 미국의 보복 약속을 믿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미국은 북한으로부터 공격받지 않을 것이 확실했기 때문이다.
북한의 전쟁 도발시 미군의 개입 약속이 신빙성이 있을수록 억지 전략이 효과적인 것은 자명했다. 따라서 미국의 대북 개입 약속을 더욱 믿을 수 있게 하기 위해 미군은 소위 '인계철선'이라고 하는 최전방 배치를 해놓고 있었다. 적어도 많은 사람이 그렇게 믿고 있었다. 소위 인계철선이 있는 한 유사시 미군의 개입은 자동적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북한이 그렇게 믿고 있는 한 억지 전략은 유효했다.
그러면 지금까지 미군의 최전방 배치를 포함한 억지 전략이 북한의 전쟁 도발을 억지하는 데 그렇게 효과적이었다면, 지금 그것을 포기하고 새 작전 개념을 채택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우선 미국은 한국에서 반미 감정이 그렇게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는 데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이 문제에 대한 그들 나름대로의 대응책 중 하나가 주한 미군들과 한국 국민 간의 갈등기회를 줄여야겠다는 것이다.
다음은 정보기술(IT)로 인한 '전쟁수단의 혁명'을 주한미군의 경우에도 적용해야겠다는 것이 미 국방부의 생각이라고 본다. 북한과의 군사대결이라고 해서 북한의 전략 개념에 의한 싸움을 해야하는 것은 아니다. 새 정보기술에 의한 전쟁 개념을 채택함으로써 미국은 더 적은 숫자의 군인으로 더 많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재배치에 이어 주한미군의 삭감도 있을 것은 훤한 일이다.
*** 한국 내 反美감정 악화도 원인
유사시에 주한미군을 핵탄두를 장착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북의 화력에서 보호하려는 고려도 있을 것으로 본다. 물론 그런 경우에 새 배치는 과거의 '인계철선' 전략과 정반대되는 개념이다. 그러면 미군의 '자동 개입'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미군의 강남 이전을 걱정하는 사람들은 바로 이 문제 때문에 안보문제를 제기한다.
그러나 원래 '자동 개입'이란 신화였다. 미국 헌법을 봐도 그렇고 과거 예를 봐도 그렇지만 미국의 전쟁 결정은 그렇게 단순한 것이 아니다. 미국의 개입 약속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느냐 하는 문제는 미국의 국가 이익에 대한 인식과 한.미 관계의 총체적 질에 따라 결정된다고 봐야 한다.
중요한 것은 미군사령부가 용산에 있는지, 평택에 있는지 하는 문제가 아니라 한국과 미국은 과연 공동의 가치를 추구하고 있고 미국 국민 대다수가 한국은 그 자유와 안전을 지킬 만한 가치가 있는 나라라고 믿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앞으로 당면하는 도전이다. (제공 : 중앙일보)
김경원 사회과학원장.고려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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