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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美감정과 反美운동, 어떻게 볼 것인가

Written by. 한승조   입력 : 2004-01-26 오후 3: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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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反美운동이 요원의 불길처럼 확산되고 있는 듯이 보인다.
 美國이 한국인의 敵인지 또는 友邦인지, 미국이 국토분단의 원흉이고 통일을 방해해 온 나라인지 또는 반대로 대한민국을 세워주고 지켜온 血盟이며 앞으로도 운명을 같이 할 나라인지. 젊은 세대들은 잘 모르고 있는 것 같고 이런저런 상반하는 말들에 의해서 헷갈려하는 것처럼 보인다.
 건국과정과 6·25전쟁을 몸소 경험했던 노인 세대의 소견은 대체로 확고하다.
 그러나 노인세대는 시간이 지날수록 記憶力도, 氣力도 상실해가며 조만간 사라질 것인즉 조만간 과거 역사를 모르는 젊은 세대들이 갖고 있는 反美감정과 思想이 지배적인 영향을 행사하게 됨은 불을 보듯이 명백하다.
 反美감정은 反美운동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면 駐韓美軍도 한국을 떠나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남한에 대한 미국의 집착은 없어질 리가 없으며 동아시아의 패권국가인 중국과 한반도에 대한 헤게모니 경쟁은 새로운 형태로 벌어질 것 같다.
 이것이 한민족에게 축복이 될 것인가 또는 재앙으로 다가올 것인가.
 아니면 자국의 이익에 따라 ‘divide and rule’의 원리를 따라 남북한을 가지고 놀거나 개나 먹어치우라고 (let dogs eat it) 완전 외면해 버릴 수도 있다.
 그렇게 되는 경우 한국은 자주성을 확보하여 큰 이득을 얻게 될까 아니면 蒙古, 신강, 인도지나 三國과 같은 중국에 종속되는 주변국가로 전락하게 될 것인가.
 어찌 되었던 오늘날 반미감정의 뿌리는 어디서 오는 것인가. 원인을 찾아내 보자.

  反美감정의 뿌리

  첫째는 한국인들은 자기의 뿌리를 잘 잊어버리므로 늘 정체성의 위기를 겪게 되는 浮草같은 국민성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물론 한국사람들이 모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러한 부류의 사람들이 나라의 주류를 이루며 나라를 이끌어 왔다는 데 문제가 있다고 하겠다.
 실제로 한민족은 檀君의 자손이면서도 단군시대의 역사, 기록, 문화와 사상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살아왔다고 보아서 잘못이 없다.
 뿌리깊은 나무는 쓰러지지 않으며 샘은 마르지 않는다는 말이 있는데 한국국민은 4000년 역사를 통해서 늘 외래사상이나 종교, 문화를 좇는데 바빴으므로 자신의 뿌리에 기초한 정체성을 세우지도 유지하지도 못해왔다.
 그런 민족적인 遺傳子가 오늘의 젊은 세대에게도 여전히 계승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둘째, 한국인들은 목전의 이해타산에는 밝은 편이나 먼 과거나 미래에 대해서는 매우 어두운 면이 없지 않다. 국민의 지능이 모자란 것은 아니나 도덕성에 결함이 있어서 그런 결과를 가져온다.
 오늘의 미국에 대한 다수 국민들의 인식을 점검해보자.
 美國은 제2차대전의 승리에 의해서 한국국민을 日帝식민통치에서 해방시켜 주었으며 6·25전쟁에서는 막대한 人命被害와 財政支出을 무릅쓰고 한국을 보호해주고 지원해주었다는 사실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것은 미국의 지원과 보호가 없었더라면 한국은 애초에 태어나지도 않았거나 오래 전에 地上에서 없어져버렸을 것임을 시사한다.
 이러한 엄연한 사실을 부인하지 못하니까 좌경성향의 식자들은 다음과 같이 말을 만들어냈다.
 美國이 그런 행동을 한 것은 사실이나 한국인을 위해서 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帝國主義的 식민지지배를 확대할 목적으로 그랬던 것이므로 고마워해야 할 이유가 없다.
 미국은 우리에게 해방과 독립을 준 것이 아니라 예속과 국토분단을 초래한 장본인들이므로 韓民族은 反美투쟁을 통해서 자주와 통일을 쟁취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背恩忘德적인 주장이 젊은 世代에게 먹혀들어서 反美감정과 행동의 원인이 되어 있다면 이것은 중대한 문제이다. 이런 터무니없는 주장들이 받아들여지고 퍼지고 있다면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가.
 그런 배은망덕적인 행위를 일상다반사로 해온 국민들의 도덕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하겠으나 그런 고상하지도 못한 도덕성 때문에 북한공산주의자들의 교묘한 선전선동이 너무 잘 먹혀들어서 6·25와 그 시대를 직접 경험해보지 못했던 젊은 세대에 영향을 주게 되었다.

  한국 젊은 세대의 對美인식

  한미우호협회에서 간행하는 No.85에는 ‘대학생들의 대미인식’이라는 코너에 세 사람의 글이 실려 있어서 그 말 중에서 일부를 발췌, 인용해보겠다. 연세대의 한 여학생의 말이다.
 “…반미적 성향을 뚜렷하게 가진 학생들이 캠퍼스 내에 많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문제는 그러한 성향을 가진 소수의 학생들이 활발히 활동을 했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무의식중에 끌려가고 있거나, 적어도 ‘반미’란 단어를 큰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고 생각된다.
 반대로 미국에 대해 우호적 견해를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 수적으로는 많을지 모르나 이론적으로는 무장이 되어 있지 않다.
 이들 중 많은 학생들이 그저 감정적으로 미국에 대한 좋은 느낌을 가지고 있을 뿐, 미국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
 물론 역사적으로 본 미국의 긍정적 역할, 미국과의 우호가 우리에게 중요한 이유 등 ‘pro-America’를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이론적 토대를 가진 학생들도 있다. 그러나 이 학생들은 캠퍼스 내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제는 미국에 대해 우호적 견해를 가진 학생들도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하거나 설득할 수 있는 이론을 갖고 있어야 한다. 한미관계에 대한 연구는 그래서 필요한 것이라 생각된다.”
 남한의 젊은 세대간에 정치의식이 이처럼 낮다는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미국내의 외교가나 기업인들 사이에서도 한국의 이미지는 역시 부정적이다. 미국에 대해 공격적이며 특히 무역협상에서 너무 완강하다는 인식이 굳어져 있다.
 정치분야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북한의 핵 확산, 미사일 개발 문제에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고, 투자자들은 한국의 금융개혁에 따른 시장 안정여부와 시위 등을 주시하고 있다.
 학계 인사들은 보다 균형 잡힌 견해를 갖고 있는 듯하나, 제한된 지식으로 한국사회 전체를 왜곡하고 있었다.
 미국인들이 의견일치를 보이는 것이 있다면, 전쟁으로 짓밟혔던 한국이 가전제품, 컴퓨터 등을 수출하는 산업국가로 변했다고 하는 점이다.
 현 경제위기에 대한 동정심, 재미교포들의 성장, 부상 등이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생각들이다.
 그러나 이것은 다른 여러 부정적 이미지를 커버할 만큼 그들에게 매력적이지 않았다.
 이제 한국은 이미지 관리에 신경 써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미국으로부터 동정적인 공감이나 지지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
 한미관계를 풀어나가는 첫 출발은 양국 간의 신뢰관계를 구축해 가는 것이 아닐까.”
 김민정이라는 이 여학생은 음악전공이지만 그 관찰과 견해가 매우 정확하다는데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成熟해지는 對美 인식

  다음은 미국에서 학부교육을 받고 한국에서 대학원공부를 하는 학생의 말이다.
 “반미감정을 왜 갖게 되었나를 얘기할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우리를 이용하고 있다고 하는 것이다.
 누구나 자국이익을 위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제는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라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릴 것 같다.
 요즘 반미감정이 줄어들었다고 하는데 나의 생각은 격렬한 시위 등을 하던 사람들이 줄었지, 감정 자체가 줄어들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익추구, 개인주의와 관계가 깊다고 본다.
 요즘 ‘n’세대들은 자기가 좋아하고 원하는 일은 스스로 찾아가면서까지 열심히 하는 특징이 있다. 반대로 자신에게 필요없는 일이라고 생각되면 관심조차 없다.
 반미, 혹은 친미의 감정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시위 등의 격렬한 방법으로 표현하지는 않는 것 같다.”
 정라나라는 학생의 말도 여러 모로 정곡을 찌르고 있다고 생각된다.
 다음은 대학 4학년 남학생의 견해이다.
 “… 나는 카투사에 지원할 때 많은 고민을 했다… 카투사 복무가 상대적으로 가지고 있는 이점들로 인해 개인적으로는 옳은 선택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지만 대국적인 또는 역사적인 관점에서는 자신이 없었다… 후일 카투사가 어떤 평가를 받을 것인지에 대해서 확실한 판단이 서지 않았다.
 통일이 되고, 미군이 더 이상 주둔하지 않게 되었을 때, 그리고 많은 시간이 흐른 후 ‘미군군복을 입고, 한국군 계급장을 달았던 군인들’은 이상한 존재로 생각되지 않을지.”
 이동준이라는 학생도 주변의 반미감정을 의식해서 헷갈리는 심정을 토로하고 있으며 주한미군의 존재에 대한 뚜렷한 소신을 갖지 못하고 있음을 감지하게 된다.
 그렇지만 이같은 자기반성이나 회의가 실은 대미 인식이 성숙해지는 단초의 발현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한승조(고려대 명에교수, 정치학)  제공: 한국발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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