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 전투경험 갖춰야
실전(實戰)에서 동맹국과 연합작전을 해봐야 장차 한반도에서의 연합작전도 가능
한반도 무력충돌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북한 내부사정 때문이다. 김정일의 건강악화, 경제파탄, 화폐개혁 실패, 후계자 문제 등에 의한 북한 급변사태가 갑자기 닥칠 수 있다. 그리고 김정일의 2012년 강성대국 건설(한반도 적화통일 완성)과 김정은의 후계자 위상 구축을 위한 무력도발이 있을 수 있다. 급변사태로 인한 전면전 도발과 대량살상무기(핵무기·화학무기·생물무기·탄도미사일) 통제 불능상황은 한국에게 재앙(災殃)이 될 것이다.
이것은 우리의 대북정책에 관계없이 진행되고 있다. 북한 급변사태와 무력도발에 대한 징후(徵候)가 감지되고 있다. 월터 샤프 주한미군사령관은 2009년 9월29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 김정일(67)이 건재하지만 우리(미국)는 북한의 정권 붕괴상황을 대비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샤프 사령관은 북한은 18만여 명의 특수부대를 훈련시키고 있으며, 남한과 교전 시에 이들 부대는 이라크·아프간의 무장단체와 유사한 전술로 자살폭탄 공격과 도로변 폭탄설치 등의 특수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2009년 11월10일 대청해전 도발에 이어 2010년 1월27~29일에는 서해5도 주변(NLL)해상에 해안포 사격을 대대적으로 실시했다. 전에 없던 일이며 해안포와 장사정포(240m방사포, 170mm자주포)를 동시에 동원하여 일제사격(TOT)을 한 것은 특이한 징후다. 고속으로 움직이는 우리 고속정보다 서해5도 공격에 대비한 훈련일 가능성이 많다.
그리고 한국국방연구원(KIDA)은 2009년 12월25일 발간한 ‘2009 국방예산 분석·평가 및 2010 전망’제목의 정책서에서 유엔의 대북제재에 반발해 백령도 침공과 군사분계선(MDL)에서 총격 및 포격전, 공중에서의 도발 등 국지전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KIDA는“북한군이 백령도를 침공하면 한국군의 치열한 방어전이 예상되며 이에 따라 NLL 무력화, 정전체제 무실화 등 정치 군사적 파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무엇이 문제인가?
한반도는 지금 국지전뿐만 아니라 전면전이 언제 닥칠지 모르는 상황이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 국군 장병과 무기체계(장비)가 전투경험이 없다는 사실이다. 한국군의 지상군(육군과 해병대)은 1973년 베트남戰 철군이후 실전경험이 전무하다. 우리 공군은 베트남戰에도 참가하지 않았다. 더구나 우리 지상군의 주요 무기체계(탱크·장갑차·포 등)는 대부분 국산이다. 그러나 실제 전장(戰場)에서 운용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사격훈련도 태부족(太不足)이다. 동아일보(2010.2.23) 보도에 의하면 육군 모 사단은 2009년에 사격훈련에 따른 소음 민원 때문에 연간 220회의 사격계획을 대폭 줄여 23회만 실시했다. 그리고 1개 대대가 공군과 함께 실제 육·공군 전력을 모두 동원해 실 사격까지 하는 공지(空地)합동훈련장은 경기 포천시의 승진훈련장 한 곳뿐이다. 이 때문에 육군의 1개 대대가 공지합동훈련을 할 수 있는 기회는 산술적으로 4년 반에 한 번꼴에 불과하다. 통상 2년인 대대장 재임 중 공지훈련을 한 번도 못하는 경우도 다반사(茶飯事)다. 국방부는 한때 러시아 등 해외훈련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한국군 수준이 어떠한가는 2009년 9월6일 북한 임진강 수공(水攻)작전에 대한 대응, 10월1일 북한주민 해상탈북선박 동해안 침투와 10월26일 월북자의 DMZ 철책선 절단사건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그리고 그동안 이라크·아프간戰에도 전투부대가 아닌 비전투부대(의료·공병)를 보냈다. 그것도 사상자 발생 시 책임문제를 우려하여 지원자를 모집하여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2010년 7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아프간에 파병되는 국군부대(350명)도 한국 지방재건팀(PRT)을 보호하는 것이 주 임무다. 전투 목적의 부대가 아니며 지원자로 구성된다. 만약 이런 상태로 우리 軍을 계속 방치한다면 국가적으로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먼저 서해5도 등 북한의 무력도발 가능지역에 대한 군사력 증강을 서둘러야 한다. 병행하여 지상군과 공군이 실전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마침 아프간에는 對테러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과 나토군 등 40여 개국 연합군이 지금도 전투를 수행하고 있다. 산악지형과 기후 등 한국의 전장 환경과 유사하다. 북한 특수부대가 훈련하고 있는 전술을 테러세력 제압을 통해 숙달할 수 있다.
사상자가 다른 전장에 비해 비교적 적다. 미국은 2001년 10월부터 지금까지 미군 5~9만 명을 아프간에 주둔시키고 있다. 그러나 8년 4개월의 전투(2010.2.23기준)에서 사망자가 1,000명 수준이다. 영국 등 동맹국 전사자는 총393명으로 집계됐다.
“우리의 사랑하는 아들·딸을 어떻게 사지(死地)로 보내야하는가?”하고 반문하는 국민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 국군이 전투경험을 갖추어야 북한의 무모한 무력도발을 억제할 수 있다. 그리고 실전(實戰)에서 동맹국과 연합작전을 해봐야 장차 한반도에서의 연합작전도 가능할 것이다. 만약 한국군이 실전에서의 연합작전 경험이 없을 경우 어느 나라가 한국을 위해 군대를 파병하겠는가?
국방부는 전투부대 파병의 필요성을 정부에 요구해야 한다. 우리 국군의 현실을 국민에게 솔직히 밝히고 설득하면 반대할 국민이 어디에 있겠는가? 아프간戰은 앞으로 1~2년 후면 전투가 종료될 전망이다. 하루속히 우리 국군이 실전경험과 전쟁기획능력을 모두 갖춘 군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konas)
김성만 (예, 해군중장. 성우회/재향군인회 자문위원, 前 해군작전사령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