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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생각] 안타까운 3·1절 아쉬운 태극기

Written by. 이현오   입력 : 2010-03-01 오후 6:4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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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1주년 3·1절이다. 비바람 속에서도 이 날 태극기는 대한민국의 내일을 알려주기라도 하려는 듯 의연하기만 했다. 빼앗긴 나라를 되찾고자 장롱 깊숙이 숨겨두었던 빛 바랜 태극기를 흔들며 맨주먹 비무장으로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던 애국선열들의 뜨거운 나라사랑 정신처럼 이 날도 태극기는 힘차게 펄럭이고 있었다.

 새삼 금년은 대한제국이 일제에 강제 병합된지 100년에, 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년이 되는 해이자 6·25전쟁 발발 60주년에 광복군창설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그런가하면 4·19혁명 50주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 30주년이 되는 역사적으로 참으로 의미가 큰 뜻깊은 해이다.

 그만큼 나라사랑에 대한 마음가짐과 태극기에 대한 소중함이 더 다가오는 해라는 생각이 든다. 이에 때를 맞추기라도 하듯 캐나다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는 우리 선수들이 땀흘려 일군 메달소식이 끊이지 않고, 시상대 높이 올라가는 태극깃발이 우리로 하여금 그 어느 때 보다도 대한민국이 자랑스럽고 대한민국의 국민 됨을 행복해 마지않을 수 없는 지경이다.

 김연아 선수가 여자 피계 역사상 전무후무한 신기원을 이룩하며 세계 그 어느 나라 어떤 선수도 흉내내지 못할 전무후무한 기록을 수립해 '피겨의 여신'으로 역사에 아로새기던 날 우리 모두는 하나되어 시상대 맨 위로 올라가는 태극기를 바라보며 흐르는 눈물을 감출 필요도 없이 너나없이 자랑스러워했다.

 남자 쇼트트랙 5,000미터 계주 선수들이 밴쿠버 퍼시픽 콜리시엄 경기장에서 대형태극기를 빙판에 펼쳐놓고 지도자와 관중석을 향해 큰절을 올린 것도 어쩌면 그 날을 있게 한 조국 대한민국에 대한 감사함이 앞섰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러기에 우리는 함께 탄식을 쏟으면서도 감동어린 눈망울로 그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여자 3,000미터 계주 선수들이 1위로 들어와 태극기를 흔들며 기뻐하다 실격 판정을 받고 '허탈'함에 눈물을 흘릴 때는 태극기와 더불어 함께 가슴 아파하며 무언의 성원과 격려를 보내기도 했다.

 이토록 우리 어린 선수들이 기쁨과 환희, 아픔과 슬픔을 함께 하고 있을 즈음에 우리는 만세함성의 또 다른 상징으로 이어지는 태극기와 더불어 3·1절 91주년을 맞은 것이다. 그런데 오늘 우리들의 태극기 사랑정신은 어느 정도 되는 것일까?

 기자가 지켜본 바로는 한마디로 실망 그 자체였다. 내가 사는 3,000여 가구에 이르는 서울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헤아려 본 태극기 게양 가구는 불과 손가락으로 꼽을 지경이었다. 그곳만이 아니었다. 인근 주변의 상가(商街)나 주택가는 물론, 취재를 마치고 회사로 들어가는 지하철 주변의 아파트 어디에서도 바람결에 휘날리는 태극기를 찾아보기란 결코 쉽지 않아 보였다.

 올림픽 메달에 흥분하고 열광하며 휘날리는 태극기에 대한민국의 국민임을 뿌듯한 자긍심으로 지켜보던 우리사회와 우리 국민이 어찌해 국경일, 기념일에 태극기 다는 것을 외면하고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치부하고 있는 것인지, 참으로 아리송할 따름이다.

 91년 전 3월1일, 우리 선열들은 빼앗긴 조국을 되찾고자 하는 일념으로 일제의 총칼 앞에 분연히 일어서 '대한독립만세' 함성과 함께 태극기를 흔들며 민족의 굳은 의지를 온 세계에 표출했다. 태극기를 든 한쪽 팔이 잘리면 다른 손으로 흔들고, 그 팔마저 잘리면 피눈물을 흘리며 온몸으로 조국의 독립을 염원했다.

 태극기. 대한민국 우리의 태극기에는 한민족의 뼈저린 설움과 수난, 고행의 역정이 그대로 담겨있는 바로 우리의 역사인 것이다. 그런데 지금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그 역사를 잊어가고 있다. 지나간 역사는 당대의 우리와 또 우리의 후손에게 분명한 길을 일깨워주고 있다. 역사의 교훈을 망각한 채 눈앞의 이익과 쾌락만을 좇는 국가와 민족에게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가를.

 1일 비가 내리는 가운데 서울시청광장에서는 청소년들이 중심이 된 3·1절을 되새기는 태극기몹 행사가 열렸다. 초등학교에서 중·고등학생에 이르기까지 대형 태극기를 흔들고, 인간 태극기를 만들며 나라사랑, 태극기 사랑 정신을 펼치는 그들에게, 내리는 빗방울은 아무런 장애나 문제도 되지 않았다. 하나의 흔들림도 없었다. 오직 온 정신을 태극기를 향해서만 쏟아내고 있었다. 왜 였을까?

 이제는 어른들이 부끄러워해야 한다. 청소년들로부터 배워야 한다. 나라사랑정신과 태극기에 대한 애정의 소리를 말이다. 다가오는 다음 3·1절, 아니 오는 6월 현충일에는 전국의 모든 곳에서 태극기 달기 운동이 열병처럼 번져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그것이 어찌 기자 혼자만의 생각이겠는가!(konas)

코나스 이현오 기자(holeekva@hanmail.net)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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