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U대회 불참 시사] 보수견제…盧정권 길들이기인듯
북한이 대구유니버시아드대회 개막을 불과 사흘 앞둔 18일, 대남(對南) 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성명을 통해 돌연 대회 불참 가능성을 시사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은 당초 17일과 18일 김해공항을 통해 각각 입국하려던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 파견에 앞서 지난 16일 1차로 선수·임원진의 탑승객 명단을 정상적으로 통보하는 등 대회 참가 준비를 비교적 순조롭게 해왔기 때문이다.
북한은 조평통 성명에서 국내 보수단체들이 8·15때 ‘반핵(反核)·반김(反金=반김정일)’을 외치며 북한 체제를 모독했고 이에 따라 참가 선수들의 안전이 불확실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제시한 근거를 남과 북의 체제 차이 때문이라고 보면서, 북한의 대회 참가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청와대의 나종일(羅鍾一)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은 자기네 국기(國旗)와 지도자의 훼손을 문제 삼으며 그냥 지나갈 수 없다는 입장”이라면서 “남한은 시위 중 상징물을 태우는 과격행위가 많고 성조기를 불태우는 데도 익숙해 있지만 북한은 이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무부서인 문화부의 이창동(李滄東) 장관도 “8·15 행사에 북한이 과민반응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며 “북한의 불참이 최종 결정된 것도 아니고, 유니버시아드대회는 남북 교류·화해·협력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므로 북측이 이를 고려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그러나 이 성명에서 보수단체의 시위를 묵인한 남측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한편, “북남관계에서 제기되는 제반문제들에 대해 고도의 각성을 갖고 엄격히 대처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혀 향후 각종 남북 교류협력 사업에도 응하지 않을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이 때문에 차제에 남한 내부의 보수화 경향을 차단하면서 남남갈등을 부추기고, 다른 한편에선 남북 교류시 남측의 양보를 얻어내 더 많은 실리를 취하려는 일종의 ‘대남 길들이기 전술’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평양 8·15 민족대회 참석차 지난 14~17일 방북했던 민주당의 이상수(李相洙) 사무총장은 “북측은 남측의 8·15 보수모임에 대해 불만이 많았고 (유니버시아드)대회를 취소하겠다는 의지였다”며 “북측이 ‘단호한 의지를 보여줘야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고 전했다.
대회 개막일인 21일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 북측이 최종적으로 어떤 결정을 내릴지 예단하기는 이르지만, 북한의 불참이 확정될 경우 남북관계는 한동안 경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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