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기밀 줄줄이 새서야... 국가위기관리시스템 보완을!
천안함 사고를 계기로 국가위기관리 및 안보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전체적인 국가비상시스템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더욱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할 1차적 책무를 지고 있는 군에 있어서는 더 말할 나위 없다는 얘기다.
특히 지난달 26일 초계 중 침몰된 천안함의 실종자를 수색하기 위해 일분일초가 다급한 시각에 현장을 총괄 지휘하고 판단을 내려야 할 국방부장관과 관계관들을 국회가 붙잡아 두고 책임을 추궁하며 질타하는 장면을 보면서 실종자 가족은 절규하고 다수 국민들은 곱지 않은 시선으로 정치권을 지켜봐야 했다.
결코 우선순위가 그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설마 그럴 리야 없겠지만 국민들 사이에서는 마치 불시에 불어닥친 기회(?)를 통해 개인의 가치를 상승시켜 보겠다는 인상과 나아가 오는 6월2일 있을 지방선거를 의식해 自黨의 이익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소아적 심사도 내재된 듯 하다는 의견들이 제기되기도 했다.
물론 국방부도 계속되는 질문과 의혹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해명이 오락가락해 국민으로 하여금 더욱 불신을 초래케 한 점 또한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구조 장병들의 생명과 당시 서해상의 악천후 등을 고려할 때 눈과 귀를 신문·방송에 기울이며 애타게 구조소식을 기다렸던 국민에게는 그저 정치인의 한탕주의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해 한 심회를 가진 시청자들이 다수였다는 점 정치권은 귀담아 들어야 할 줄 안다.
그런 과정에서 일부 언론과 시민단체, 일각에서는 교신일지 등 작전 기록과 군사기밀에 해당되는 내용들까지도 막무가내 식으로 공개를 요청하고 나섰다. 무엇이 일반 보도사실이고 군사기밀이며, 어떤 것이 국가이익인지를 구분하지 못하는 현상이 계속되기도 했다. 시일이 흐름에 따라 가장 침착하고 냉철하게 대처해야 할 상황 앞에서 앞뒤 분간이 흐려진 격이다.
김태영 국방장관은 지난 2일 국회 긴급 현안질의에서 한미 정보당국이 북한의 잠수함 기지를 하루에 2-3번씩 위성사진으로 촬영해 분석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특히 김 장관은“북한 잠수정이 해주와 비파곶, 남포등에 배치되어 있고, 이 3곳의 군항 중 1곳에서 잠수함 2척이 보이지 않은 적이 있어 항공사진 뿐 아니라 다양한 수단에 의해 추적했다”고 밝힌바 있다.
국방의 최고 책임자조차 정치권의 거듭되는 질문과 의혹제기, 여론을 의식해 발설해서는 안 될 군의 주요 정보를 노출한 꼴이다. 더구나 이는 양국 정보당국이 잠수함 기지를 빠져나간 지난 3일 동안 북한 잠수함 2척의 동향을 탐지하지 못했다는 것을 실토한 꼴이 돼 적에게는 아군의 정보력과 함(艦)에서의 추적 능력을 그대로 알려준 결과인 셈이기도 한 것이다.
그래서 군사전문가들은 말할 나위 없고 군 생활을 조금이라도 한 사람이라면 천안함 사고의 원인파악을 하는 과정에서 국가안보와 관련된 기밀들이 아무런 제재 없이 언론에 공개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5일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국가 전체의 안보시스템을 점검해서 강화해야 한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어쩌면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나온 발언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을 비롯한 노무현 정부 시절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핵심위원들마저 천안함 침몰 참사와 관련,“현 정부의 안보관리 능력이 심각한 위기에 빠진 것 같다”고 비판했다. 관계 당국은 이런 비판에 냉철히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최근 우리사회가 직면한 것처럼 천안함 사고를 비롯해 일본의 독도에 대한 초등학교 전 사회교과서에 독도 영유권 명기 강화 조치, 해적선에 의한 소말리아 해상에서의 상선 납치, 해외에서의 교민 납치 살해 사건 등은 총체적인 국가 대응 시스템 체제의 정비와 매뉴얼화를 요구하고 있다.
우리는 지난 2004년 6월 이라크의 팔루자에서 납치 살해된 김선일씨 사건과 2007년 7월 아프가니스탄 선교활동에 나선 샘물교회 교인들이 탈레반에 납치된 과정에서 정부가 외교·안보적으로 심각한 어려움에 처한 상황을 아직도 잊지 않고 있다. 주요한 인적 물적 기밀들이 속속들이 노출되기도 했다.
정부와 군 당국은 언제 다시 어떤 위기가 닥쳐 이 같은 상황들이 재연될지 모를 것임을 다시 한번 재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초기대응을 비롯한 위기관리 대처 시스템과 각종 장비 실태 등을 정밀 조사, 재발방지 종합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더불어 인터넷을 비롯한 지상을 통해 혹세무민하는 유언비어의 유포방지책과 관련 내용에 대한 책임추궁도 흐지부지 되어서는 안 된다.
유언비어야말로 최 일선에서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는 관계자들의 사기를 무너트리고 진실을 호도해 국민전체 의식의 통합과 발전을 가로막는 죄악이기 때문이다.(konas)
코나스 이현오 기자(holeekv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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