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태, 김정일을 ICC에 세울 수 있는 명백한 기회”
美 변호사 자레드 겐저, “천안함 사태는 전쟁범죄, 한국은 ICC(국제형사재판소)로마규정 회원국으로 김정일 고발요건 충족” 주장
지난 3일 월스트리트저널(아시아판)에서 미국 법률회사 DLA 파이퍼(Piper)의 자레드 겐저(Jared Genser) 변호사는 천안함 사태는 로마규정(Rome Statute)에 있는 전쟁범죄에 속한다며 김정일을 국제형사재판소(이하 ICC)에 기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자레드 겐저는 천안함 사태는 김정일을 국제형사재판소에 세울 수 있는 최초의 계기가 될 수 있다며 국제사회가 이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천안함 사태가 전쟁범죄에 해당하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이번 천안함 사태는 ICC가 규정하고 있는 전쟁범죄 중 ‘적대국 국가나 군대에 속한 개인을 배신적으로(treacherously) 살해하거나 부상시키는 행위’에 해당한다.
북한은 1953년 정전협정에 서명을 하면서 ‘완전히 적대행위를 중단’하기로 약속한 바 있으므로 북한의 이번 기습공격이 전쟁법 (laws of war)에 근거하면 배신적 행위(treachery)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국제 전쟁법에 따르면 ‘정전협정’은 파기될 수 있지만 사전에 미리 통보되어야 한다고 자레드 겐져는 말했다.
둘째, ICC 관할권과 관련해 한국은 ‘ICC를 위한 로마규정’(이하 로마규정) 가입국이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또한 이번 사건은 한국 영해상에서 발생했고 한국 선박이 피해를 입었다.
따라서 ICC는 로마규정 당사국인 한국에서 발생한 천안함 사태에 대해 관할권을 행사할 수 있는 충분한 요건을 갖추고 있다고 그는 보고 있다. 물론 북한은 천안함 사고가 발생한 지점이 한국 영해가 아니라고 주장하겠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 피해 선박이 한국 선박이기 때문에 관할권 성립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레드 겐저는 ICC 검찰이 이번 사건을 맡게 되더라도 몇 가지 난관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하나는 천안함 사건의 주범이 김정일이라는 실질적인 물증을 제시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ICC는 가해국이 아닌 가해자(individuals) 기소만을 취급한다. 현재 밝혀진 물증으로는 북한이 공격했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으나 김정일 등 개인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입증하기 위해서는 추가 자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또 다른 난관은 명백한 증거를 확보하게 되더라도 김정일이 해외 여행을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김정일을 체포하기가 사실상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번 사건을 통해 국제사회는 김정일이 지독한 독재자를 넘어 국제적 범죄자임을 명백히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에 김정일을 국제형사재판소에 고발하는 것은 의미 있는 행위라고 말했다.
김정일은 정치범 수용소, 납북자 등 반인도범죄의 주범이기는 하지만 그 동안 국제사회가 이를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이번 천안함 사건은 그가 단순히 독재자인 것을 넘어 국제 범죄자임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자레드 겐저는 워싱턴 D.C.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제 변호사로 이전에 미시간 대학과 펜실베니아 대학에서 법을 가르쳤다. 또한 그는 오는 14일 국회에서 열리는 ‘북한 반인도 및 반평화 범죄 종식을 위한 국제사회 역할’ 국제회의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ICC가 관할하는 범죄는 반인도범죄(Crimes against Humanity), 인종살해(Genocide), 전쟁범죄(War Crimes), 침략범죄(Crimes of Aggression) 등 가장중대한 국제인도법 위반 범죄를 저지른 개인을 처벌하기 위한 최초의 상설 국제재판소다. 이 중 침략범죄는 2010년 6월 4일 현재 그 정의와 관할권 문제가 합의되지 않아 효력이 발생되지 않은 상태이다.
ICC는 수단의 오마르 알 바샤르 현직 대통령이 기독교계 흑인 주민을 대상으로 인종청소(대량학살)을 자행해 민간인 30여 만명 사망, 270만 명의 난민이 발생한 사건에 대해 작년 3월 4일 반인륜 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또한 콩고 민주공화국의 무장투쟁가인 토마스 루방가에 대해서도 미성년자 유인·납치 및 소년병으로 이용, 아동학대, 성폭행, 6만여 명의 난민학살 등에 대해 반인륜적 행위를 혐의로 영장을 발부해 작년 1월 네덜란드 헤이그 국제형사재판소 본부에서 첫 공판을 연 바 있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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