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의 '의혹'제기는 '괴담 종합세트'
확실한 물증과 과학적 해명 외면..유엔 외교관 "상식 밖… 한국 왜 이러나".."장병 46명 희생됐는데 정부의 규명 노력 방해"
참여연대가 11일 유엔 안보리 이사국들에 보낸 이메일에서 제기한 '의문'들은 합동조사단이 수차례 과학적 설명과 증거를 바탕으로 설명했던 내용이다. 참여연대 스스로 자료에서 밝힌 것처럼, 제기한 의혹의 대부분이 일부 인터넷 언론이나 민노당 이정희 의원,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해난구조업체) 대표 등 비전문가들의 주장으로 채워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는 없고, 이미 증명된 얘기들조차 믿고 싶지 않다는 '의혹 종합세트' 수준"이라고 말했다.

참여연대가 제기한 의문의 핵심은 "천안함이 어뢰 공격으로 침몰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천안함이 어뢰의 비접촉 수중폭발로 생긴 버블제트 효과로 두 동강이 났다는 것은, 크게 위로 솟구치며 처참하게 찢긴 천안함 선체만으로 설명이 됐던 사안이다. 북한 소행이라는 점에선 다소 의문을 제기했던 러시아조차도 해군전문가팀의 조사를 통해 외부 폭발에 의한 침몰이라는 점은 인정했다. 합동조사단은 어뢰 공격임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북한 어뢰의 프로펠러 등 잔해도 해저에서 찾아냈다. 또 어뢰 폭발 충격으로 가스터빈실·연돌이 선체에서 통째로 날아갔지만, 참여연대는 이런 증거들은 애써 외면했다.
그러면서 참여연대는 "천안함 절단면에 폭발흔적으로 볼만한 심각한 손상이 없다" "천안함이 두 동강 나는 순간을 찍은 열상감시장비(TOD) 영상이 진짜 없느냐"는 때 지난 의문들을 제기했다. TOD 영상에 대해선, 군은 물론 군을 감사하고 일부 지휘부의 징계를 통보했던 감사원조차 "사고 당시 동영상은 진짜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참여연대는 또 북한의 어뢰 프로펠러에서 나온 흰색 흡착물과 천안함 선체에서 발견된 물질에 대해 "어뢰 폭발 증거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알루미늄 산화 현상으로 인한 것 아니냐"고 했다. 그러나 합조단은 "어뢰의 폭약엔 무게 대비 18~30%의 알루미늄 가루가 들어가며, 선체에서 발견된 비결정체의 산화알루미늄과 어뢰 잔해에서 발견된 성분이 동일하다"고 밝혔다. 자연 산화가 아니라 어뢰 폭발 때 나온 알루미늄 물질이 어뢰 잔해와 선체에 모두 묻었다는 설명이었다.
참여연대는 물기둥 존재 유무도 제기했지만, 합조단은 ▲백령도 초병의 물기둥 목격 ▲좌현 견시병의 얼굴에 물방울이 튀었다는 진술 ▲폭약 폭발시 발생하는 흡착물질 잔재가 물기둥으로 선체 전반에서 검출됐다는 점으로 이를 반박했었다.
참여연대가 이번에 제기한 연어급 잠수정의 실체, 가스터빈실 문제 등은 북한 국방위가 반박했던 내용들과 흡사하다. 이는 이미 위성영상에 잡힌 연어급 잠수정과 크게 파손된 가스터빈실을 우리 군이 공개하면서 정리된 사안들이다.
한편,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 주변에는 전례 없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안보리 15개 회원국을 중심으로 유엔 외교가는 잠시 술렁거렸다. 한 외교관의 말처럼 "가장 심각한 안보문제가 논의되는 다자외교 무대의 중심에 긴박한 사안이 막 전개되려던 차에 한국의 시민단체인 참여연대가 불쑥 끼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날 참여연대가 안보리 의장국과 15개 이사국 전체에 보낸 서한은 "거칠고 제약이 없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2쪽 분량의 이 서한은 "한국 정부의 천안함 사건 조사가 의혹투성이"라며 "천안함 사건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대응은 심각한 정치·외교적 분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서한의 근거자료로 국내에서 발표한 '천안함 이슈 리포트 1·2'의 영문번역 20여쪽을 첨부했다. ▲민·군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에서 물기둥에 대한 설득력 있는 설명이 없고, ▲생존자나 사망자의 부상 정도도 어뢰 폭발에 따른 것인지 확실하지 않으며, ▲가스터빈실에 대한 조사 결과가 없는 발표를 그렇게 서두를 이유가 있었는가 등 그동안 서울에서 숱하게 제기됐고, 또 해명된 내용이다.
참여연대는 이 서한을 안보리 이사국 외에 베트남 등 북한과 가깝다고 여겨지는 비이사국들에도 팩스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각국 안보리 관계자들은 두 가지 점에서 놀라움을 표시했다고 한다. "외교대표들이 때론 조율하고 때론 충돌하는 엄격하고 전문적인 무대에 시민단체가 느닷없이 뛰어든 것도 상식 밖이지만, 더구나 46명의 해군장병이 희생된 대한민국의 시민단체가 사건의 책임자를 규탄하려는 정부의 노력을 방해하는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한국 민·군합동조사단은 바로 주말을 지낸 직후인 14일 뉴욕 유엔본부 소회의실에서 안보리 브리핑을 실시한다. 한 안보리 관련국 관계자는 "한국, 도대체 왜 이러느냐"며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간다"고 실소(失笑)를 지었다고 한다.
그동안 유엔 안보리에 많은 분쟁사건이 회부됐지만, 한국의 참여연대 사례는 전례가 없는 일이다. 이곳 외교관들은 "굳이 비유하자면,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팔레스타인인들이 무참히 죽어서 이스라엘이 유엔 안보리에 회부됐는데, 갑자기 팔레스타인 시민단체가 '이스라엘의 소행이라는 조사 결과에 무수한 의혹이 있다'고 팩스를 보내 말리는 꼴"이라는 말까지 하고 있다. 한국의 외교 관계자들도 중요한 안보리 결정을 앞두고 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참여연대 사건이 발생하자, "허탈하고 창피하다. 고개를 못 들겠다"는 표정이다.
참여연대의 서한으로 북한은 당장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북한은 참여연대가 서한을 발송한 바로 그날 오후 안보리 의장국에 천안함 사건에 대해 자신들도 설명회를 갖겠다고 요청했다. 안보리는 북한의 요청을 받아들여 14일 오후(한국시각 15일 새벽) 한국의 브리핑이 끝난 뒤 바로 이어서 북한의 설명을 듣기로 했다. 북한은 이 자리에서 참여연대의 서한과 보고서를 근거로 들어 자신들의 무관함을 주장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또 북한에 대한 책임 추궁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도 참여연대의 서한을 자신들의 주장을 유리한 쪽으로 펴는 데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 유엔대표부 관계자는 "천안함 조사 결과에 대한 자신이 있으며 안보리 이사국들에 진실을 전달할 것"이라면서도 "민주 국가이든 비민주 국가이든 안보문제에 있어서는 대외적으로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데 이런 일이 발생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참여 연대의 비이성적이고 비상식적인 행위를 규탄하는 시민단체의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재향군인회 등 보수 단체들은 참여연대를 서한을 이적행위로 규정하고 연일 규탄에 나서고 있으며 16일과 17일 연속해서 규탄기자회견을 갖는다고 신문광고를 냈다.(konas)
코나스 강치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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