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안보협력 증진할 때다
단기적인 불확실성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한일 안보협력 증진과 한미일 3각공조가 어느 때 보다 절실하다.
올해는 한일국교정상화 45주년, 한일합병 100주년이 되는 해다. 지난 반세기 동안 양국관계는 독도, 역사문제 미해결 등 장애 요소가 있었지만 다방면의 교류와 2002년 한일 월드컵 공동개최 등 많은 발전이 있었다. 한일 양국은 태평양 연안에 위치한 이웃으로 지리적 안보 면에서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관계에 있다.
일본은 우리나라를 완충지역으로 황사와 공산주의를 막고 한국전쟁으로 경제대국을 달성했다. 우리도 일본으로부터 태풍의 피해를 줄이고 경제발전과 유엔군의 병참기지역할 등 안보 면에 도움을 받고 있다.
지금 국제질서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오랫동안 원수지간의 독일 프랑스가 손을 잡고 유럽 유니언을 만들었고 어제의 적국이 오늘의 우방국이 되고 있다. 이제 한일 양국도 불행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21셰기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양국관계를 모색할 때다.
일본은 6월8일 간 나오토 민주당 부종치 겸 재무상이 제94대 총리로 선출되어 새 내각이 출범하였다. 작년 8월30일 중의원 선거에서의 압승으로 54년 만에 집권하여 "제2의 메이지 유신"이라는 일본 국민들의 기대 속에 출범했던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가 집권 8개월만에 물러났다.
하토야마 총리의 퇴진은 경험 및 리더십 부족과 정책혼선과 신뢰감 추락이 원인이었다. 계속되는 재정적자, 깨끗한 정치를 내걸고 정권을 잡았지만 정치자금의 의혹, 충선과정에서 공약한 "대등한 미일관계"에서 미일관계만 악화시키고 주일 후텐마기지 이전 문제가 원상복귀하자 연합 집권당 사회당 등의 반기이탈이 결정적 원인이 되었다.
신임 간 총리는 일본 메이지 유신을 주도한 옛 조슈(長洲)인 아마구치(山口)출신이다. 그는 유리회사 중역의 아들로 도쿄 공대를 졸업하고 평생야당 길을 걸어온 비 자민당 출신으로 세습정치 풍토에서 잡초 같은 인생을 걸어왔으며 "청렴과 개혁"을 정치신조로 삼고 있다.
그는 76년부터 3차례 총선에 낙선 후 80년에 34세로 처음으로 중의원에 당선되었다. 96년 사키가케 자민당 연립내각에서 후생상을 지내고 96년 하토야마 전 총리와 민주당을 창당하여 초대, 3대 대표를 거쳐 지난 내각에서 부총리 겸 재무상이었다. 계파의원이 60명 정도지만 민주당의 적통으로 불리고 있다.
간 내각은 7월에 예정된 참의원 선거, 미일관계 복원, 일본 경제재건 등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첫 내각구성에서 오자와 계파를 배제함으로써 7월 참의원 선거에 승부수를 던졌다. 총리수락 연설에서 "미일동맹을 근간으로 동아시아 공동체 구현을 위해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혀, 외교노선도 미일관계 복원과 동북아 협력외교에 중점을 둘 것이며, 외상, 방위상, 국가 공안위원장을 유임시킨 것이 뒷받침하고 있다.
간 총리는 그동안 한일의원연맹 고문으로 한일의원 교류위원회와 북일 국교정상화추진 위원 연맹 등에 참여한 지한파로 하토야마 전 총리와 같이 우호적인 한일 관계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지금까지 야스쿠니 신사참배 반대, 왜곡 역사교과서 시정촉구 등 과거사 청산에도 적극적이었으며 한일관계를 중시해 왔다. 따라서 간 내각 출범으로 교착상태에 빠진 한일FTA 논의 등 경제협력과 천안함 사태 대북공조 등 안보협력이 기대된다.
한일 양국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체제를 추구하는 가까운 이웃이며 외면할 수 없는 동반자다. 하루빨리 해묵은 과제를 접고 대립과 갈등의 시대를 마감하여 진정한 우방국으로 새로운 협력시대를 열어야 한다.
이를 위해 첫째로 지금까지 양국관계발전에 걸림돌이 된 문제점을 찾아 청산관리해야 한다. 무엇보다 역사, 영토문제 등 민족 국가적 문제에 종속되는 경향을 탈피하고 양국 국민들이 한국, 일본 국민이면서 아시아 공동체 일원임을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
둘째 기존의 협력분야를 넘어 미래지향적 새로운 협력분야를 모색해야 한다. 양국이 함께 이익을 나누고 공유할 수 있는 담론을 형성하고 그동안 시도되지 않았던 새로운 협상대상의 발굴과 실행 가능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추진해야 한다. 양국이 실행하기 쉬운 환경, 문화, 경제공동체를 거쳐 안보 공동체까지 구성하여 양국의 공동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협력형태로 발전시키고, 수행을 위해 각종 네트워크 형성과 문화, 스포츠, 학술 등 다각적인 교류 활동이 수반되어야 한다.
셋째 전통적, 비전통적 안보분야 협력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기존의 군사교류, 유학생 교류, 연구교류, 안보협력, 한미일 협력 유지 강화 등 전통적인 안보분야 협력에 추가하여 유엔 평화유지군 활동(PKO), 대테러 협력, 해양 수송로 공동 방위, 재내 재난, 긴급구조, 환경 분야 등 미래 불확실성 위협에 대비한 예방 협력 등 비전통적인 분야 협력 모색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장기적인 한반도와 동북아 안정을 위해서는 국제환경에 맞게 한일 2국 간 협력에서, 한중일, 한미일 등 지역협력 국제협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한일 FTA 한중일 FTA, 한중일 동아시아 경제공동체, 나아가 한중일+아세안 경제공동체 등도 필요한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현재 북한 핵문제, 중국의 부상으로 한반도의 긴장은 어느 때 보다도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천안함 사태에서 보았듯이 중국은 동북공정과 친북정책으로 한국에 비협조적인 반면에 일본은 적극적인 공조를 다짐했다. 이러한 단기적인 불확실성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한일 안보협력 증진과 한미일 3각공조가 어느 때 보다 절실하다.(월간 자유8월호)
권해조(예, 육군준장, 전 주일국방무관/성우회 안보전문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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