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보 총괄점검회의 30개 과제 최종 결의
복무기간 24개월 유지, 병력 감축 반대..북한 위협 평가와안보 역량 점검, 안보태세 강화 등 과제별 개선안 만들어 최종안 대통령에 보고 예정
대통령 직속 국가안보 총괄점검회의가 11일 전체회의를 열어 우리 국가 전반의 안보태세 강화를 위한 30개 과제를 최종 결의했다.
천안함 사태를 계기로 지난 5월 13일 발족한 안보점검회의는 3개월 동안 일선 현장 점검은 물론 40여 차례 실질적인 회의를 거쳐 이번 과제들을 선정했다. 현존하는 북한 위협을 포함해 국내외 안보환경을 면밀히 분석하고 평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 국가와 군의 총체적 안보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강력한 안보태세를 확립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들이 모색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최종적으로 보고하는 절차만 남겨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우(72) 국가안보 총괄점검회의 의장을 통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남북관계와 동북아 안보정세 속에서 우리 군과 안보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이상우 대통령 직속 국가안보 총괄점검회의 의장은 12일 오후 우리 국방 기본정책을 억제 전략으로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국방일보 자료>
천안함 사태를 비롯해 해안포 사격 등 최근 북한의 위협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북한 위협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이번 안보점검회의에서 가장 첫 번째로 손댄 것이 바로 안보 위협에 대한 평가다. 그동안 우리가 너무 안이하게 봤다. 우리 국민 모두가 좀 오만했다고 본다. 북한은 실패한 국가고 우리는 세계 주요 20개국(G20) 국가로 국제사회에서 새로운 지도적 국가로 상승하고 있다. 북한이 어떻게 우리에게 도전하겠는가 하는 오만한 생각이 있었다. 안보에 걱정을 안 했다. 우리 환경에 대해 우리가 오판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하지만 위협은 상존하고 있다. 북한의 경제가 저렇게 나쁘지만 우리에게 군사적으로 위협을 가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는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그동안 북한 위협에 대한 인식의 오류가 심했다. 이것은 군 안에서도, 일반 국민도, 정부도 그랬다. 우리가 안보에 소홀했던 점이 너무 많았다.”
북한 위협 평가에 따라 안보점검회의에서 새롭게 검토한 것은?
“우리의 국방 기본정책과 전략 지침이 오늘의 현실에 맞지 않는 것 같다. 그동안 우리는 미국과 동맹을 맺고 우리의 안전을 지켜 왔다. 기본 전략은 바로 거부 능력 중심의 방어였다. 그래서 북한은 자유롭게 아무 때나 자기들이 원할 때 도발하고 실패하면 그만두고 계속 도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우리 국민들은 더 이상 도발이 없도록 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도발을 근본적으로 막으려면 북한이 도발할 의욕과 의지를 못 갖도록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 국방정책을 방어 위주에서 억제 전략으로 방향을 바꿔야 한다. 억제 전략은 북한이 아예 전쟁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정책지침을 바꿔야만 더 이상의 북한 도발을 막을 수 있다.”
방어 위주에서 억제 전략으로 가기 위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나?
“무엇보다 북한이 도발하려는 움직임이 있을 때 북한의 전쟁 지휘계통을 정밀 타격해서 전쟁을 하기 전에 분쇄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해야 한다. 또 북한은 대량살상무기를 포함해 공격 무기들이 많다. 이러한 무기를 발사할 징후가 보일 때 사전에 그 거점을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우리가 보유해야 한다. 그러면 북한은 쉽사리 도발을 하지 못할 것이다. 그게 전쟁을 하지 않고 전쟁을 막는 방법이다. 정책지침을 바꾸려면 필요한 능력을 갖춰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국방개혁을 해 나가는 전력증강 계획의 기본 방향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군 구조와 지휘 계통에 대한 전반적인 진단과 처방은?
“우리 군의 구조나 지휘체계는 미군 구조와 비슷하다. 미군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나라다. 하지만 우리 군의 주된 작전구역은 단일 전구다. 미국과 운영체제가 같을 수가 없다. 우리 체질에 맞도록 조직을 슬림화해야 한다. 훨씬 더 민첩하고 날렵하게 움직일 수 있는 군대를 만들어야 한다. 이게 군 구조개혁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다뤄야 할 문제다.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 육·해·공군 각군 참모총장들이 어떻게 효율적으로 군정권과 군령권을 행사하면서 혼선을 빚지 않고 군을 지휘할까 하는 것도 연구해야 한다. 이번 안보점검회의에서도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부대 구조를 개선하는 문제도 논의됐나?
“사실 우리 군의 부대 구조도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 우리 국토는 동쪽에는 산이 많고 서쪽에는 개활지가 많다. 사단도 다 똑같은 구조의 사단으로 편성해서는 안 된다. 특화된 사단을 만들어야 한다. 맞춤형 사단으로 편성해야 한다. 장난감 레고처럼 언제 어디서든지 필요에 따라 몇 개씩 묶어서 활용할 수 있는 특화된 전투단위로 개편하자는 것이다. 제4세대 전장구조에 맞는 군 구조가 아니겠는가 생각한다.”
국방개혁 2020서 논의된 병력 감축안은 어떻게 되나?
“전쟁은 사람이 싸우는 것이다. 최소한의 숫자가 있어야 한다. 현재의 국방개혁 2020 계획에 따르면 병력을 약 50만 명선으로 줄이게 돼 있다. 2005년 감축안을 만들 때의 논리는 무기·장비를 고도화시키면 병력을 줄여도 되겠구나 판단했다. 하지만 북한의 병력이 아직도 너무 많다. 지상군만 현재 91개 사단을 배치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계획에 따르면 사단 수를 대폭 줄이게 돼 있다. 너무 급격하게 줄일 수 없는 상태다. 91개 사단을 어떻게 반도 안 되는 사단으로 대처할 수 있나? 너무 위험하다. 당초 국방개혁 2020 취지는 전력을 늘려서 병력 감축을 보완하는 것이다. 하지만 예산 부족으로 무장을 고도화하지 못하고 부대만 줄이면 그때 공백은 뭘로 메꿔야 하나? 북한 위협을 생각할 때 당분간 너무 급격히 줄일 수는 없다. 감축을 한다면 원래 취지대로 선(先) 전력 증강 후(後) 병력 감축의 원칙을 따라야 한다.”
병 복무기간 단축도 이번에 검토가 이뤄졌나?
“18개월 병 복무로는 군대가 필요로 하는 적정한 병력을 확보하지 못한다. 인력자원 감소로 소요 병력을 확보할 수 없게 된다. 최소한 24개월은 돼야 한다. 개인한테는 부담이 더 갈지 모르지만 군으로 봐서는 숙련된 병사를 유지하려면 최소한 24개월은 돼야 한다. 병 복무 기간이 짧아지면 우수한 학군장교나 학사장교들도 확보하기 어려워진다. 군의관도 확보 못 한다. 보통 문제가 아니다. 정치인들이 ‘인심’ 쓰느라 18개월로 줄였다. 이렇게 무책임할 수 없는 문제다.”
우리 군의 무형전력인 정신전력을 강화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있나?
“지금 신병훈련소에 들어오는 병사들을 조사해 보니 정말로 우려스럽다. 과연 저들을 데리고 전쟁을 할 수 있을까 걱정된다. 전기(戰技)는 훈련을 더 강화하면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정신전력은 그렇지 않다. 미국이나 다른 나라와 우리는 사정이 다르다. 남북한 간의 갈등은 ‘민족 간의 갈등’이 아니고 ‘민족 내부갈등’이다. 우리 국민들은 대한민국을 지킬 가치가 있다고 이해해야 전의(戰意)가 생긴다. 이것은 교육을 통해 병사 각자를 이해시켜야 생겨난다.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 더구나 고등학교까지의 학교 교육에서 대한민국 정체성에 대해 제대로 교육이 안 된 젊은이들이 군에 들어온다. 우리 군에서 특별히 강조해야 할 부분이 바로 정신전력 무형전력을 강화할 수 있는 정신교육이다.”
북한 비대칭 위협에 대비한 우리 군의 대응 방안은?
“전력 무기체계는 안보환경에 맞춰 지속적으로 고도화·현대화해 나가야 한다. 하지만 그 우선순위도 중요하다. 정해진 예산에 따라 어떤 전쟁을 기획하느냐에 따라 우선순위가 달라진다. 미래의 잠재적 위협에 대비해 우리 군은 이지스함 등 고가의 함정들을 만들었다. 언젠가는 이러한 함정을 가져야 한다. 하지만 지금 북한의 원시적인 잠수정 막기에도 불충분하다면 문제다. 북한의 비대칭 비정규전 도발에 대응할 수 있는 전력부터 먼저 확보해야 한다. 그러면서 잠재위협에 대처할 전력은 점진적으로 마련해 나가야 한다. 전력증강 우선순위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것도 이번 점검회의에서 심도 있게 논의했다. 전차가 더 급한가 아니면 K-9 자주포가 더 급한가 하는 문제는 구체적으로 연구해 검토해야 한다. 전쟁기획과 JMS(군사전략)에 따라 전력증강 우선순위가 달라진다.”
최근 미국 국방부를 비롯해 선진 군대들이 군 운용 효율성에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우리 군도 운용체계를 고효율화해야 한다. 어차피 정해진 예산범위 안에서 전력을 건설해 나가야 한다. 중복된 것은 줄이고 비효율적인 것은 고쳐야 한다. 고도의 효율적인 경영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민간부분은 철저히 이윤과 영리를 따진다. 하지만 공공분야에서는 효율성에 대한 마인드가 덜하다. 철저한 경영 마인드와 주인의식이 없는 마치 ‘방대한 국영기업체 같은 군대’로는 전쟁을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없다. 비능률적인 요소는 과감히 효율적으로 고쳐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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