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왜 중국 갔나?
한국, 미국과는 적대적 긴장을 더 유지하면서 중국하고는 더 밀착하겠다는 뜻이다.
김정일의 갑작스러운 중국 방문인지 여행인지는 베이징도 가지 않은 채, 그리고 고위인물을 장춘 난후 호텔에서 만났다는 설만 있는 채 끝날 것 같은 기색이다. 하루 이틀 더 두고 봐야 하겠지만, 그의 이번 ‘평양 떠나 있기’는 마치 그가 카터를 만나지 않기 위해 그런 것 같은 모양새를 보인다. 경제지원 요청, 후계구도 인정받기, 6자 회담 대비차...운운하는 여러 가지 짐작들이 있었지만, “그렇다면 왜 그렇게 갑작스럽게 지금 꼭?” 하는 의문에 부닥친다.
경제지원이야 늘 바라고 요청해온 바이고, 후계구도도 당대표자 회의를 코앞에 둔 지금에서야 갑자기 처음 시도할 일도 아니다. 석 달 전 방중 때 했어도 될 일이었다. 6자 회담 대비? 그것도 석 달 전에는 안 하고 지금에서야 한다는 것은 이상하다.
결국 “지금은 평양에 있지 않겠다”는 의도일 것이란 분석만은 여전히 남는다. 그 ‘지금’이라는 것은 카터 방북과 시기적으로 맞아떨어진다. 만약 정말로 그것이 이유였다면? 카터를 쓸모없다고 보았거나, 혹시 그를 통해 미국 고위 당국자의 메시지가 전달된다 해도 그것을 신통치 않은 것으로 예단 했거나일 것이다.
김정일의 일정 또한 자기 아버지 유적지 참배 등, 마치 ‘역사기행'을 하는 듯한’ -그래서 김정은을 동반했는지는 알 수 없어도 후계자에게 일종의 '정통성 부여'를 하는 것 같은 인상을 풍긴다, “미국이 그렇게 뻗으면 우리는 중국과 더 짝짜꿍이 되겠다”는 과시인 것처럼도 보인다. 한국, 미국과는 적대적 긴장을 더 유지하면서 중국하고는 더 밀착하겠다는 뜻이다. 난후 호텔의 은밀한 정상회동이 사실이라면, 그런 밀착의 '다짐 또 다짐'은 이번 김정일 방중의 중심적인 테마일 것이다.
이 분석도 물론 추론일 뿐이다. 그러나 추론이라 자임하는 편이, 추론 아닌 확실성인양 행세하는 자칭 북한문제 전문가들의 그럴 듯한 ‘이론’보다는 한결 겸손한 자세일 듯 싶다.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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