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리, 북한에 "전략적 선택" 촉구
북한은 현재 추진중인 플루토늄 및 고농축 우라늄 핵개발 프로그램을 포함한 모든 핵 계획을 완전 폐기, 리비아의 선례에 따라 핵폐기를 위한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고 제임스 켈리 미국 국무부 동아태 담당차관보가 13일 촉구했다.
켈리 차관보는 이날 저녁 워싱턴 소재 메이플라워 호텔에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및 조선일보 등이 주관한 세미나 만찬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핵 프로그램은 부시 행정부 출범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다"면서 미국의 대북정보와 파키스탄 핵과학자 압둘 카디르 칸 박사의 증언에 의거,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핵개발은 미국이 평가한 것보다 훨씬 오래 진전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켈리 차관보는 '한반도 비핵화 보장'이라는 주제의 연설에서 "리비아의 핵폐기 선언에서 보여준 것처럼, 북한도 주권국가로서 그같은 선례를 행동에 옮길 수 있는 방법들이 있으며 이는 리비아의 경우처럼 북한 국익에도 틀림없이 합당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켈리 차관보는 "북한은 자신의 진로를 변경할 기회를 가졌다"면서 6자회담을 통해 리비아, 우크라이나, 남아프리카 공화국처럼 기회를 놓쳐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켈리 차관보는 미국의 북핵현안 해결을 위한 2대 원칙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번복할 수 없는 방법"에 의한 북핵의 완전 폐기와 다자차원의 외교적 해결책이라면서 미-북간 북핵 양자 회담에는 응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켈리 차관보는 "북한은 플루토늄 핵계획 뿐만 아니라 고농축 우라늄 핵 프로그램 그리고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까지 완전 폐기해야 한다"면서 "일부에서는 6자회담이 북핵해결을 위한 미-북간 양자 협상에 의해 대체되거나 보완돼야 한다고 제의하고 있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켈리 차관보는 "북한은 위조지폐, 마약 밀거래와 같은 행동에 연계돼 있다"면서 "미국은 북한의 그같은 불법적, 범죄적 활동에 대처하기 위해 현재 동아시아의 북한 인접국들과 법제도적 조치를 강화하고 사법적 공조를 더욱 공고히 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의 '대량살상무기(WMD) 확산방지 구상'에 언급, "이는 북한을 겨냥한 것은 아니지만 북한이 전 세계 WMD 확산을 주도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그같은 구상에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켈리 차관보의 이날 기조연설은 오는 25일 북핵 2차 베이징 6자 회담을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을 끌었다.
켈리 차관보는 북한이 최근 고농축 우라늄 핵 계획을 부인한 데 대해 지난 2002년 10월 평양방문때 미측 대표단 모두는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이를 확인한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면서 당시 강석주의 발언은 그의 통역사에 의해 영문으로 옮겨졌고 그의 발언은 미측 전문통역사에 의해 검증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켈리 차관보는 당시 평양을 방문, 미사일 확산, 생화학무기, 재래군사력, 테러, 인권문제 등 미국의 우려사안 등을 놓고 미-북간 양자협상을 할 용의가 있음을 통고하려 했었다면서 "그러나 북한은 놀랍게도 고농축 우라늄 핵 계획을 시인하면서 미국이 추가 보상을 제공할 경우, 미래 어느 시점에 핵문제에 대한 미측 우려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의해 왔다"고 소개했다.
후속 6자회담과 관련, 켈리 차관보는 부시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침공이나 공격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과 다자차원의 대북 안보보장 방안을 밝혔음을 상기하고 "우리는 6자회담이 북한의 핵계획을 종식, 지역내 보다 밝은 전망을 열 수 있도록 하는 최선의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은 오는 25일 열리는 제2차 6자회담을 앞두고 최근 한반도 전쟁위험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면서 반미 투쟁과 민족공조를 강조하고 있다.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지난 12일 대변인 성명을 발표, 미국의 `신작전계획 5026'은 "`이라크 다음 목표는 북한'이라고 한 미국 호전광들의 폭언이 한갓 위협이 아니며 그것은 새로운 북침핵전쟁을 염두에 둔 예비선전포고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며 "평화적 대화와 군사적 준비는 양립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조평통 대변인은 6자회담과 미국의 대화론은 `침략과 전쟁을 위한 위장물'이라면서 이같은 정세에서 민족공조를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 `조선평화옹호전국민족위원회'는 13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 `작계 5026'은 "무모한 전쟁흉계이며 공화국(북)에 대한 공공연한 선전포고"라며 부시 행정부의 북침 기도로 "조선(한)반도에서의 새 전쟁은 피할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이어 미국의 `핵전쟁'을 방지하기 위해 남한에서 "반미 성전의 불길을 더욱 세차게 지펴 올려야 할 것"이라며 반미 투쟁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14일 `위험천만한 북침전쟁 도발책동'제하의 논평에서 "미제는 도전적으로 조-미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이라는 간판 뒤에서 침략전쟁 흉계만을 꾸미고 있다"고 비난하고 "온 민족은 민족공조의 위력으로 민족자주와 평화, 통일을 이룩하기 위한 반미 애국성전을 더욱 과감히 벌여 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의 이같은 태도는 지난달 19일 평양에서 `정부ㆍ정당ㆍ단체 연석회의'를 열고 미국의 대 한반도 정책을 비난하면서 ▲민족적 존엄 고수 ▲민족의 이익을 우선하고 민족의 힘에 의거, 평화와 통일을 위한 공조 실현 ▲반미투쟁 전개 ▲6.15 공
동선언 구현, 조국통일 조기 완수 ▲선군정치 지지 등 5개항의 과제를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과 맥락을 같이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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