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급변사태에 대한 우리의 국가전략
중국의 통일방해작업을 극복할 힘과 꾀를
I. 서론
한반도가 위치한 동북아시아는 지정학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지역이다. 한반도 주변의 동북아시아 국가들은 과거와 현재 세계 역사속의 강대국으로 존재했으며, 미래에 도 모두 세계적인 강대국들로 존재할 것이다. 한반도와 인접한 바로 북쪽에는 세계에서 인구가 제일 많은, 지난 30년 동안 인류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의 경제 성장을 과시하며, 21세기 국제정치의 구조를 바꾸어 놓고 있는 전통적인 강대국 중국이 존재한다. 또한 시간대가 12시간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영토를 과시하며, 아직도 군사력 에서는 미국 과 필적할 수 있는 강대국 러시아가 두만강 하단부분에서 한반도와 17Km 에 이르는 국경을 접하고 있다. 한반도의 남쪽에는 좁은 대한 해협을 사이에 두고 세계 제 2위의 경제력을 과시하는 해양 대국 일본이 있으며 자타가 공인하는 21세기 패권국인 미국은 1800년대 후반 이래, 오늘까지 동북아시아 국가라고 말해도 될 정도로 동북아시아에 깊은 이익을 가지고 있다. 미국은 현재 상당 수 군사력을 동북아시아에 주둔시키고 있는, 명실상부한 동북아 국가로서 존재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약소국이었던 한반도의 국가(조선)는 19세기 말엽과 20세기 초엽, 당시 국제 정세의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결과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했었고, 국토의 분단과 전쟁을 겪는 참화를 당했다. 다행이도 대한민국은 한국 전쟁이후 국제정세의 흐름에 부응하는 국가안보 정책 및 경제 정책을 채택하여 고도성장을 이룩했고 민주화에도 성공한 나라가 되었다.
대한민국과는 달리 공산주의 경제제도와 독재 정치제도를 택한 북한은 20세기 말엽 세계의 불량국가로 몰락, 국민을 먹이는데도 실패하고 있으며 3대에 걸친 권력 세습으로 세기의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핵무기와 화학 무기 등을 비롯한 대량파괴무기는 물론 막강한 재래식 군사력과 비대칭 전력으로 대한민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그런 북한이 지금 붕괴의 위기에 처해 있다.
21세기도 역시 과거와 마찬가지로 강대국과의 국제관계라는 맥락에서 대한민국의 운명이 결정 지워질 것이다. 그리고 그 운명을 결정하게 될 시간이 대단히 근접해 온 것으로 판단되는 시점이다. 지난 수 십 년 동안 동북아시아 국제정치의 밑바닥 속에 내재하고 있던 움직임들이 갑자기 표면으로 분출하고 있는 것 같은 상황이 도래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우리는 우리의 국가이익이 무엇인지, 그것을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에 관한 정교한 국가전략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
동북아시아 국제정치 속에 내재(內在) 하고 있다가 최근 그 모습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는 국제정치적 변수들이란 북한 체제 내구력(내구력)의 한계와 이로 인한 급변 사태 도래 가능성, 중국의 급격한 성장과 급격한 국력 성장에 따른 중국의 과감한 대외 행태, 최근 센카쿠 제도(중국명 釣魚臺) 해양 영토분쟁에서 나타난바와 같은 중국과 일본의 보다 심원한 갈등구조 등이다. 또한 세계 패권국 미국은 점차 중국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을 표방하기 시작했다. 중국을 미국 패권에 대한 도전자로 인식하기 시작한 미국은, 중국의 국력성장과 이에 따른 공격적인 외교정책에 불안감을 공유하고 있는 동아시아 국가들과의 동맹 정책을 다시 정비하고 있는 중이다.
이처럼 동북아시아 국제정세가 보다 역동적인 방향으로 진행 되는 시점에서 북한은 점차 붕괴를 향해 나가고 있다. 북한의 붕괴는 동북아시아 국제정치의 구조변경을 초래할 것이며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강대국들은 북한 붕괴가 초래할 동북아시아의 권력 구조 변화를 자국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이끌기 위해 저마다 자신의 입장에서, 자국의 이익을 최대화 시킬 수 있는 대비책을 마련하고 이에 대비하고 있을 것이다.
북한의 급변 사태가 초래할 상황이 어떤 모습을 띄게 될 것인가?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대처할 수 있는 정치, 경제, 군사적 준비는 하고 있는 것일까? 특히 중국과 미국, (일본)은 북한 급변 사태에 대해 자국의 이익이 걸려 있는 당사국(stake holder)으로 행동하려 할 것인데, 이들의 전략적 목표는 무엇이고 이 나라들의 전략 목표는 우리의 전략 목표와 조화를 이루는 것인가 상충적인 것인가?
본 연구는 물론 이 모든 주제들에 대해 대답할 것을 시도하지는 않는다. 본 연구는 필자가 계획하고 있는 장기적인 연구의 예비 연구(pilot study) 로서 대한민국이 점차 다가오는 북한 급변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보다 분명한 전략 목표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를 제시하는데 1차적인 목표를 두려 한다.
다가오고 있는 북한의 급변 사태는 대한민국의 기회다. 그러나 기회는 항상 위기를 동반하기 마련이다. 이제까지 대한민국의 사회 분위기는 위기의 측면을 더욱 강조한 나머지 북한의 급변 사태를 두려워하고, 국가 대전략 목표를 세우는데도 우물쭈물 거리는 경향을 보였다.
필자는 북한의 급변 사태는 우리가 여하히 대응하느냐에 따라 21세기 대한민국의 국격(國格)이 급상승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려 한다. 국격상승 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떠나 대한민국이 보다 잘살고, 안전하게 살고, 강한 나라가 되어야 한다는 보편적인 국가 목표를 위해서도 우리나라는 통일이라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만 하는데, 국제적 역학 관계를 지혜롭게, 그리고 용감하게 활용할 경우, 다가오는 북한의 급변사태는 자유민주주의 정치경제체제하의 통일을 위한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한반도의 통일을 막는 세력과 지원하는 세력이 갈등적으로 공존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어떤 목표와 전략을 가져야 하느냐의 문제는 대단히 중요하다. 우리하기에 따라 우리는 강하고 안전하고 부유한 통일국가를 건설 할 수 도 있고, 잘 못하는 경우 지금 보다도 오히려 더욱 열악한 국제 환경 속에 살아가야할 운명에 처할지도 모른다.
본 연구는 북한의 급변사태 도래의 가능성과 상황을 예견 하는 장, 이 같은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택해야 할 전략목표와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장으로 구성 된다. 북한의 급변 사태가 어떻게 귀결 될 것인가는 우리의 노력은 물론 중국과 미국, 그리고 부분적으로는 일본의 대 한반도 정책에 의해 영향을 받을 것이다.
필자는 중국의 북한에 대한 군사적 개입과 무력 충돌 가능성을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하는 전략을 구상하는데 가장 중요한 고려 사항이 될 것이라고 본다. 이를 피하는 방법은 소극적인 방관이 아니라 적극적인 개입이다. 통일과 국가안보, 경제발전 등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성취해야 할 일이다. 주변국의 역학 관계를 잘 이용함으로써 우리는 북한의 급변사태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자유민주주의 통일 국가 건설이라는 대전략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II. 북한의 급변사태: 도래 가능성과 예상 상황
급변사태라 함은 문자 그대로 북한에서 급격한 변동이 이루어지는 상황을 말한다. 그러나 급변 사태라는 개념에 대해 일반시민들은 물론 학자,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통일된 정의는 없는 상태다. 당연히 급변 사태에 당면한 북한이 어떤 모습일지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의 견해는 일치하지 않는다.
어떤 전문가들은 북한에 급변 사태가 도래할 가능성은 높지 않으며 급변 사태가 도래하는 경우라 할지라도 권력의 전환은 비교적 질서 있게, 평화적으로 이루어 질수 있다고 본다. 심지어 북한에 급변 사태가 도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반면 북한의 급변 사태가 다가오고 있으며 북한의 급변 사태는 필연적으로 북한에 무질서를 초래 할 것이며 최악의 경우 내란 상태의 폭력 상황이 야기 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한다. 북한 군부가 군사쿠데타를 일으켜 북한 정권을 장악할 가능성, 민중들의 반란 가능성도 거론 된다.
북한의 급변 사태가 어떻게 될 지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우리는 북한의 급변 사태가 초래할 최악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처해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전략적이기 때문이다. 전략이란 낙관론에 근거하지 않는다. 전략은 비관적 상황에 근거할 때 보다 안전하다. 전략은 국가의 생과 사(survival)를 다루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김정일 정권의 붕괴 가능성
1990년대 이래 북한의 급변사태, 즉 북한의 급격한 붕괴 가능성에 관한 논의가 있어왔다. 그러나 2010년 후반인 현재 시점에서 볼 때 북한은 그 체제 내구력을 급격히 상실하고 있으며, 북한의 붕괴가 급속히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나타내 주는 증거들이 속속 들어나고 있다. 물론 북한의 내구력을 믿는 사람들은 지난 20년 동안 북한 붕괴론이 이론 혹은 학설로만 존재했을 뿐 북한은 존재하고 있다는 현실을 지적한다.
사실 소련 및 국제공산주의가 급격히 붕괴한 1990년 이래 오늘에 이르기 까지 20년 동안 국제정치 환경은 어떤 특정 측면에서 볼 때 북한에 유리한 면도 없지 않았다. 우선 대한민국의 과거 3 차례 정권(1993-2007) 은 북한의 급격한 붕괴에 반대하는 대북 정책을 전개했다. 북한의 급격한 붕괴를 감당할 경제적 능력이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특히 지난 두 번의 정권은 (김대중, 노무현) 이념적으로도 북한에 우호적이었으며 북한 정권의 붕괴를 저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북한 정권은 지난 15년 동안 정권을 유지하고 체제를 존속하는데 성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10년 가을의 시점에 볼 때 북한 정권의 내구력이 현저히 고갈 되고 있다는 근거들은 현저하다. 북한 내부 및 북한 주변에서 야기되고 있는 다음과 같은 4가지 상황 변화들은 북한 체제의 지속이 한계에 이르렀음을 말해 준다.: 1) 김정일 건강의 약화; 2) 경제 파탄 상황의 심화; 3) 북한 정권에 초점을 맞춘 국제 제재의 심화;4) 김정은에게로의 황급한 정권이양 등이다.
김정일 건강 상태의 악화:
북한 정치 체제는 “전체주의적 독재” 체제의 전형에 해당한다. 프리드리히와 브레진스키 교수는 전체주의적 독재체제의 특징으로 : 1) 인간 생활의 모든 국면을 규제하는 공식 이데올로기의 존재; 2) 1인 지배의 유일 대중 정당; 3) 당과 비밀경찰에 의한 테러체제; 4) 대중 매체의 독점; 5) 무장력의 독점; 6) 전체 경제의 중앙통제 등을 제시했는데 김정일이 지배하는 북한은 이 6가지 조건을 거의 완벽하게 만족 시키고 있다.
이 같은 유형의 정치 체제에서 정치제제의 존속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바로 독재자 개인 그 자신이다. 북한과 같은 정치 체제에서 유일 지도자는 그 자신이 가장 중요한 ‘정치 제도’ 이며 정치 지도자가 각종 유고 상황에 처하는 것은 바로 그가 지배하고 있는 나라가 유고 상황에 처하는 것이라고 말해도 된다.
북한이 떠받드는 주체사상에서 김일성, 김정일과 같은 유일 지도자는 국가의 뇌수, 수령이라고 주장되는데 바로 북한의 뇌수이자 수령인 김정일의 자연적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가 된 것이다. 이미 권위 있는 정보 당국들은 의학적 지식을 동원, 김정일의 자연수명이 불과 몇 년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공개하고 있다. 김정일의 죽음은 1948년 이래 존재해온 북한 체제의 종식을 의미하게 될 것이다. 김정일의 사망과 현 북한 체제의 종식을 동일시 할 수 있는 이유는 북한과 같은 정치체제는 오직 유일 지도자 한사람만이 주요 국가정책을 결정하는 나라라는 사실에서 연유한다.
경제파탄 상황의 심화
북한의 경제체제는 사회주의 체제다. 사회주의 체제란 국민들에게 생존에 관한 기본 품목을 배급하는 체제를 말한다. 사회주의 국가라는 북한이 국민들에 대한 배급을 포기 했는데 그런데도 불구하고 북한 정치 체제가 존속하고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놀랍다. 배급은 사회주의 경제체제의 기초다. 북한은 2001년 7월 1일 7.1 경제 개혁 조치라는 것을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일부 경제 활동의 자유를 보장했다. 배급을 주지 못하게 되었으니 국민들 스스로 살 방법을 강구하라는 것이었다.
북한 주민들은 그동안 스스로의 힘으로 사는 방법을 체득했다. 북한 도처에 장마당 이라고 불리는 시장이 생겨났고 북한 주민들 80%가 장마당에서 생존의 기초를 확보하는 상황이 되었다. 결국 북한의 사회 저변에 존재하는 지하경제, 즉 ‘장마당 자본주의’는 역설적이게도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북한 정치체제를 존속시키고 있는 것이다. 국가는 국민 먹이는 일을 포기 했는데 국민들 스스로 먹고 사는 방법을 찾은 것이며, 그 결과 북한 정권은 붕괴되지 않은 채 존속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장마당 경제의 증대는 김정일 정권에게 사활적인 문제를 야기 했다. 북한에서 지하 경제가 번창하고 있다는 사실은 김정일로부터 배급을 받지 않고서도 살아갈 수 있는 북한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 한다. 국가나 정부에 생존을 의지하지 않아도 되는 주민의 숫자가 증가되고 있다는 사실은 김정일 독재 체제의 치명적인 요인이 아닐 수 없다. 김정일 정권은 북한 자본주의의 싹을 완전히 잘라버려야 할 결단을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
2009년 1월 30일 북한 정부는 화폐개혁을 단행 했다. 그동안 장마당에서 경제 활동을 벌인 소위 ‘장마당 아주머니’들은 자신들이 번 돈을 집속에 있는 장롱 속에 차곡 차곡 쌓아 두었다. 북한과 같은 경제체제에서 자신이 번 돈을 은행에다 저축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북한은 100:1 로 화폐개혁을 단행 했지만 주민들이 가지고 있던 금액에 해당하는 모든 것을 새 돈으로 환전해 주는 것이 아니었다. 수많은 북한 장마당 아주머니들이 자신의 재산을 날리게 되었고 이들은 노골적으로, 북한의 보위부원들에게 조차 대드는 상황이 되었다.
그러나 김정일 정권이 당면한 더욱 심각한 문제는 화폐개혁 조치 이후 북한의 경제가 전혀 나아지는 조짐을 보이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쌀을 비롯한 생활필수품의 가격이 폭등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북한 군인들에게 조차식량 수급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북한 경제는 더 이상 북한 주민들을 먹고 입힐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고 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북한은 대규모의 국제지원을 도출해 내지 못하는 한 붕괴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도달 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북한의 현 정권은 현 상태의 지속을 원하고 있으며, 현 상태를 존속시키기 위한 각종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같이 어려운 상황에 처한 북한은 주민들의 불만을 완화 시키고, 그들을 조직화, 억압하는 방안으로 지난 3월 26일 천안함 사건과 같은 도발을 단행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천안함 사건으로 조성된 대한민국과 미국의 대북 군사 제재 조치를 역으로 이용, 북한 주민을 억압하고 김정은을 대장으로 임명하는 근거로 삼고 있을것이다.
그러나 이모든 조치에도 불구하고 북한 경제는 개혁 없이는 붕괴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김정일 정권은 ‘개혁’'개방‘을 할 수 없는 나라다. 개혁과 개방은 나라로서의 북한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개혁과 개방은 김정일 정권의 정치적 생존을 종식 시킬 수 있는 최악의 위험이 될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아도 공산정권 혹은 사회주의 정권의 지도자들이 경제 개혁, 개방을 택하고도 권좌에 남아 있었던 사례는 없었다. 개혁 개방 대신 북한은 김정일의 생명을 연장시키는 방법으로 젊은 후계자를 책봉했다. 김정일 체제를 유지하기에 김정은 만한 인물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변화하지 않겠다고 세계를 향해 선언한 것이다.
김정일 정권의 종식을 표적으로 하는 국제 제재 강화
김정일 정권은 끊임없이 국제적인 규칙과 규범들을 위반해 오고 있는 체제다. 핵확산 금지체제에 가입하고서도 핵무기를 개발 했으며 유엔 안전 보장이사회의 각종 결의안을 무시한 채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실험을 지속해 왔다. 서해 바다의 북방 한계선에 대한 북한의 도발도 거의 끊임없이 자행 되어 왔고 2010년 3월 26일 대한민국 초계함 천안함을 격침시킴으로서 북한의 도발은 정점에 도달했다. 천안함 공격, 격침 사건이후 전 세계는 북한의 침략적 도발 행동을 규탄하고 기왕의 대북한 제재 조치들을 지속적으로 강화 시키는 조치를 취함으로써 북한 정권을 처벌 하고자 한다.
최근 북한을 향한 서방 국가들의 국제제재 조치에 특징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사실은 제재 조치가 김정일 정권을 직접 표적으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유럽 연합, 일본, 호주 등은 특히 김정일 정권의 권력 엘리트들이 주로 사용하고 있는 호화 품목들인 철갑 상어 알, 고급 포도주, 바다가제, 쇠고기, 고급 피아노 등을 대북한 수출 금지 품목으로 설정함으로써 북한의 정권 엘리트들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8월 30일 오바마 대통령의 새로운 대북한 제재 행정 명령을 발표 했는데 이는 북한 노동당 39호실과 인민무력부 정찰 총국을 직접 겨냥한 제재조치다.
김정은에게로의 황급한 권력 세습
9월 27일 북한은 김정일의 3남인 김정은과 친 여동생인 김경희를 대장으로 임명했다. 그 다음날에는 조선로동당 중안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직을 신설, 김정은을 그 자리에 앉혔고 그 다음 날인 9월 30일 김정은의 사진을 공개, 3대 세습을 공식화 했다. 10월 10일 평양에서 열린 당 창건 65주년 기념식에서는 김정은이 김정일과 함께 주석단에서 열병식에 참관, 전광석화와 같은 후계구도 공식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정일이 후계자로 지목 된 후, 수 십 년에 걸쳐 진행 했던 일을 김정은의 경우 불과 몇 개월 만에 전격적으로 진행 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김정은에게로의 권력 이양이 순조롭지 못할 것이며 그것은 북한의 급변 사태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김일성은 일찍이 김정일에게 권력의 일부를 나누어 주고 후계 수업을 시킨 결과 정권을 지속 시키는 데는 성공 했지만 말년이 행복하지는 못했다. 유일 독재자가 지도해야 하는 북한과 같은 체제에서 권력이 둘이라는 것은 자연스럽지 못하다. 이 같은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김정일이 권력 승계를 서두르는 것은 김정일의 권력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다.
김정일은 자신이 사망하기 이전 김정은에게로 권력이 공고하게 이전 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지만 김정일은 나이가 27세에 불과하며 김정일의 경우와는 달리 권력 승계기간이 너무 짧다. 김정일은 1974년 공식적으로 후계자가 되었으며 1980년부터는 실질적으로 북한의 권력을 행사 했었다. 후계가 준비 기간 까지 합치면 김정일은 30년 동안 북한을 통치 했다. 북한과 같은 가부장적-유교적 사회에서, 권력 투쟁을 거쳐 스스로 권력을 장악한 경력이 없는 20대의 젊은이가, 후견인도 없는 상태에서 유일 독재 권력을 행사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할 수 없다.
III. 북한의 급변 사태가 초래할 상황 예측
전체주의 독재정권이 급격히 붕괴, 북한에 급변 사태가 도래 할 경우, 북한의 정치 상황은 크게 두 가지 모습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하나는 북한에 너무나 다양한 권력이 출현, 상호간에 폭력적인 갈등까지 벌이는 소위 내란 상태(civil war)가 되는 경우를 예상 할 수 있으며 다른 하나는 아무런 권력도 존재하지 않아 북한 사회가 무정부 상태의 무법천지(anarchy)처럼 변하는 경우다.
북한에 막강한 권력이 출현 한다던가 혹은 집단지도체제가 출현, 북한의 안전을 도모 해 나갈 것이라는 견해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럴 가능성은 별로 없다. 왜냐하면 김정은이 김정일에 버금가는 권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전무하고, 지난 50년 동안 국가 차원의 정책 결정을 내린 적이 없었던 북한의 관료들이 절대 권력이 존재하지 않는 공백 상황에서 국가를 이끌어 갈 수 있다고 가정하는 것도 무리이기 때문이다.
북한에 내란 상태가 발생하는 경우
2009 년 초 미국의 외교위원회 (Council on Foreign Relations)는 “북한의 급변 사태에 대한 대비” ("Preparing for Sudden Change in North Korea") 라는 이름의 보고서를 간행 한 바 있었다. 폴 스테어즈와 조엘 위트에 의해 작성 된 동 보고서는 김정일의 권력이 후계자에게 승계 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상항을 세 가지로 상정 했다. 하나는 성공적인 권력 승계이며 나머지 두 가지는 “경쟁적인 권력 계승”(contested succession) 과 “권력 승계 실패” (failed succession) 라고 보았다.
저자들은 권력 승계가 실패 하는 경우를 가장 위험한 상황으로 간주하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경쟁적인 권력 승계 역시 대단히 위험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정일의 권력이 김정은에게 성공적으로 승계되지 못하는 상황이란 바로 북한에서 폭력적인 권력 갈등, 즉 내란에 준하는 상황이 야기 되는 것을 의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의 권력은 물리적 폭력을 행사하는 군부와 직결 되어 있다는 점에서 북한의 권력 투쟁은 무력 투쟁으로 비화 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스테어즈와 위트는 경쟁적인 권력 승계는 장기간에 걸친 권력 투쟁을 의미할 수 있으며 군사 쿠데타의 가능성도 있으며, 북한의 군부는 중국, 대한민국, 러시아와 결탁을 도모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경우 북한지역은 주변국 군사력이 충돌하는 전장(戰場 battle ground)이 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경쟁적인 권력 승계의 경우 든 권력 승계 실패의 경우 든 북한 영토 내에서 폭력적인 분쟁이 발생 할 경우 대한민국과 미국은 이 같은 폭력 상황이 외부로 확산 되지 않고 북한 지역 내에 한정되도록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추어야 한다. 즉 군사적 대책을 사전에 마련 해 두어야 한다는 의미인 것이다.
무법천지의 상황
김정일이 멀지 않은 장래에 사망하고 김정은에게로의 정권 승계가 실패하는 경우, 권력의 공백을 차지하려는 북한 엘리트 집단들 특히 군부의 폭력적 경쟁 상태가 야기 되는 경우 북한에 내전 상황이 발생하는 것으로 가정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상황은 김정일의 절대 권력이 붕괴한 이후, 국가전체를 장악 하는 데는 실패한 다수의 작은 권력들이 마치 혼란한 국가의 군벌(軍閥)처럼 존재하는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그러나 북한에 국가를 통치할 권력이 존재하지 않음은 물론, 상호간 갈등적인 작은 권력도 존재하지 않는 상황을 가정할 수 있다. 북한 권력의 절대적 속성이 50년 이상 지속되었다는 사실에서 보았을 때 김정일 권력의 몰락 상황은 무정부 상황이 될 수도 있으며, 이 같은 상황은 문자 그대로 법이 없는 무법천지와 같은 상황이라고 가정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사담 후세인이 제거된 직후 이라크 사회에 나타났던 혼란과 유사한 상황이 북한에서 야기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이 도래하는 경우 북한 사회는 무질서와 혼동의 사회가 될 것이며 북한 사회에 강도, 부랑아, 유랑민들이 가득 차게 될 것이다. 또한 수많은 북한 주민들이 국경을 넘어 이웃 국가로 탈출을 시도하게 될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 처한 북한 사회에서 도처에 산재해 있는 무기고는 안전 할지,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 화학 무기 등 대량파괴 무기는 안전하게 남아 있을지 알 수 없게 된다. 김정일 독재 체제는 그나마 핵무기와 화학 무기를 장악할 수 있는 통치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김정일 독재 정권이 유지되는 것이 차라리 안전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종합 한다면, 김정일 정권이 종식 된 이후 북한이 안정을 유지할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김정일의 권력 승계 과정이 경쟁적인 경우든, 실패하는 경우든 어떤 경우라도 북한의 혼란은 극심하게 될 것이다.
IV. 북한 급변 사태에 대한 대한민국, 미국, 중국의 전략적 이익
김정일이 실패한 경제를 개혁을 통해 해결하고 핵무기와 대량파괴 무기의 문제를 대화를 통해 해결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상황이며 김정일의 권력승계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앞에서 묘사 한 것처럼 북한 사회가 당면하게 될 어떤 급변 상황도 우리에게 심각한 도전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방관하고 있을 여유조차 없는 상황이 초래 될 것이다. 북한에 급변 사태가 도래하고 북한 사회가 혼란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경우 대한민국과 미국, 중국은 각각 자신의 전략적 이익에 의거 행동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각각 어떤 전략적 이익(strategic interests)을 가지고 있을 것이며 어떻게 행동하게 될 것인가? 미국, 중국과는 달리 대한민국의 북한 급변 사태에 대한 전략적 이익은 “국가 대전략”(Grand Strategy)이라는 맥락에서 고려되어야 한다는 특이점이 있다. 북한의 급변 사태는 대한민국의 장기적인 국가전략이라는 측면에서 고려되어야 할 규범적인 일이지 단기적인 문제해결(problem-solving) 차원에서 접근되어야 할 문제는 아니다.
우리는 북한의 급변 사태에 대해 어떤 전략적 이익을 가지고 있는가? 북한의 급변 사태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이익을 분석함으로서 우리는 북한의 급변 사태에 대해 한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런지를 궁리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북한이 처하게 될 최악의 상황에서 미국, 중국의 전략적 전략 이익은 무엇이며 미국과 중국은 북한의 급변사태에 어떻게 대응하려 하는가?
북한 급변 사태에 대한 대한민국의 전략적 이익
국제사회는 일반적으로 대한민국과 북한을 두 개의 독립적인 다른 나라로 인정하고 있지만 대한민국은 물론 북한의 지도자와 주민들은 남북한을 독립적인 두 개의 국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남북한 지도자들과 주민들은 상대방을 외국 혹은 외국인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남북한 양측은 비록 현재 자신의 주권이 상대방의 영역에 미치고 있지 못하지만 언젠가는 통일을 이룩해야 하는 대상으로서 상대방을 인식해 오고 있는 중이다. 남북한의 경쟁은 어떤 정치, 경제 체제 아래 한 민족이 통일을 이룩하고 살 것인가를 결정하느냐와 관련된 “정통성의 경쟁” 이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이 같은 정통성 경쟁에서 대한민국이 최종 승자가 되었다고 믿고 있으며 남북한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체제에 기반을 둔 통일 국가가 되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
대한민국은 북한에 대해 중국, 미국, 러시아, 일본 등 과 같은 외국이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북한은 항상 우리의 한 부분 이었다. 통일을 이룩한 다는 것은 그렇기 때문에 한(韓) 민족이 하나의 국민국가 건설을 완성하는 일 이라고 생각 되었다.
물론 북한의 급변 사태는 이상과 같은 원론적, 철학적인 이야기를 논 할 수 있는 여유로운 상황을 의미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의 급변 사태는 즉각적으로 대한민국에게 국가안보상의 절박한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는 상태를 야기할 것이다.
2차 대전 종결 과정에서, 우리 의지와는 전혀 관계없이 분단 된 이후, 지난 65년간 한반도가 분단되어 있다는 사실 그 자체는 온 한 국민들의 존재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의 원천 이었다. 한반도는 냉전 시대의 가장 치열한 전쟁인 6.25 전쟁을 치렀고, 한국전쟁 이후에도 냉전의 최전방에 놓여 있었으며, 냉전이 끝난 1990년 이후에도 20년 동안이나 냉전을 지속해 오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분단 때문 이었다. 분단이 해소 되지 않은 이유는 이념적으로 적대적인 두 개의 정권이 남북한에 존재한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북한의 급변 사태란 분단의 한 주체가 붕괴되는 것을 의미한다. 통일을 이룩하기 위한 절호의 찬스가 도래함을 의미한다.
통일을 이룩한다는 것은 한반도가 궁극적인 안보를 성취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이며 남북한이 더 이상 군사적 대결을 하지 않게 되는 상황을 의미한다. 물론 한반도가 통일을 이룩하는 경우 통일한국의 국가안보 문제가 완벽하게 해소 되는 것은 아니다. 한반도가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전통적 강대국들의 이익이 상호 교차하는 동북아시아의 요충에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정학적 상황은 불변의 요소로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호전적인 정권이 종말을 고한다는 것은 대한민국이 훨씬 안전해 질수 있는 상황을 만들기 위한 전제 조건이 된다. 이 같은 점에서 대한민국은 북한의 급변 사태에 개입, 북한의 급변 사태를 한민족의 안전과 경제적인 번영과 평화는 물론 국제적인 안정을 도모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북한의 급변 사태를 관리하고, 북한의 급변 사태가 대한민국의 전략적 이익에 부합하는 상황으로 종료 되도록 하기 위해 대한민국은 미국과 긴밀한 협력을 이루지 않을 수 없다. 우선 대한민국 혼자서 대처하기에는 북한 급변 사태의 문제가 너무 크고 복잡하다. 대한민국의 능력을 넘는 문제인 것이다. 미국은 북한의 급변 사태에서 기대 될 수 있는 각종 시나리오에 대처할 수 있는 군사적, 정치적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더 나아가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이익이 한국의 그것과 일치한다는 사실은 한미 동맹을 통해 북한의 급변 사태에 대비하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아닐 수 없도록 한다.
북한 급변사태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이익
미국은 21세기 세계의 패권국 이지만 두 가지 도전에 당면하고 있다.: 첫 번째 도전은 중국으로부터의 도전이며 두 번째 도전은 테러리즘의 도전이다. 테러리즘은 단순히 미국에 대한 증오심의 표출을 넘어 궁극적으로 이슬람 근본주의에 입각한 이슬람 제국을 목표로 하는 패권경쟁의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
1978년 이래 수 십 년 동안 지속된 중국의 급속한 경제 성장은 중국의 경제력을 세계2-3위에 도달하도록 했다. 중국은 인구가 세계의 1/5에 이르는 대국이며 군사적으로는 이미 냉전시대 전 기간 동안 강대국의 지위에 올라 있었다. 중국의 국력 증강은 그러나 서방 국가들로 하여금 “위협적”(threatening)인 것으로 인식하게 하는 측면이 많다. 미국의 유명한 평론가 조지 윌 씨는 중국의 급속한 국력 증강을 두 차례의 전쟁으로 귀결 되었던 20세기 초반 독일의 국력 증가와 비교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중국은 최근 지속적인 경제 성장으로 신장된 자신의 국력을 지난 100년 동안의 국치(百年國恥)로부터 명예를 회복하는 기회로 삼고자 하여 보다 과감하고 공격적인 외교 정책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중국의 도전 보다 더욱 노골적인 미국에 대한 도전은 미국을 이교도 중에서도 최대의 악마(Great Satan) 으로 간주하는 이슬람 근본주의와 이들이 행사하는 테러리즘 폭력이다. 미국은 이미 2001년 9월 11일 대규모 테러 공격을 당한 이후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 반 테러전쟁을 벌이고 있다. 2001년 9.11 테러 당시 미국의 대통령이었던 조지 부시는 2002년 연두교서에서 미국이 테러전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북한은 테러리스트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3대 악의 축 국가 (Axis of Evil) 중 하나라고 선언 했다. 북한은 오랫동안 테러리즘을 지원하는 중동 국가들에게 대량파괴무기와 미사일을 수출하고 있는 나라였다. 특히 미국은 북한이 테러리스트들에게도 무기를 제공했을 뿐 만 아니라 북한의 교관들이 직접 테러리스트들을 군사 훈련 시켰다고 생각 하고 있을 정도다.
북한과 대한민국의 좌파 세력들은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악의 축 중 한 나라로 지명한 것을 근거 없는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지만 부시가 북한을 중동의 테러리즘과 연계 시킨 것은 그동안 북한이 보였던 행동과 북한이 처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 한 결과 였다. 9.11 이후 미국이 당면한 최대의 번민은 다음번 테러 공격에는 대량파괴무기가 사용될 개연성이 대단히 높을 것이라는 점 이었다. 즉 핵무기 혹은 화학무기가 사용되는 테러공격이 미국 본토에서 발발하게 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였다. 테러리스트들이 핵무기와 대량파괴 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능력은 없을 것이지만 이들에게 기꺼이 대량파괴무기를 제공할 “의지”와 “능력”을 가진 나라들이 있다는 사실이 미국으로 하여금 3개국을 악의 축으로 선발하고 거기에 북한을 포함시킨 근본적인 이유였던 것이다.
미국의 저명한 외교정책 이론가 그래함 T. 앨리슨 교수는 “돈을 주는 사람이나 국가라면 북한은 누구에게든지 핵무기와 대량파괴무기를 기꺼이 팔 수 있는 나라”라고 주장한다. 미국이 북한을 우려하는 것은 북한이야 말로 미국을 가장 미워하는 나라 중 하나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공식적인 입장을 본다면, 북한의 반미주의는 아랍의 반미주의를 훨씬 능가한다. 미국은 북한이 공식적으로 상정하고 있는 최대, 최악의 적국이다. 미국은 당연히 북한은 미국을 향해 사용 될 수 있는 핵무기, 화학무기 등 대량 파괴무기를 테러리스트들에게 기꺼이 제공 할 수 있는 나라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핵무기 제조 능력은 이미 두 번의 핵실험으로 증명 되었으며 북한은 세계유수의 화학무기 보유 국가다. 2007년 9월 이스라엘은 북한이 건설해 주고 있음이 확실하다고 판단되는 시리아의 핵시설을 공격해서 파괴한 적이 있으며, 미국과 세계는 매년 수십 회 이상 북한의 대량파괴 무기 이전을 차단하고 있다.
그런 북한이 급변 사태에 당면해 있다는 사실을 미국은 대단히 불안하게 생각하고 있다. 적어도 김정일이 북한을 장악하고 있는 동안 북한 전역에 산재해 있는 핵무기, 화학무기 등 대량파괴무기들이 “통제” 될 수 있을 것이지만 만약 북한의 독재 권력이 와해 되는 경우 북한의 대량파괴무기들의 행방이 어떻게 되어야 할 것이냐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미국은 이 같은 우려를 이미 공식적인 국방정책 문건을 통해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2010년 2월 1일 간행된 미국의 4년차 국방보고서(Quadrennial Defense Review 2010) 는 미국 국방정책의 최대 목표 두 가지를 상정하고 있는데 하나는 현재 진행 중인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며, 두 번째는 대량파괴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가 통제력을 상실함으로서 대량파괴무기들이 테러리스트 혹은 무책임한 사람들의 수중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을 방지하는 일이라고 명기하고 있다. 동 보고서는 “대량파괴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의 불안정 혹은 붕괴는 미국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일중의 하나다. 이 같은 일이 발생하는 경우 대량파괴무기 관련 물질, 무기제조 기술들의 급속한 확산이 이루어 질 것이며 이는 전 지구적인 차원의 위기를 초래할 것이고 미국의 국가안보와 다른 나라들의 국가안보에 심각한 위험이 될 것이다.” 라고 표현하고 있다.
2010년 2월 간행된 미국 국방 보고서는 대량파괴 무기를 보유한 국가 중에서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나라들이 어느 나라인지 구체적으로 명기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2010년 판 미국 국방 보고서가 간행된 후 약 1개월이 지난 3월 11일, 주한 미군 사령관 월터 샤프 대장은 보다 분명한 어조로 북한의 급변사태와 대량파괴무기에 관해 언급했다. 월터 샤프 대장은 “유사시 핵무기와 생화학무기,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등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를 제거하기 위한 전담부대를 운용하고 있으며, 현재 실시 중인 한미 연합 키 리졸브(Key Resolve) 연습에도 이 부대가 참가해 훈련을 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그는 북한의 WMD와 관련, “한미 양국의 공동책임이라고 생각하며 WMD의 위치 파악과 확보, 제거와 관련해 양국이 긴밀히 협조하며 대응해갈 것” 이라며 “이 같은 작전적인 전문성을 가진 제거부대를 미 측이 보유하고 있다” 고 언급했다.
미국은 이처럼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해 대량파괴무기 확산 방지와 반 테러전쟁이라는 맥락에서 최고 수준의 전략적 이익을 가지고 있다. 미국은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전략적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북한의 급변사태에 군사적으로 개입할 필요성이 있음을 명백히 밝혔고 북한의 급변사태에 개입할 것이라는 의지와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 한 것이다.
미국이 북한의 급변 사태에 대해 가지고 있는 전략적 이익이 한 가지 더 존재하는데 그것은 미국-중국의 패권 경쟁이라는 맥락에서 설명 될 수 있다. 북한은 향후 미중 패권 경쟁에서 지정학 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전략적 위치에 놓여 있는 지역이다. 미어셰이머 교수는 미국이 아무리 막강해도 바다 건너편이 있는 강대국과 전쟁을 치를 만큼 막강하지는 않다고 주장한다. 대규모의 육군이 동원되어야만 전쟁이 종결 될 수 있는데 대양을 건너 육군을 전개시키는 것은 미국의 능력으로도 한계가 있는 일이라는 말이다. 미어셰이머 교수는 이 문제는 바다 건너편에 있는 강대국과 육지로 연결된 곳에 기지를 얻는 방법으로 해결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미어셰이머 교수가 특정 국가를 지칭한 것은 아니지만 바다 건너편에 있는 미국의 도전자를 중국이라고 가정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중국과 육지로 연결된 곳에 기지를 얻을 수 있다면 중국과의 대결에서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논리인데 그곳이 북한을 의미한다는 사실도 분명하다. 북한도 이 같은 전략적 현실을 잘 알고 있다. 2007년 북경 6자회담에서의 2.13 합의가 이루어진 직후 미국과 북한 관계가 한창 해빙 무드로 들어 섯 던 2007년 3월 무렵 미국을 방문, 키선저 박사를 만난 북한 측 인사는 “북한이 미국의 대전략에서 차지하는 지위가 무엇인가?” 라는 질문조차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국이 북한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되는 경우 북한은 미국이 중국의 패권 도전을 제어하는 데 결정적으로 중요한 전략적 자산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북한은 미국에게 이중적(二重的)으로 중요하다. 미국이 의도하는 대로 북한 문제가 해결 되는 경우 미국은 미국에 대한 두 가지 도전을 동시에 해결한다는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북한문제의 해결은 미국이 현재 수행하고 있는 대 테러 전쟁에서 중요한 승리를 의미한다. 북한은 중동의 테러리스트들을 지원하는 나라에서 미국을 지지하는 나라로 바뀌게 될 테니 말이다. 또 다른 측면에서 미국과 북한의 관계가 우호적으로 바뀌는 것은 미국의 대 중국 전략을 위해서도 결정적인 승리가 아닐 수 없다. 북한과 중국은 이 같은 전략적 현실을 잘 이해하고 있다. 미국도 역시 북한은 중국편이 아니라 미국편이 되는 것이 지정학적으로 더욱 자연스런 일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북한의 급변 사태에 당면한 미국이 한국보다 오히려 더욱 적극적으로 나오고 있다는 전략적 의미가 바로 여기 있는 것이다.
북한 급변 사태에 대한 중국의 전략적 이익
한국 사람들 중 상당수가 북한에 급변 사태가 야기 될 경우 중국의 개입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물론 북한의 급변 사태에 중국이 개입 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대처해야 할 것이지만 북한에 급변 사태가 발생 했을 시 중국이 개입한다는 것은 법적으로, 도덕적으로 근거가 없는 일이다. 이웃 나라가 정치적으로 혼란 상황에 놓이게 되었을 때 인접한 국가가 군사적으로 개입 한다는 것은 국제법적으로도 인정 되지 않는 일이다. 일본에 급변 사태가 발생 했을 때 우리나라가 군사력으로 개입할 수 없는 것과 마찬 가지다. 한국전쟁 당시와 같은 절박한 상황의 경우에도 중국의 개입은 국제사회로 하여금 중국을 침략자로 규정하게 하는 불법적인 조치 였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전략적으로 북한에 개입할 수 있는 국가 안보상의 이익, 즉 전략적 이익이 있다. 1950년 겨울, 건국한 지 불과 1년 밖에 되지 않아 국내정치도 제대로 수습할 시간이 없었던 중국은 한국전쟁에 개입함으로서 국제사회에 침략자로 낙인찍히는 것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을 정도로 한반도를 자신의 국가안보에 있어 대단히 중요한 지역이라고 간주한다. 중국인들은 한반도의 중요성을 순망치한(脣亡齒寒) 이라는 비유로 말한다. 입술이 떨어져 나가면 이가 시리다는 이 말은 한반도는 중국의 입술이기 때문에, 중국은 적어도 북한을 자신들의 국가안보를 위한 완충 지역으로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의미다.
중국의 이 같은 입장은 최근에 더욱 뚜렷이 부각되고 있다. 천안함 사건 이후 중국이 보인 행태는 중국의 한반도에 대한 전통적인 입장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다. 중국은 “한반도의 안정”이 중국의 가장 큰 이익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중국이 말하는 한반도의 안정이란 북한이 붕괴되지 않는 것, 북한이 대한민국에 흡수 통일 당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의 학자들 혹은 관리들은 이 같은 사실을 숨기지 않는다. 중국은 물론 현존하는 북한 체제를 선호하지는 않는다. 중국은 북한이 보다 안정적인 국가로 개혁(reform) 할 것을 바란다. 그러나 중국은 북한의 붕괴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래서 중국은 북한이 도발한 천안함 사건을 응징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협력 할 경우 북한이 붕괴 될 위험이 있다고 생각하고, 이는 중국의 국가 이익에 정면 배치되는 것 이라고 본다. 그래서 중국은 국제사회의 비난을 감수하고서라도 북한을 계속 지원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중국은 북한의 3대 세습이라는 비정상적인 모습에 대해서도 이를 묵인하고, 지지한다는 행동을 보임으로서 북한체제의 안전 도모 라는 자신들의 대북한 정책을 견지하고 있다.
우리는 북한을 변화 시켜 자유민주주의, 자본주의 국가로 만들고, 나아가 통일을 이룩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지만 중국은 어떤 형태로든지 북한이 중국에 크게 의존하는 나라로 남아 있기를 원하고 있다. 한국이 원하는 한반도는 지금과는 다른 “현상이 변경된 한반도” 이지만 중국이 원하는 한반도는 지금과 같은 “현상을 유지하고 있는 한반도”일 것이다. 대한민국은 북한의 급변 사태를 궁극적으로 통일의 기회로 삼고자 하지만 중국은 북한의 급변 사태 도래 그 자체를 방지하고자 하며, 급변사태가 도래하는 경우 그것이 한반도의 통일로 이어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래서 중국의 대 북한 정책과 대 한반도 정책은 우리의 대북 정책과 궁극적으로는 상치(相馳) 된다. 우리는 외교적인 수사(外交的 修辭)로 중국을 ‘전략적 동반자’라고 말하고는 있지만 중국의 한반도 전략은 우리의 대전략과 동반자의 입장에 있지 않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하며 우리의 국가 전략도 이 같은 사실을 인식하는데서 출발해야 한다.
IV. 북한 급변사태: 중국의 개입이라는 도전에 대한 대응방안
북한 군사 문제 전문가인 부르스 베넷 (Bruce Bennett) 박사는 북한 급변 사태에 중국이 북한에 개입하고 그것이 한국 미국 그리고 중국 사이의 무력 분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는 대표적 전문가 이다. 중국의 북한에 대한 개입은 그 국제법적, 도덕적 정당성이 없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전략적으로는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이에 대처해야 한다.
물론 중국 역시 북한에 군사적으로 개입하여 미국과 군사적 충돌을 일으키는 것을 바라지 않을 뿐 만 아니라 그럴 가능성에 대해 공포심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아직도 중국은 은 미국과 무력 분쟁을 일으킬 만큼 막강한 국가는 아니기 때문이다.
중국은 무엇보다도 북한이 급변사태에 도달하지 않아야 한다는 사실을 가장 중시하고 있다. 그래서 중국은 국제사회의 비난을 감수해 가며 북한의 권력 승계를 묵인할 뿐만 아니라 적극 지원하고자 한다. 2010년 5월과 8월의 김정일 방중을 통해 권력 승계를 인정 했고, 김정은이 공식적으로 권력 승계를 시작한 이후에도 중국은 이를 적극 지지하는 발언을 했으며 김정은을 포함한 차기 지도자 그룹의 중국 방문을 초청하기도 했다.
더 나아가 중국은 김정일이 유고 사태에 이르고 김정은이 북한을 안정적으로 통치하지 못할 경우에도 대비하고 있다. 최근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이 북경에서 일본 TV 와의 대담을 통해 김정은에로의 권력 세습을 비난하고, 김정은이 천안함 사건을 일으키는 것을 방치 했다고 비난하는 일이 있었는데 이 같은 정도의 행동은 중국이 적극적으로 김정남을 보호 해 주지 않는 상황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또한 중국은 북한 급변 사태 시 김정은이 권력 행사를 제대로 하지 못할 것에 대비, 중국군을 평양에 진주시킬 것이라는 내용을 흘렸다. 중국은 미국의 공개적인 개입 선언에 대해 자신들도 북한에 군사적으로 개입할 의도가 있다는 사실을 공개함으로서 북한을 두고 미국과 “전략게임” 또는 “기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이 문제는 대한민국 정부가 앞으로 심각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안 될 중대한 사안이다. 어떤 경우라도 중국군이 평양이 진주하는 것을 허락 하면 안될 것이다.
북한 급변사태의 종결 방식 시나리오
여기서 우리는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 것일까? 중국의 개입이 두려워 북한 급변 사태가 도래 할 경우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은 채 관망해야 할 것인가?
우리의 대북 정책 대안을 결정하기 위해 우선 북한 급변 사태가 어떤 방식으로 전개되고 귀결 될 것 인가에 대한 가능한 시나리오를 상정할 필요가 있다. 대략적으로 북한 급변 사태가 종결되는 결과를 : 1) 한국과 미국이 원하는 바대로 종결 되는 것; 2) 중국이 원하는 바대로 종결되는 상황 등 두 가지로 크게 나누어 볼 수 있겠다.
한국과 미국이 원하는 결과란 북한의 급변 사태가 안정적으로 관리되어 핵무기와 대량파괴 무기가 확산 되는 위험이 차단되고, 북한을 안정적으로 지도해 나갈 수 있는 개혁적 정권이 들어서는 일이며 이 정권이 궁극적으로 대한민국과 통일을 이룩할 있는 경우를 가정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이 원하는 바대로 종결 된다는 것은 북한의 급변 사태이후 북한에 들어설 정부가 친 중국적인 동시에 대한민국과 통일을 논할 개연성이 전혀 없게 되는 경우를 의미할 것이다. 이는 중국이 거의 완전하게 통제할 수 있는 문자 그대로 중국의 동북 3성에 추가 북한이 동북 4성의 하나처럼 되는 경우다. 이 경우는 다니엘 트와이닝이 분석한 아시아 미래 시나리오에서 중국이 아시아에서 막강한 패권국이 되고, 미국은 아시아에서 물러나고, 아시아 국가들은 모두 중국의 영향력 아래 들어가게 되어 ‘핀란드가 러시아에 대해 보이는 외교 행태처럼 굴종적인’ (Finlandization) 국제상황에 당면하는 것과 유사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당연히 후자의 경우가 초래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며, 미국, 일본 역시 후자의 상황(북한이 중국 패권의 영향권 중 하나가 되는 것) 이 도래 되는 것을 적극적으로 방지하고자 노력 할 것이다.
북한 급변 사태에 대한 미국의 대처와 한미동맹
사실 미국은 중국이 아시아에서 패권적 지위를 차지하게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적극적인 전략을 이미 개시한지 오래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이미 1990년대 초반 이래 중국의 위협에 대해 강력한 경고를 발하고 있었으며 미국 정부는 중국 패권을 제어하기 위한 제반 조치를 계획적으로 시행 해 오고 있다. 미국의 군사력 중 압도적인 부분이 동아시아를 향해 재배치되고 있으며, 세계 패권은 물론 동아시아에서의 패권도 유지하겠다는 미국의 전략은 본격적으로 가동 되고 있는 중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의 군사 전문가 크레피네비치 박사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에 몰입한 나머지 동아시아에서 진행 되고 있는 군사적 위협에는 무관심 한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시 한다. 동 아시아에서 진행 되고 있는 위협이란 물론 중국의 군사력 증강과 중국이 보이기 시작한 과감한 외교 행태를 의미하는 것이며 미국이 여기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이처럼 중국의 국력증강이 앞으로 정치, 군사적 경쟁을 포함 하는 미중 간 패권 경쟁을 야기하게 될 것이라고 “Dragons" 계열로 분류되는 전문가들의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으며 이들은 결국 모두가 미국의 대(對) 중국 전략을 만들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보아도 될 것이다. 우리는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해 이 같은 미국의 입장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중국의 군사개입을 능히 억제, 극복할 수 있는 막강한 세력이 존재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미국의 대 중국 정책과 북한에 대한 미국의 시급한 안보 이익은 북한 급변 사태 시 미국이 이를 결코 방관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하게 보여 준다. 미국은 특히 한국의 지원을 통해 북한 급변 사태 미국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종결되기를 원하고 있다. 2010년 10월 6일워싱턴에서 개최된 제 42차 한미 안보협의회에서 미국은 북한 급변사태 발생 시 중국의 개입에 대한 작전계획을 작계 5029 본 문서에 포함시키자고 주장 했다. 반면 한국은 중국 측의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필요가 없다며 반대했다고 한다. 잘못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미국의 힘과 전략을 적절하게 사용함으로서 북한에 대한 중국의 개입을 사전에 억제할 수 있다. 최근 미국에서 조사된 한반도 관련 여론 조사는 미국 사람들이 중국을 견제하는데 대한민국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응답 했다. 대한민국 혼자의 힘으로 한반도의 미래를 헤쳐 나가기 힘든 상황에서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미국에 의해 인정 된다는 것은 대단히 긍정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중국의 군사적 개입 : 의도와 능력의 차이
중국이 평양에 군사력을 파견 한다는 보도는 곧바로 한국 사회에 큰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중국은 북한 급변 사태가 야기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하며, 만약 급변 사태가 도래 한다면 그것이 중국에게 불리한 결과로 종결 되지 않도록 노력 할 것이다. 중국이 북한의 급변 사태에 군사력의 개입할 의도가 있다는 것은 명백한 일이다. 그러나 중국이 북한의 급변사태에 충분한 군사력을 파견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물론 우리는 중국의 군사력 개입에 대해 심각하게 분석하고 대처해야 할 것이지만 중국의 군사 개입에 대해 공포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 현실적인 분석을 하고 대응을 하면 될 뿐이다. 북한 급변 사태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위기를 극복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은 사실 미국의 군사력과 비교할 수 있는 수준의 막강한 군사력을 보유한 나라는 아니다. 중국의 군사비는 2010년 현재 미국 군사비의 약 1/10 정도에 불과하며 북한 급변 사태 시 가장 유용하게 사용 될 수 있는 중국의 ‘육군’은 그 숫자가 과거에 비해 대폭 감축되어 2010년 현재 125만 수준이다.
중국은 전국을 7개의 군구(軍區, Military Region) 로 나누고 있는데 중국의 군사력이 가장 대규모로 집결 되어 있는 곳은 대만 해협 과 마주한 난징군구(南京軍區) 지역으로 인접군구 병력 포함 약 40만이 그곳에 주둔하고 있다. 대만 해협 다음으로 중국이 중요하게 여기는 지역은 수도인 북경 지역이다. 북경군구에는 30만 명의 중국 육군이 할당 되어 있다. 즉 중국은 대만해협을 지키고 수도를 지키는데 육군의 절반 이상(56%)을 할당하고 있다. 북한의 급변사태 시 중국이 군사력을 개입하기 위해서는 북한과 인접하고 있는 센양군구(沈阳军区; 瀋陽軍區)의 병력이 동원 될 수 있을 것인데 센양 군구의 군사력은 25만이다.
센양 군구는 북한과의 접경 지역은 물론 만주-시베리아의 러시아와의 국경지역을 경비하는 임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1989년 천안문 사태 당시 센양 군구의 병력들이 북경의 사태를 진압하기 위해 파견된 바 있었다. 중국의 변방 지역인 신쟝과 티베트는 항상 분리주의 운동이 야기 되고 있는 곳이며, 4,000Km 이상 되는 인도와의 국경선도 영토분쟁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 할 때 중국 역시 북한에 군사적으로 개입 한다는 사실이 간단한 일은 아닐 것이다. 중국이 진정 북한에 군사력으로 개입, 한미 동맹군과 대응하려 한다면 적어도 수 십만 명 단위의 병력이 파견 되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존재하는 현역 군사력만으로는 태부족하다는 결론을 도출 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군사력이 북한 급변 사태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그러나 중국의 개입을 억지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많은 노력이 있어야 한다. 필자는 최근 한미 양국 간 해군 학술회의에서 “북한에 급변 사태 발생 시 한국과 미국 해군의 가능한 역할”이란 주제의 논문을 발표 한바 있었는데 미국 해군은 힘을 적절하게 투사함으로서 중국이 북한 급변사태에 개입 하는 것을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미국의 항공모함 함대가 남지나해 및 한반도 근해에 전략적으로 배치 될 경우 중국군의 움직임을 제한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관점에서 였다.
북한의 급변 사태에 군사적으로 개입할 경우 이득 될 것이 없다는 사실을 중국이 인식하도록 해야 하며, 중국이 개입하지 않더라도 중국에게 손해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설득해야 한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대 중국 외교 강화책은 이 같은 측면에서 만시지탄(晩時之歎)이지만 환영할 일이다.
결국 북한의 급변 사태를 우리가 원하는 결과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막강한 의지와 전략 그리고 이를 성취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는 일이다. 중국이라는 우리의 대전략에 부정적으로 작동하는 파워를 상쇄 할 수 있는 미국파워, 더 나아가서 일본 파워를 사용할 수 있는 전략을 개발해야 한다.
V. 결론
북한의 급변사태가 다가오고 있다는 많은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으며 급변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는 경고음들이 여러 곳에서 들리고 있다. 미국 CIA 국장이었던 마이클 하이든 공군 대장은 10월 19일 “북한은 붕괴될 이유가 너무 많으며 정권이 무너지고 나면 너무나 당연한 것처럼 여겨질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허약한 사회 (incredibly brittle society)라고 말하기도 했다.
본 논문은 북한에 급변 사태가 도래하고 있다는 증거로서 김정일의 건강, 극도로 열악한 북한 경제 상황, 국제사회의 조직적 대북 제재, 그리고 김정은에게로의 황급한 권력 이양 등을 제시하였다. 북한에 급변 사태가 도래하는 경우 이는 북한 사회의 내란 상태 혹은 무정부 상태를 초래 할 것이며 이 두 가지 상황 모두 대한민국이 방치 할 수 없는 경우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혼란을 관리하기 위해 일정 수준의 군사적 개입이 필요할 것이며 미국군과의 합동 작전이 결정적으로 중요할 것이라고 주장 했다.
대한민국 정부가 북한의 급변 사태가 어떻게 종료 되어야 할 것인가에 관한 정교한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본 논문은 북한 급변 사태에 대한 대한민국의 대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전략에는 북한의 급변 사태를 궁극적인 자유 민주 통일 국가 건설의 계기로 삼기위한 정책들이 포함되어야 한다. 통일을 이룩함으로 써 우리는 국가안보의 결정적 위험이었던 분단 상황을 해소 하고 국가와 민족의 진정한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가안보문제의 궁극적인 해결, 그리고 보다 나은 대한민국의 건설 이라는 목표를 위해 통일은 필수 불가결이다.
그러나 한반도의 통일을 반대하는 요인들이 존재하는데, 최대의 장애 요인은 중국이 한반도의 “안정”을 바라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최근 대단히 강경한 대한반도 정책을 전개하고 있다는 사실에 유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북한 급변 사태에 대한 우리의 정책은 미국과의 동맹이라는 맥락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 급변 사태에 대해 미국은 대한민국의 대전략과 방향이 일치하는 이익을 가지고 있음을 분석했다. 미국은 북한의 대량파괴무기가 테러리스트 혹은 무책임한 사람들의 수중으로 흘러들어갈지 모를 북한의 급변 사태를 우려하며, 북한에 급변 사태가 야기 될 경우 대량파괴 무기를 장악하기위한 전담 부대를 만들어 운용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 유사시 이 부대를 북한 지역에 투입, 북한의 대량파괴무기를 미국이 장악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 같은 과정에서 중국이 어떻게 나올 것이냐의 문제가 중요하다. 대한민국 많은 사람들이 중국은 분명히 개입 한다고 상정하고 있지만 중국의 개입은 불법이며 중국의 희망과 달리 중국이 개입할 만한 충분한 능력을 가진 상태는 아니다. 한미 동맹은 중국의 개입에 관한 두려움을 능히 극복할 수 있을 정도로 막강하다. 필자는 중국의 현재 군사력 규모 등으로 판단 할 때 한미 동맹은 중국의 북한 개입을 사전에 억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 했다.
물론 낙관적으로 중국의 입장을 보아서는 안 된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중국을 과대평가하고 중국의 개입에 공포감을 느끼고 그것이 우리의 전략 형성에 장애 요소가 되어도 안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여기서 논한 주제들은 모두가 각각 독립적인 연구 대상이 될 수 있는 대단히 넓은 것들이다. 필자는 이 연구를 차후 보다 폭 넓은 연구를 위한 파일롯트 스터디(pilot study)라는 라는 관점에서 진행 했다. 대한민국이 보다 안전하고 풍요하게 사는 나라가 되기 위해 통일이라는 과정은 필수적이다. 그리고 시시각각 다가오는 북한의 급변 사태를, 우리는 지혜롭게 이용하여 통일을 이룩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기 필요하다고 주장하려는 것이다.(http://blog.naver.com/choonkunlee)
이춘근(미래연구원 연구처장)
* 이글은 필자가 2010년 10월 25일 한국경제연구원 세미나에서 발표했던 글입니다. 이글을 대폭 확대한 책자, 이춘근, 박상봉 저, 북한급변사태와 한국의 대응 전략 (한국경제연구원, 2011년) 이 곧 출간 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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