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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핵폐기 전제 동결시 중유지원" 美 불참에 논란

Written by. 김철   입력 : 2004-02-26 오후 3:2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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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세현(丁世鉉) 통일부 장관은 26일 중유공급 등 대북 에너지 지원과 관련, "시작을 하자는 정도까지는 얘기가 되어 있다"며 "그러나 북한이 핵을 동결했다고 주는 것이 아니라 동결로부터 핵폐기가 시작된다는 것이 확실히 되어야만 줄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오전 11시 주례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하고 미국은 빠지고  한국이 책임을 떠맡게 되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그것은 곤란하다"며 "미-북이  (핵문제 해결방안에) 합의해서 누구 누구가 어느 비율로 분담한다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동결에서 폐기로 가는 절차를 밟기 위한 시간표가 나와야 할  것"이라며 "시점을 언제로 할지 등의 문제는 각국의 입장이 있는 만큼 워킹그룹에서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과 북한이 결실있는 회담, 실질적인 진전이라는 표현에 걸맞게  성과를 내기 위해 서로 노력하고 있다"며 "회담은 상대방이 있어 막판까지 가봐야  하지만, 지금까지는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좋다"고 전했다.

    정 장관은 개성에서 열리고 있는 제9차 남북 철도.도로연결 실무접촉과  관련해 "북한은 판문역과 송화역을 지어야 하는데 역사를 짓는데 필요한 자재를 줄 수 없느냐고 요청해 왔다"며 관계부처와 협의해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해운실무접촉에서는 부속합의서 채택문제를 논의했지만 군사적인  문제와 연결돼 있어서 장성급회담이 열려야 해운협력문제가 결말이 날 것"이라며 "장성급회담은 북측이 베이징 회담 결과 보고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내달 2일부터 서울에서 열리는 제8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에서는 올해의 경제협력방향을 점검하고 ▲개성공단 시범공단 착공문제 ▲임진강  공동수해방지사업 ▲남북간 직거래 일정 등을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경협위에서 북측이 식량지원을 요청해올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식량지원 문제는 경협위에서 논의돼 왔다"며 "이번 회담에서 꺼낼 지, 다음 번 회담에서 꺼낼 지 예측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북한이 핵폐기를 전제로 핵동결과 검증을  수용할 경우 미국이 대북 중유제공에 자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이  참가하는  방안에는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혀 이를 두고 국내 전문가들이 논란을 벌이고 있다.

    특히 대북 중유제공시 미국의 불참을 두고 찬반 양론이 나오고 있으나 비판론이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방안에 대해 국내 전문가들 상당수는 미국의 정치적인 상황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비용을 분담하는데 미국도 참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비용부담'을 회피하면서 여타 회담 참가국의 지원은 용인하겠다고 나선 것은 6자회담 구성 때와 마찬가지로 비용 부담을 다른 국가로 전가하려는 의도에 따른 것으로 이들은 분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시 행정부는 그동안 공화당을 주축으로 한 강경파의 목소리에 힘입어  핵폐기가 이뤄질 때까지는 '불량국가'인 북한에 대한 지원은 없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대통령선거를 코앞에 두고 어느 정도 외교적 과실도 거둬야 하는 상황인만큼 핵폐기를 전제로 한 핵동결 등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중유 등 대북 에너지  지원은 용인하되, 비용부담에서는 빠지고 한국 등 다른 나라들을 끌어들임으로써 미국내 비판에서 벗어나려 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26일 "미국의 이같은 입장은 양자대신 6자회담을 구성한 미국의 의도를 다시 한 번 보여주는 것"이라며 "주변국을  끌어들여  비용을 부담시키려는 속셈이 이번 중유공급 방식에서 여실히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정부로서도 부담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지만 이를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미국이 앞으로 더 큰 것을 요구할 지 모른다"며 "'6자'회담인 이상 미국을  포함한 각국이 비용을 분담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해 12월 사실상 중단된 대북 경수로 건설사업에서 입은 경제적 피해가  이번에도 되풀이되어서는 안된다는 게 이들의 얘기다.

    한국은 경수로 건설비용 전체의 70%(미화 32억2천만달러)를 분담하기로 되어 있었으며 실제로 작년 12월 `일시중단'되기 전까지 총 10억 2천만달러를 투입했다.

    여인곤 통일연구원 국제관계연구실장도 "미국은 지금까지 북핵 완전폐기 전에는 어떤 보상도 없다고 밝혀왔기 때문에 1994년 제네바합의 때처럼 한국  등에  부담을 전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경수로 지원에서 경험했듯이 미국의 안을  그대로 따르면 국내 야당과 국민의 비판 역시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그는 "따라서 우리 정부는 미국도 비용부담을 할 수 있도록 대미 설득  외교에 좀 더 치중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하지만 6자와 같은 국제협력의 '틀' 속에서 중유지원이 이뤄진다면 북한을 핵문제 해결로 끌어들인다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한국 등이 나서서 비용부담을 하는 것도그다지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현실론도 나오고 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북핵 동결의 대가로 한국, 중국, 러시아 등  관련국가들이 중유지원 등을 해야 된다는 쪽으로 사전에 정리가 되어 있었던 것 같다"며 "개별국가의 지원은 안되겠지만 아직 KEDO(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가 살아있으니 그  틀을 유지하든 6자내 새로운 틀을 만들든 '틀'에 의한 지원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kon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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