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위권에 기한 핵무장 필요성
'대한민국은 북한이 무슨 짓을 해도 핵개발에 나서지 못한다'는 확신을 깨뜨리는 것이 북핵을 없애는 유일한 길
아무도 북핵을 해결하지 않는다
2009년 6월 저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어느 세미나에서 '자위권에 기한 핵무장 필요성'을 발제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만 하더라도 핵을 개발한다는 것은 '미친 소리'였습니다. 대한민국은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수 차례 천명한 바 있었고 정부는 물론 우리 사회 전체가 그 점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으며, 더 나아가 온 국민이 핵개발은 곧 국제사회로부터 퇴출당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여겼으므로, 저의 주장이 '미친 소리'로 치부되는 건 당연했습니다.
그러나! 그 당연한 인식이 지금까지 우리를 곤경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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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그 어떤 경우에도 핵개발에 나서지는 못한다'는 확신은 주변 열강들과 북한 김정일의 정책 결정에 전제사실이 되어 있습니다. 과거 김정일이 핵을 개발하기 전만 하더라도 김정일의 핵개발이 대한민국의 핵개발을 부르고 일본의 핵무장과 대만의 핵무장 더 나아가 남미와 중동의 핵무장을 가져올 것이라는 도미노이론이 팽배했으므로 주변열강들은 북핵에 대단히 민감했습니다.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이 북한을 폭격하려고 했던 사실이 이를 증명합니다.
그러나 열강의 희망대로 대한민국은 북핵문제를 남의 일처럼 다뤄왔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김정일을 만난 뒤 그를 식견있는 지도자로 추켜세운 뒤 김정일이 핵을 개발하지 않을 것이다고 확언했습니다. 그가 핵을 개발하면 책임진다는 말씀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김정일이 핵실험을 했을 때 김 전 대통령은 북한을 자극해선 안 된다고 우리 쪽을 설득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평통자문회의에서 북핵은 우리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대미용이라고 김정일을 변호했습니다.
주변의 열강들은 6자회담이란 걸 계속했습니다. 그러나 그 회담은 김정일에게 온갖 지원을 해 주면서 시간을 벌어주는 것 말고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회담이었습니다. 결국 김정일이 상투적으로 벌이는 벼랑끝 전술이 통했던 것입니다. 부시 전 미국대통령은 임기 말에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혐의까지 풀어주었습니다. 그건 클린턴 전 대통령이 임기 말에 대북유화정책을 편 것과 너무 흡사했습니다. 심지어 당시 '종전선언'과 미북수교가 멀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대통령 후보자도 있었습니다. 일부 언론도 장비빛 꿈을 사실인 양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 어떤 성과도 없었습니다.
막연한 기대가 우리를 죽인다
김정일은 개방으로 나가지도 않았고 '당연히' 핵을 포기하지도 않았습니다. 일부에서는 우리가 김정일을 도와주고, 미국이 체제보장을 해 주면 북한은 핵을 포기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우리가 북한이라는 분단된 한 쪽, 그것도 지구상에 유일한 광신도집단을 그대로 두는 것이 헌법정신에 배치되는지 여부는 굳이 따지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그런 낭만적인 주장을 하는 자들은 마르크스주의자들 특히 그 사생아들의 전략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혈맹을 말하면서 안보를 미국에 의지하는 동안 미국은 자신의 이익에 따라 대한민국에 대한 시각을 수정해 왔습니다. 그 동안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북핵이 논의된 지난 20년 가까운 시간, 우리 국민들의 북핵에 대한 경계심은 거의 사라지고 이제 아무도 북핵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북한이 미사일을 쏘고 2차핵실험을 했을 때도 우리 주식시장은 별 동요가 없었습니다. 천안함이 피격되고 연평도가 직접적으로 공격당했는데도 우리 국민들은 북핵에 대한 공포를 잊고 있습니다.
참으로 놀라운 일입니다. 한편으로는 김정일의 노림수가 적어도 대한민국에는 통하지 않게 된 셈입니다. 그러나 그런 안보불감증에는 막연한 기대 외에는 어떠한 근거도 없습니다. '북한이 우리를 절대 핵으로 공격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이 전면 도발하면 미국이 개입해서 북한은 소멸할 것이다'라는 이런 기대는 오랫동안 우리 안보태세를 약화시킨 주범입니다.
김정일은 그 어떤 경우라도 개방으로 나아가지 않습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을 만났을 때 개방이란 말을 하지 말라고 요구했습니다. 개방이 자신의 무덤을 파는 일이요, 개방으로 나아가는 순간 자신은 물론 3대째 세습되는 왕조신화가 파멸된다는 사실을 누구 못지 않게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김정일에게 핵은 유일한 수단이자 무기입니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을 배제한 재래전 수행능력이 현저히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이 사실은, 김정일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재래전이 아니라 핵전쟁이라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북핵을 없애는 유일한 길
제가 '자위권'에 기한 핵무장을 주장할 때만 하더라도 우리 언론들은 북한이 고농축우라늄(HEU)을 보유한 사실을 애써 외면했습니다. 이란의 원심분리기에는 그렇게 민감하던 미국도 무슨 연유에선지 북한의 고폭실험과 미사일 발사에만 난리를 치지 우라늄농축시설과 농축사실을 따지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6자회담에서 합의했던 핵프로그램신고 역시 그 부분은 비밀에 싸여 있습니다.
저는 그 까닭을, 우라늄탄은 플루토늄탄에 비해 소형화가 쉽고 전술핵으로 사용할 수 있으므로 김정일이 우라늄탄을 개발했다면 더 이상 우리에게 비핵화를 종용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스탠포드의 해커 소장이 북한을 방문하고 김정일이 의도적으로 노출한 우라늄농축시설을 확인했습니다.
저는 이제 북핵에 대한 정책은 전환기를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김정일이 우라늄탄을 소지한 이상 우리가 막연하게 미국의 핵우산을 믿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더욱이 미국의 핵우산이란 것은 국민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피폭 자체를 막아주는 것이 아닙니다. 그건 미사일 방어체제(MD)가 수행하는 것이고 엄청난 비용이 드는 문제입니다. 미국이 제공하는 핵우산은 핵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에 불과합니다. 즉 대한민국이 김정일로부터 핵공격을 받으면, 미국은 ICBM과 SLBM 그리고 폭격기를 통해 동일한 보복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나마 미국은 본토가 핵공격받지 않는 한 핵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의회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물론 김정일이 핵을 사용하면서 전면전에 나설 도박을 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그러나 세상 일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는 신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 가능성이 만분의 일에 지나지 않더라도 우리는 대비해야 하는 것입니다. 또 북한 내 급변사태를 모면하기 위해서 김정일은 언제든 전쟁에 나설 수도 있습니다. 김정일과 한 배를 탄 군부 강경파들을 통제할 수 있는 곳도 없습니다. 러시아는 물론 중국은 이미 오래 전에 직접적인 통제권을 상실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일은 열악한 재래전 수행능력으로 비추어 개전 초기 특전병력을 투입해 서울을 포위하고 핵무기로 협상해올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전쟁이 발발해도 국지전 양상을 띠면서 절대 미군과 충돌하지 않으려 할 것입니다. 문자 그대로 '내전'으로 비치게 하는 것이 김정일의 복안입니다. 그래서 인계철선 역할을 하고 있는 미2사단이 평택 이남으로 철수할 때 전쟁의 위험은 훨씬 더 높아질 것입니다.
문제는 하나입니다. 통일이 지상의 명제인 한 '김정일에게 먹히느냐?' 아니면 '김정일이 무너지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말씀드렸다시피 김정일은 절대 개방으로 나가지 않습니다. 따라서 김정일을 도와주는 것은 김정일체제를 더욱 공고히 해서 분단을 고착화하는 결과를 가져올 뿐입니다.
이제 우리 의원들도 핵무장을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엔 미국에게 전술핵 재배치를 요구하자는 주장이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전술핵을 배치하더라도 과거 서독에게 그랬던 것처럼 관리권한을 우리에게 넘겨주지는 않습니다. 전술핵이 배치된다는 것은 오히려 북핵의 명분만 줄 뿐입니다.
그럴밖에야 적의 핵거점을 선제타격할 수 있는 지대지미사일의 배치를 확대하는 편이 낫습니다. 사정거리가 천km가 넘는 2천기 이상의 미사일이 최소한 필요할 것입니다. 김정일은 이미 900기 가량의 노동3호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아주 어려운 일입니다. 비용도 엄청나게 들지만, 무엇보다도 중국과 일본이 반발할 것입니다.
그래서 결론은 하나뿐입니다. 우리가 자위권에 기해 핵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주변열강과 김정일이 가지고 있는 확신, 대한민국은 북한이 무슨 짓을 해도 핵개발에 나서지 못한다'는 확신을 여지 없이 부숴버리는 것입니다. 그것이야말로 대한민국의 계속성을 담보할 수 있는 유일한 방책입니다. 우리가 안심하고 일하며 안심하고 잠들 수 있는 단 하나의 방안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북핵을 없애는 유일한 길이기도 합니다.(konas)
전원책(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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