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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북핵 2차 6자회담'에 거는 기대

Written by. 정준   입력 : 2004-02-27 오후 3:4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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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6자회담이 세계인의 관심 속에 진행중이다.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6개월만에 다시 열린 것이다. 외신은 회담 전 북한의 '핵 개발계획의 전면 폐기' 및 '일체의 핵 활동 동결'용의에 관한 가능성을 전하고 있다. 6개월 전 1차 회담 때와는 달리 남북 대표단이 회담 개막 전에 만나 순조로운 진행을 위해 '조율'까지 마친 바 있어 회담 전망은 일견 밝아 보인다.

북한 역시 그동안 쟁점이 되어온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그 프로그램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면서도 HEU 문제에 대해 6자회담 틀 내에서 계속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신축성을 보이고 있다. '존재하지도 않는 HEU'에 대해서는 논의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북한의 종전 기조였고 보면 상당한 진전이다.

1차 6자회담 이후 남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6개국은 북핵 해법을 놓고 꾸준히 의견을 교환하는 '회담장 밖의 협상'이 계속되어 왔고, 그 과정에서 북한의 불가침조약 체결 요구에 대해 미국을 포함한 5개국은 문서로 안정보장을 해 줄 수 있다는 공감대도 이미 형성되어 있는 상황이다.

그런 이유로 2차 6자회담에 거는 기대는 크다. 과연 그 기대가 충족될 것인가.  상견례적 성격을 띈 작년 8월의 첫 회담 이후 북핵문제는 오히려 악화되어 왔다. 더구나 북한은 6자회담 무익론을 공언해오다 지난달 미국대표단에 플루토늄을 보여주면서 '핵 억지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과시했었다.

개막 인사에서 미국은 '고농축우라늄을 포함한 핵 폐기'의 중요성을, 북한은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강조했다. 한국은 기조연설을 통해 제시한 3단계 해법[1단계는 북한이 핵 포기 선언시 참가국의 대북 안전보장 의사 표명, 2단계는 북한의 핵 동결·폐기시 검증 후 관련국의 대북(對北) 안전보장 잠정허용, 3단계는 북한의 핵 폐기 완료 후 참가국들에 의한 포괄적 관계개선(항구적 안전 보장)]이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기는 아직 이르다. 문제 해결을 위한 접근방법에 있어서는 상당한 차이가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핵 폐기를 위한 구체적인 일정표에는 합의하지 않은 채 막연한 핵 동결 선언만으로 보상을 받아내려고 할 경우 회의는 난항할 수도 있다.

단순히 재작년 10월의 2차 핵위기 이전 상황으로 되돌아가는 것으로 낙착되는 미봉책만으로는 부족하다. 1차 북핵위기(93∼94년)는 북한과 미국은 '경수로 건설'이라는 해법으로 벼랑 끝에서 한숨을 돌렸지만, 북미의 제네바 합의는 10년이 안 되어 휴지가 되고 말았다. '핵 폐기'가 아닌, 당시 '북한의 핵 관련 시설 동결'이라는 불완전한 방식으로 사태를 종결시켰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북미간의 '단순 중재자' 입장에서 떠나 미국의 CVID원칙(완전하고(Complete) 검증 가능하며(Verifiable) 불가역적인(Irreversible) 해체(Dismantlement))을 전제로 하는 한미공조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할 의지를 분명히 해야 과거의 '경수로 방식'을 뛰어넘는 진정한 해법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불완전한 방식의 '잠정적인 위기 모면'이어서는 안 된다.

'핵 동결과 동시 행동'을 요구하는 북한과 CVID원칙에 의한 선(先)핵 폐기를 원하는 미국의 해법 사이에는 여전히 큰 차이가 있을 것이고 보면 2차 6자회담에서 단번에 접점(接點)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우리 정부가 중재자로서 북미간 입장 차(差)를 조정하여 '여유공간'을 제시한다면 북한은 체제 고수를 위해 늘 그래왔듯이 그 틈을 비집고 또 다시 '챙길 거 다 챙기고 오리발을 내밀 가능성이 없지 않다. 따라서 설령 '북한의 핵 동결' 약속을 받아내더라도 그것이 완전한 핵 폐기 합의로 가는 첫 절차이어야 한다.

달리 말해 '북핵 불용(不容)'의 원칙 하의 실질적인 성과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정부가 북미간 이견 조정을 위해 마련한 3단계 해법은 예측 가능한 모든 변수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협상 틀을 공고히 하기 위한 '실무협의단 회의 정례화'만으로는 부족하다.

국민은 이번 회담이 북핵 문제의 근원적인 해법을 찾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하고 있다. 90년대 이후 10여년간 한반도를 짓눌러온 핵의 어두운 그림자가 걷히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중간 과정이나 우회로가 없을 수는 없겠지만, 어떤 경우이든 확실한 매듭이 있어야 할 일이다.

우리가 가야 할 최종 목적지는 '핵 없는 북한'이다. 그것도 북미 양자간의 합의가 아닌, 남한과 중국 일본 러시아가 당사자로 참여하는 '다자(多者) 틀' 내에서의 완벽한 결말이어야 한다. 이번 6자회담은 국민 모두에게 그런 확신을 심어 줘야 한다. 따라서 어떤 경우이든 정부의 역할이 북미간 이견조정을 위한 단순 중재역할로 끝나서는 안 된다. 반년만에 재개된 회담 그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은 더더욱 없어야 한다.

이번 회담이 최소한 북한이 모든 핵의 폐기용의를 밝힐 것을 전제로 나머지 5개 국가는 대북 안전보장 용의를 표명하는 선까지 합의를 도출할 수도 있을 것이다. 미국은 북한의 플루토늄 및 HEU 핵프로그램이 CVID 방식으로 폐기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검증방법과 절차는 차후 논의되더라도 이번에 최소한 북한으로부터 '핵 동결' 합의를 받아내야 한다.

이번 회담은 반드시 '생산적'이기 위해서는 회담에 임하는 북한의 태도가 큰 비중을 갖는다. 사태를 더는 악화시키지 않고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북한의 자세가 '필수'인 것이다. 국제적 약속을 어기고 핵 개발 추진으로 위기를 자초한 북한이 결자해지의 자세로 임해 국제사회에서의 신의를 회복할 수 잇기를 바랄 뿐이다.

북한은 이번 2차 북핵회담에서 중유와 에너지 지원을 받기 위해 핵 폐기의 전(前)단계 조치인 핵 동결에 합의할 수도 있다 우리로서는 북한의 '이중적'인 태도를 철저히 경계해야 한다. 우리는 저들의 '눈에 보이는 평화 제시'보다는 '보이지 않는 흉계와 음모'를 경계하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konas)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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