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의 리비아 개입과 북한에 적용 가능성
북한정권은 다국적軍의 리비아 개입사태를 아전인수(我田引水) 해서는 안돼 ..북한은 核 포기·反인권 범죄 척결 등 체제개혁에 적극 나서야
유엔 안보리의 리비아에 대한 결의(1973호)에 따라 美·英·佛을 주축으로 하는 다국적군이 카다피의 리비아 민간인 대량학살을 막기 위해 군사작전을 개시(3.19)했다. 공습은 비행금지 구역의 설정을 위해 주로 리비아 대공방어망과 지휘통제 본부를 무력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반군을 위협하고 있는 카다피軍에 대한 대응타격도 병행하고 있다. UN결의안 1973호에는 비행금지구역 설정 외에 ‘민간인 보호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까지 규정, 향후 안보리에서의 논의 결과에 따라 다국적군의 지상군 개입의 길도 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기문 사무총장의 언급처럼 다국적군의 리비아 무력개입은 국제사회가 국민 보호의 의지가 없는 범죄정권을 응징하는 좋은 사례이다. 이번 전쟁의 명분인 ‘국민보호 의무(Responsibility to protect)’라는 개념은 1994년 르완다사태 당시 투치족에 대한 대량 학살(50-80만명)을 국제사회가 막지 못한 것에 대한 반성에서 시작, 2005년 유엔세계정상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되었다. 이로서 UN은 국가가 자국민을 대상으로 집단학살·인종청소 등 反인권 범죄를 자행할 경우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합법적으로 개입할 수 있게 되었다.
리비아 국민이 처한 대량학살 직전의 상황과 결의 기권국가들(5개국) 前歷
다국적군이 개입하기 이전 리비아의 상황은 대량학살 일보 직전이었다. 카다피는 반군들을 “모두 매장 하겠다”고 협박하면서, 자국 국민을 목표로 박격포·미사일 등의 중무기와 폭격기를 동원하여 공격, 대규모 살육을 자행했다. 리비아 반군 대변인은 3.20 군사 조치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밝힌 아랍연맹 사무총장을 비난하며, "카다피에 반대해 반군 활동에 동조한 리비아인 80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또한 반군 과도정부 ‘국가위원회’ 위원장은 "카다피 군이 벵가지까지 진격할 경우 무고한 50만명의 목숨을 앗아갈 것“임을 경고(3.14)했다.
이와 같은 대량학살이 예고되는데도 불구하고 안보리의 對리비아 제재안에 기권한 러시아·중국·인도·브라질·독일 등 5개국은 반성해야 한다. 이들 국가는 브라질을 제외하고는 과거 정부가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대량학살을 직접 저지르거나 묵인한 전력이 있다. 러시아와 중국은 농업 집단화 및 숙청 등 공산화 과정에서 각각 1천만-2천만 명 및 1천만-4,600만 명을 대량 학살했다. 인도도 1947-48년 인도 분할시 50만-100만 명의 인종 청소가 있었다. 독일은 나치정권에서 유대인 등을 인종청소, 540-680만 명을 학살했다. 이들 국가들은 과거의 대량학살을 진정으로 속죄한다는 의미에서라도 카다피 정권 제거에 적극 개입해야 한다.
북한정권은 다국적軍의 리비아 개입사태를 아전인수(我田引水) 해서는 안돼
유럽지역의 냉전이 종식되면서 지구 차원의 핵위협이 약화되고, 주권 국가 간 분쟁과 함께 주권 국가내의 대규모 인도주의적 위기, 즉 대량학살이 인간의 삶에 가장 치명적인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20세기만 하더라도 국제전·내전으로 전투 중에 희생된 사람들(3,400만 명)보다 집단농장화와 숙청 등 공산화와 인종청소, 테러 등으로 인한 대량학살 희생자(6천만-1억 5천 만명)가 훨씬 많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즉 인간에 대한 위협이라는 측면에서 국가 간 전쟁방지와 함께 자국 내의 인도주의적 위기상황에 대한 개입이 더욱 요구되는 것이다. 이는 국가주권에 초점을 맞춘 전통적 군사안보와 함께 인간안보(human security)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이에 따라 주권존중의 원칙은 상대화되는 경향을 보여 주고 있다.
이와 같은 국제적 추세에서 북한이 이번 다국적군의 리비아 공습에 대해 보인 반응은 주권 존중의 법칙에 머물러 인간안보를 도외시하면서 주민들을 대량 학살한 국가의 한계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북한은 3.22 외무성 대변인의 조선중앙통신 기자 문답을 통해 다국적군의 공습을 "주권 국가의 자주권과 영토 완정에 대한 난폭한 침해로, 그 나라 인민의 존엄과 생존권을 무참히 짓밟는 최대의 반인륜 범죄로 단죄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리비아 핵 포기 방식' 이란 바로 '안전담보'와 '관계개선'이라는 사탕발림으로 상대를 얼러 넘겨 무장해제를 성사 시킨 다음 군사적으로 덮치는 침략방식”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입장은 리비아가 핵을 포기함으로써 서방국가의 공습대상이 됐다는 것으로, 북한이 리비아 사태의 교훈을 완전히 잘못 읽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리비아가 다국적군의 무력 개입을 받게 된 것은 정부군이 자국민에 대해 대량학살을 자행했고, 앞으로도 지속할 것이기 때문이다. 즉 핵이 없어서 공격을 받은 것이 아니라 카다피라는 독재자가 정부군을 동원하여 민간인에게 도저히 쓸 수 없는 미사일·폭격기 등의 무기를 동원하여 공격할 뿐만 아니라 반군지역 점령 시에 대량학살을 공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이 리비아사태를 피하려면 자위력 증강이 아니라 反인권 범죄를 자행하는 내부 정치체제와 정책을 혁신해야 한다.
북한은 核 포기·反인권 범죄 척결 등 체제개혁에 적극 나서야
북한은 리비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무력 개입에 대해 이런 추세가 일회성에 끝나거나 핵이 있으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오판해서는 안 된다. 앞으로 국가가 국민보호 의무를 다하지 않고 대량학살과 같은 인도주의적 위기를 조성할 경우 그 개입 빈도와 강도는 점점 높아질 것임을 알아야 한다. 이것이 바로 現 국제사회의 진정한 관심사이자 피할 수 없는 추세이다.
김정일 정권은 1990년대 중반 식량위기로 인한 대량학살(약 200萬 명)에 책임이 있다. 당시 북한 주민들의 비참한 기근사태는 북한당국의 지속적인 핵개발 등 군사우선 정책과 비능률적 경제운용, 차별적인 식량배급 정책 등에 그 책임이 있다. 우리와 국제사회는 다시 이런 일이 북한지역에서 일어난다면 ‘국민보호 의무’에 근거한 신속한 대응을 하는데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북한이 이를 피하는 방법은 자원배분 불균형의 주범인 핵개발을 포기하는 동시에 북한 내에서 광범위한 인권탄압 및 생존권 문제를 낳고 있는 선군정치·정치범수용소·연좌제·차별적 식량배급 등 反인권 정책과 범죄들을 척결하는 체제개혁에 적극 나서는 길 뿐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konas)
송기호(재향군인회 안보문제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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