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작년 6월 김용삼 전 철도상(장관급)을 간첩 혐의로 처형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4월 김정일 특별열차를 노린 것으로 알려진 평북 용천역 폭발 사고에 연루된 혐의다.

 북한에서 김정일 열차의 동선(動線)은 친위부대와 비서실 외에 철도상만 알 수 있는데, 김용삼 철도상이 중국에서 돌아오던 김정일 열차의 용천역 통과 시간을 외부로 유출했다는 것이다.

 정부 당국자도 4일 "김용삼 전 철도상이 처형된 것이 맞고 룡천역 폭발 사고와 관련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용삼은 1998년 9월부터 철도상을 맡아오다 2008년 6월 조선중앙통신에 마지막으로 동정기사가 나온 뒤 관련 보도가 없었으며, 그해 10월 철도성 참모장이었던 전길수가 철도상으로 언급되면서 교체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해 7월 철도국의 전시예비용 기관차들이 못쓰게 되면서 북한 정권 수립 60주년이었던 2008년의 9.9절 행사를 제대로 치르지 못하게 되자 당국이 2009년 3월 김 전 철도상을 처형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문일봉 전 재정상(2000~2008년)도 화폐개혁 실패의 책임을 물어 처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도 "관련 정보를 입수하고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앞서 지난해 4월 경제 사령탑이던 박남기 노동당 계획재정부장을 공개처형했다.

 북한은 또 군수공업부와 제2경제위원회(군수경제 담당) 산하 간부 20여명도 작년 말 횡령 등의 혐의로 숙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수공업부와 제2경제위원회 간부들은 무기 수출 대금 중 일부를 빼돌리다 국가안전보위부에 적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대북 소식통들은 “해외 무기수출권을 보유한 군부의 오랜 실세들을 겨냥한 숙청”이라거나, 김정은 후계 세습을 앞두고 김정일이 권력 세습의 걸림돌을 자기 손으로 처리하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일본의 대북인권단체 '구출하자, 북한민중 긴급행동 네트워크'도 지난 2월 북한이 2009년 말부터 작년 7월까지 박남기를 비롯해 52명을 공개처형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