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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의원들의 정치적 배임행위

“집권당 소속 의원으로서 의안을 통과시키려는 책임감보다 ‘기권 퇴장’ 쇼를 감행하는 데 더 신경을 썼다는 의혹 살수도”

Written by. 양동안   입력 : 2011-04-19 오후 9:5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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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의 한·EU FTA 비준동의안 처리와 관련하여 한나라당 의원들이 보여주고 있는 처신은 정치적 배임행위에 해당한다. 그들의 처신이 정치적 배임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은 다음 세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 한나라당 의원들은 한·EU FTA 비준동의안의 통과를 위해 충분한 준비를 하지 않았다. 집권당의 의원들이라면 동의안을 국회에 상정할 때 동의안의 통과를 위해 충분한 준비를 해야 한다. 국회의 다수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정당의 의원들이 치밀한 준비 없이 연습  삼아 의안을 상정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더구나 한·EU FTA와 같은 중요한 외교협정을 비준하기 위해서는 그 준비가 더 치밀했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의원들은 한·EU FTA 비준동의안과 관련하여 그것의 통과를 위해 집권당 의원들로서 했어야 할 준비를 거의 하지 않았음이 드러났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한·EU FTA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상정하기에 앞서 행정부와 사전 협의를 하는 과정에서 한·EU FTA 우리 말 협정문에 들어있는 오역과 오·탈자들을 찾아내지 못했다. 야당의원들은 잘도 찾아내는 오역과 오·탈자들을 숫자가 거의 배나 되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그것들을 단 하나도 미리 찾아내지 못했다는 것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대목이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또 한·EU FTA로 인해 피해를 보게 될 농·축산업 종사자들에 대한 피해보상대책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지 못했다. 이러한 사실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집권당 의원으로서의 정치적 의무를 위반했음을 의미한다.

 둘째, 한나라당 의원들은 한·E UFTA 비준동의안의 통과를 위해 야당의원들을 설득하는 노력을 충분히 전개하지 않았다. 외통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한·EU FTA 우리 말 협정문에 내포된 오역과 오·탈자들을 바로잡는 문제 및 보완대책의 향후 처리에 관한 각서작성 등과 같은 수단을 동원해보지도 않은 채 다수의 힘만으로 통과시키려 했고, 더욱 가관인 것은 같은 당 소속 의원의 괴상한 이탈을 방지하지도 못하여 동의안이 부결되는 사태를 초래했다는 점이다.

 외통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의 동의안 부결사태와 관련해서 강도 높게 지적되어야 할 한나라당 의원들의 배임행위는 심각한 폭력사태가 예견되지도 않은 상황에서‘한·EU FTA를 적극 지지하지만 물리력이 동원된 입법처리에는 반대한다’는 명분으로 기권을 선택함으로써 동의안의 부결에 일조한 홍정욱 의원의 행동이다. 동의안이 소위원회에서 가결이 되더라도 외통위 전체 회의에서 동의안을 원점에서부터 전면적으로 심의할 수 있기 때문에, 소위 표결과정에서 심각한 폭력사태가 발생할 리 없는 일이다. 이러한 점은 민주당이 소위에서의 동의안 부결을 걸고넘어지지 않고 외통위 전체회의에서의 동의안 심의에 응하겠다는 자세를 취하고 있는 데서 쉽게 확인된다.

 의안통과와 관련된 심각한 폭력사태가 발생하지 않을 조건에서, 의안통과를 위해 야당의원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설득활동을 전개하지도 않았던 홍정욱 의원이‘물리력을 동원한 의안처리에는 반대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기권한 것은 그가 집권당 의원으로서의 책임감을 소홀히 했음을 시사한다. 당시의 정황과 홍의원의 행동과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홍의원의 행동은 그가 집권당 소속 의원으로서 의안을 통과시키려는 책임감보다는‘기권 퇴장’의 쇼를 감행하는 데 더 신경을 썼다는 의혹을 살수도 있다.

 셋째, 한나라당 의원들은 한·EU FTA 비준안 통과를 위해 필요한 조치들을 적극적으로 강구하지 않고 있다. 문제의 홍의원이나, 외통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나라당 소속의 남경필 의원은 다 같이‘국익을 위해 한·EU FTA를 조속히 비준해야 하지만, 물리력을 동원해서 비준을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한나라당에는 이런 입장을 취하고 있는 의원들이 20여명이나 된다. 이들의 반발로 인해 한·EU FTA 비준이 무산될 가능성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은 그들에 대한 명확한 조치를 강구하지 않고 있다.

 남·홍 의원 등의 입장의 문제점은 ‘물리력을 동원한 의안처리에 반대한다’는 명제를 ‘국익에 필요한 의안은 가결되어야 한다’는 명제보다 우선시 한다는 것이다. 국회에서의 의안 처리가 몸싸움 없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원칙론이 옳다는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국익을 위해서 의안을 필요한 시점에 반드시 가결해야 하는 데, 야당이 물리력을 동원하여 그것을 저지하려 하고, 물리력을 동원하지 않고서는 그런 야당의 저지를 극복하는 방법이 없는 조건에서는 집권당은 물리력으로 그 저지를 돌파하고 의안을 가결할 수밖에 없다. 남·홍 의원 등은 이런 사리를 판단할 줄 모르는 것이다. 

 국민은 물리력을 동원한 의안통과를 무조건 비판하지 않는다. 굳이 물리력을 동원하여 통과시킬 필요가 없는 의안을 물리력을 동원하여 통과시키거나, 물리력을 동원하여 통과된 의안이 국익에 피해를 주거나 불합리한 것일 때 물리력에 의한 의안통과를 비판한다.

 국민은 국익에 필요한 의안의 통과를 물리력을 동원하여 저지하는 야당을 비판하고, 다수의석을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반드시 가결시켜야 할 의안을 가결시키지 못하는 집권당을 비판한다.

 한·E UFTA 우리 말 협정문의 오역과 오·탈자가 교정되고, 피해 보완책이 적정수준으로 마련된 후에도 야당이 한·EU FTA 비준동의안의 통과를 물리력으로 저지할 경우에, 한나라당이 물리력을 동원한 의안처리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가진 자기 당 소속의원들을 올바로 처리하지 못하여 야당의 저지를 극복하지 못하고 한·EU FTA 비준동의안을 통과시키지 못한다면 한나라당은 다수당으로서의 책무를 배반한 것이다. 

 한·EU FTA나 한·미 FTA와 같이 국익에 긴요한 외교협정을 비준함에 있어서 집권당은 야당의 주장 가운데 올바른 점들을 충분히 수용해야 한다. 그러한 수용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야당이 물리력을 동원해서 그 비준을 저지할 경우에는, 물리력을 동원하지 않고 야당의 저지를 돌파할 방법이 없는 현재의 조건에서는, 집권당은 물리력을 동원하여 비준해야 한다.

 국민이 한나라당에게 다수의석을 준 것은 그러한 미션도 수행하라고 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이 국익에 긴요한 외교협정을 물리력으로 저지하는 야당에 물리력으로 대응하기 싫어서 가결시키지 못하고 무산시킨다면, 그것은 국민이 한나라당에 다수의석을 주면서 부여한 미션을 외면하고 스스로 집권당이기를 포기하는 행위라 아니할 수 없다.(konas)

양동안(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http://blog.daum.net/pre-ago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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