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멍게 소동'에 대한 단상
"멍게가 달라붙은 어뢰를 동해에서 누가 언제 어떻게 서해 깊숙한 곳에... 상식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따져 봐야"
굳이 이념적으로 나누라면 나는 보수 원류가 아닐까 싶다. 고희(古稀)의 나이도 나이려니와 평생을 아이들을 가르치며 살아온 탓도 클 것이다. 가르치는 일은 안정 지향적인 직업이고, 또 내가 열정을 쏟아온 불교와 율곡 연구 역시 보수적인 성격이 강한 학문 영역에 속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내가 고리타분하다거나 수구 회귀는 아니다. 동국대와 가천의과학대 총장으로 재직하면서 새로운 대학, 발전된 대학으로 가꾸기 위해 학생 중심의 변화와 쇄신을 마다하지 않았다고 자부한다. 학문적·사상적 성찰도 게을리 한 적이 없으며, 지금껏 교육 현장에서 현역으로 부지런하게 살고 있기 때문이다.
자랑거리가 될 수 없겠지만 지금도 총장으로서 시간 나는 대로 변화를 요구하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있다. 새것을 받아들이는 데도 주저하지 않는다. 왜, 흔히 ‘보수는 게을러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쇠퇴한다’고 하는데, 이 기준으로 보면 나는 보수 원류도 진보도 아니다. 상식에 기초한 인본주의자라고 자리매김하는 게 옳겠다.
이러한 나의 눈으로 바라볼 때 최근 벌어진 천안함 멍게 소동은‘정말 이건 아니다’싶다.
지난달 25일 천안함을 공격한 어뢰에 달라붙어 있던 붉은 점이‘동해에 사는 붉은 멍게’라는 보도를 접하고 어안이 벙벙했다. '이건 또 무슨 얘기인가?’싶었다.‘멍게가 달라붙은 어뢰를 동해에서 누가 언제 어떻게 서해 깊숙한 곳에 옮겨 놓았으며, 이러한 사실이 어떻게 지금껏 보안을 유지할 수 있었는가?’'왜, 이제야 붉은 점이 발견된 것인지’'어뢰의 부식 정도가 천안함의 잔해와 같은 것으로 나왔는데, 그렇다면 비슷한 때 동해에서도 북한이 어뢰를 발사했다는 말인가.’황당함에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해병대 대위로 제대한 지 40년이 넘어 이제 군사적 감각이 무뎌졌다고는 하지만,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았다. 아무리 무기체계가 변했고 과학기술이 발달했다고 해도 북한과 짜지 않고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인터넷 매체가 이 의혹을 보도하자 순식간에 인터넷 세상은 요동을 쳤다. 정치권까지 가세했고 우리 사회가 들끓기 시작했다. 정부의 발표를 의심하는 분위기가 급물살을 타는 듯했다. 지난 6일 국방부의 발표로 일단락됐지만,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 이수 박사의 연구결과가 큰 힘이 됐다. 이 박사의 연구가 없었다면‘멍게 소동’으로 우리 사회가 지불했어야 할 사회적 비용이 엄청났을 것이다. 논문 발표를 포기하면서까지 인터넷에 보도된 멍게 사진의 조작 사실을 밝힌 이 박사의 용기에 격려를 보탠다.
군인이 경계태세를 늦추지 않는 것처럼, 한 사회나 국가가 재앙이나 재해에 대해 대비하는 것은 당연하다. 또 의혹이 있다면 투명하게 규명하는 것이 옳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연구결과나 설명까지 애써 무시하고, 내 추론과 추측이 옳다는 식의 태도는 안 된다. 상식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따져 봐야 한다. 진실이란 불편한 게 많은 법이다. 이제 붉은 점 사진 하나로 온 나라가 들끓는 세상이 됐으니 불편하더라도 우리 모두 진실에 다가서는 노력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konas)
출처: http://kookbang.dema.mil.kr/
송석구(대통령 직속 사회통합위원회 위원장, 가천의과학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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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24 오전 11:26:3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