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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준비 무엇이 문제인가

Written by. 코나스   입력 : 2004-03-02 오전 8: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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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라크에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매우 좋다. 모두들 '코리아 굿'을 외친다.
그러나 한국군이 부풀려진 재건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면 어떻게 될 지 걱정이다." 

    이라크 평화재건 임무를 부여받은 자이툰 부대(부대장 황의돈 소장)의 키르쿠크
배치를 1개월 가량 앞두고 부대 임무의 모호성으로 인한 논란이 일 조짐이다.

    이에 대한 적절한 대책없이 그대로 장병들을 키르쿠크로 보냈다가는 우리  장병
들이 정말로 위험하고도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군은 건설업체(?) = 키르쿠크 주민들에게 한국군 파병에 대한 의견을  물
으면 십중팔구 환영한다고 말한다. 주민들은 한국군이 와서  아스팔트도  깔아주고,
전력도 공급해 주고, 집도 지어줄 것처럼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병부대 창설식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던 압둘 라흐만 무스타파 키르쿠크  주지
사 조차도 "도로, 전기, 배수시설 및 물공급이 시급하다"며 기반시설 확충에 한국군
이 전력을 기울여 줄 것을 주문했다.

    그렇지만 한국에선 아무도 토를 달지 않았고 맞장구를 쳤을 뿐이다.

    키르쿠크 주정부의 한 관계자는 "한국 대통령이 우리 지사를 만나 한국군의  재
건임무를 강조했고, 우리 지사는 그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만큼 당연히 하급직원
들도 한국군은 콘스트럭션을 위해 온다는 인식이 쫙 퍼져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지에서 만난 한 한국인은 "한국군의 파병임무가 과대포장돼 알려져
큰 문제"라며 "이곳 주민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어떤 효과가 나타날  지
벌써부터 걱정"이라고 말했다.

    키르쿠크주 기간시설은 쿠르드족과 투르크멘족에 대한 사담 후세인 정권의 배제
정책으로 낙후정도가 굉장히 심각한 상태다. 한국군 주둔 예정지로  꼽히는  하위자
마을 중심부도 비포장일 만큼 도로상태는 엉망이다.

    현지인들은 어디에서부터 손 대야 할 지 모를 정도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곳 주민들중에는 한국군이 이런 문제를 일거에 해결해 줄 것으로 착각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렇게 잘못된 인식이 퍼진 것은 우리 정부가 파병에 따른  국내외  반발정서를
무마하기 위해 지나치게 전후재건쪽에 초점을 맞춰 홍보를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이라크인은 "키르쿠크는 시속 100㎞ 이상으로 1시간을 달려도 벗어날 수  없
을 만큼 광활한 지역인데 한국군 3천여명이 한정된 시간안에 재건작업을 하면  얼마
나 하겠느냐"며 "프로퍼갠더를 한 데 대한 대가를 치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키르쿠크 주민 실망시킬 파병준비 상황= 한국군이 주둔할 하위자의 새브한 칼
라프 알리 알-주부리 시장은 한국군 배치로 인한 치안안정 보다는 한국군이  들어올
때 가져올 장비와 돈에 대해 더 깊은 관심을 보였다.

    도로, 전력, 하수도 등 기간시설이 사실상 완전붕괴된 상태인 하위자를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게 하려면 이를 재건할 장비와 투자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식통은 "한국 정부가 홍보한 대로 재건을 통해  현지주민들
을 만족시키려면 저항공격에 대비한 무기보다 건설중장비와 현금을 더 많이  가져오
고 아주 오래 주둔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파병예산이나 기간을 보면 신통치 않은 상황이다.

    `미군 1개 중대 규모가 묵는 숙소에 1개 대대 병력을 묵도록 한다'는 말이 인구
에 회자될 정도로 예산타령을 하는 정부가 현지 주민이 기대하는 만큼의 장비지원과
기간시설 복구공사를 해 줄 수 있을 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방부가 지난 해 말 국회에 보고한 올해 말까지의  파병예산안을  보면
총 2천296억원중 병사 월급 등 경상운영비가 절반을 넘는 1천484억원이었고, 장비구
입비를 비롯한 전력투자비가 812억원이었다. 

    도로를 포장하고 전력공급 시설을 보수하고, 하수도를 정비하기 위한  기간시설
복구비는 아예 없었다. 지난달 25일 국방부는 파병예산으로 기획예산처에 574억원을
추가로 요청했지만 이는 안전보장에 쓴다는 조건이 달려 있다.

    ◆`실망'은 곧 안전 위협요소= 한국군을 반겼던 현지인들의 실망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 지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한국에 대한 나쁜 이미지가 형성될  것이
고, 한국군이 친구가 아닌 저항의 대상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한 소식통은 이라크인들이 한국에 좋은 감정을 갖고 있는 것은 그동안 충돌할만
한 이해관계를 맺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파병이 이뤄진 뒤 한국이 `허풍'만 떨었다는 인식이 퍼지게  되면
우호적인 여론이 갑자기 적대적으로 돌아설 수도 있다"며 "이는 우리 장병의 안전을
위협하는 악순환의 고리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파병준비도 허점 투성이= 이라크에 나와 현지에서 돌아가는 상황을 비
교적 잘 꿰고 있는 일부 교민들은 정부가 성공적인 파병과 파병효과를 높이기  위해
얼마 만큼의 노력을 기울였는 지 강한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일례로 3천600여명의 병력을 보내기로 한 키르쿠크의 사정을 파악하기 위해  그
곳 미군기지에 고작 영관급 연락장교 1명을 보내놓고 무슨 일을 도모할 수 있겠느냐
는 것이다.

    사실 파병실무를 맡고 있는 군 당국은 파병예정지의 주민들이 파병부대에  어떤
활동을 기대하는 지, 저항세력의 활동과 관계된 각 마을의 종족구성은 어떻게  분포
돼 있는지 등 기초정보 수집을 위한 현장조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장병들의 안전과 임무의 완벽한 수행을 위해 단순한 훈련시에도 현지 사전
정찰을 2-3차례 한다는 군 지휘관들의 주장을 고려하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부분
이다. 

    외교통상 부문도 사정은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 

    종족갈등이 심각한 키르쿠크에서 파병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민간부문을  통한
전후 복구지원을 어느 지역에서 어떤 방식으로 전개해 나갈 것인지 등에 관한  종합
청사진이 없어 부문별로 따로 노는 실정이다. 

    한 소식통은 "일본은 자위대 병력 1천명을 파견하면서 민.관.군이 진행할  종합
플랜을 짰다"며 "경찰 순찰차로 이라크 전역을 누비고 다니는 닛산, 도요다  자동차
가 그 플랜의 일환"이라고 한국정부의 졸속 파병준비를 질타했다. (연합)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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