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재개의 관건은 북한의 진정성
"북한은 엘더스 그룹에 메시지나 전달하는 수법이 아닌 진정성을 갖고 남북대화, 북미대화, 6자회담에 나서는 정공법으로 나와야"
지난주 서울에서는 6자회담을 재개하기 위해 미국과 중국의 노력이 벌어졌다. 평양을 방문하고 온 지미 카터(Carter) 전 미국 대통령의 기자회견과 동시에 우다웨이 중국 한반도사무 특별대표가 방한해 우리 정부와 대화를 가졌다. 세계의 관심을 서울에 옮겨 놓은 듯한 장면이 연출됐으나 6자회담 재개의 관건은 북한의 진정성 있는 대화 자세에 달렸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카터의 방북과 우다웨이의 방한은 지난해 8월 말에도 있었다. 동시는 아니었지만 카터는 미국인 곰즈(Gomes)를 석방하기 위해 방북했고, 우다웨이는 며칠 뒤 천안함 정국을 벗어나고 6자회담 재개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이번에 카터는 아일랜드 전 대통령을 포함한 엘더스 그룹과 함께 북한의 초청을 받아 평양을 방문했다. 세계의 관심은 카터가 김정일을 만나 북한의 진정성 있는 대화 자세를 확인하는 데 있었으나, 카터는 김정일을 만나지 못했다. 막판에 부부장급이 나타나 북한은 남북정상회담과 북미회담을 원한다는 김정일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카터가 개인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했다지만 북한의 메시지 전달은 의전이나 내용 면에서 국제적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은 카터를 맘껏 활용했다. 기아와 국제적 고립 국면을 탈피하고자 카터를 초청해 북미회담을 트고, 북한의 식량난이 한미 양국을 비롯한 서방의 대북한 제재에서 비롯되고 있음을 부각시키고자 했다. 뉴욕타임스가 이를 받아서 ‘식량은 정치적 수단이 아니다’라고 사설에 쓸 정도로 착시현상을 일으키기도 했다.
1990년대 카터는 북한에 이용되지 않았다. 북한의 NPT 탈퇴와 핵연료봉의 무더기 인출사태를 맞아 클린턴 행정부가 대북 군사행동을 고려했을 때 그는 미국의 특사자격으로 평양으로 향했다. 전쟁 위기를 해소하고자 십자군같이 행동했다.
김일성을 만나 즉시 핵 동결을 제안하고 그의 약속을 받아냈으며, 미국의 군사행동을 막고 남북한 정상회담을 이끌어 냈다. 한반도의 핵위기를 막은 것이다. 갈루치 대사에 의하면 카터의 공이 컸지만 이때 큰 실수도 했다. (김일성에게 “북한이 NPT에 남아 있는 한 재처리와 농축을 할 수 있다”고 얘기한 것이다. 이후 백악관은 매우 난처한 입장에 처한 적도 있다.)
북한 당국이 카터를 통해 전달한 메시지로 그들의 대화 의지가 한국과 미국, 그리고 세계에 전달됐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두 차례의 핵실험, 두 차례의 대남 도발의 죄상은 북한의 진정한 사과와 행동 변화가 없으면 묵과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며칠 뒤 있을 우다웨이의 평양 방문에 대한 북한의 태도에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북한은 이제 정공법으로 나와야 한다. 미국의 전직 대통령을 비롯한 엘더스 그룹에 메시지나 전달하고 가 버리는 그런 수법이 아니라 진정성을 갖고 남북대화와 북미대화, 6자회담에 나와야 한다.
이번 우다웨이의 방한 결과, 한·미·중 삼자간에는 6자회담은 남북대화, 북미대화, 6자회담의 순서를 거치는 것으로 양해되고 있다. 북한은 남북대화를 통해 지난해 무력도발에 대한 사과와 더불어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해야 할 것이다. 북미회담과 6자회담이 이뤄지면 북한은 검증 가능한 비핵화 방법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6자회담은 북한이 이익이 있다고 생각하면 돌아오고 이익이 없다고 생각하면 무기한 결렬시켜 버리는 그런 회담이 아니라 3개월마다 정기적으로 개최돼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하는 그런 회담이 돼야 할 것이다.(konas)
출처:http://kookbang.dema.mil.kr/
한용섭(국방대 부총장, hanyongsup@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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