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미스부대를 아시나요 - 파병부대 `반면교사' 삼아야
한국전쟁에 참전한 미군이 현실인식을 제대로 못해 맛봐야 했던 가장 쓰라린 패배 사례로 스미스 특수임무부대가 전사(戰史)에 기록돼 있다.
스미스부대는 유엔의 결의에 따라 미국이 한국전쟁에 투입한 첫 지상군부대다.
포병, 공병이 보강된 대대 규모로 구성됐던 이 부대는 당시로선 최전방인 오산 북방 죽미령에 진을 치고 서울과 수원을 거쳐 남진하던 북한군과 최초의 전투를 치렀다.
미군은 당시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고 일본을 점령했다는 자만감에 빠져 위세만으로도 북한군을 제압할 것으로 착각했다. 북한군의 실체를 보지 못했고 인정하려 들지도 않은 채 전투에 임했던 것이다.
결과는 부대원 540명중 150명의 전사자와 행방불명자가 생기고, 72명이 포로가 되는 등 스미스부대의 완패로 끝났다. 전사가(戰史家)들은 상대를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자만에 빠졌을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가를 여실히 보여준 전투로 평가하고 있다.
이제 한국은 미국을 돕는 위치가 돼 평화재건(자이툰) 부대라는 이름을 붙여 전쟁후 치안불안이 계속되고 있는 이라크에 다음달중 3천여명을 파병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라크 파병은 미국의 요청에 의한 모양새를 취하긴 했지만 엄청난 성장 잠재력을 지닌 이라크와의 미래관계 등 국익을 고려할 때 불가피하다는 게 지배적인 견해인 듯하다.
국민을 대의하는 국회가 동의해 준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러나 군 당국의 파병준비가 졸속으로 이뤄져 자칫하면 한국군에서 50여년전의 스미스부대 망령이 되살아 날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장병 안전과 국가이미지를 좌우할 파병지 결정 과정이나 빈틈없는 대책마련에 필수적인 정보파악 절차가 허술하기 짝이 없다는 게 사정을 아는 사람들의 얘기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군내에서 조차도 파병임무를 군사적 차원에서 접근하기 보다는 지나치게 정치적인 시각으로만 봐 문제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고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다.
"이런 상태로 가면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하지 못할 가능성이 99.9%다.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서둘러 스미스 부대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할 것이다."
군 당국이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파병준비 과정에 어떤 문제가 있는 지를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한 소식통의 이같은 지적은 꼭 새겨들어야 할 충고인 것 같다. (바그다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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