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선거 이번에는 뿌리뽑아야
국회의원 출마 예정자 쪽으로부터 받은 돈을 자진신고해 50배의 포상금을 받은 사례가 생겨났다. 출마 예정자의 부인이 남편의 지지를 호소하며 3개 단체에 10만원씩 모두 30만원의 돈봉투를 돌리자 돈 받은 단체가 선관위에 신고, 각각 500만원씩 모두 1천5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받았다는 것이다. 제17대 총선과 관련해 금품을 받은 유권자가 다른 당을 통해 선관위에 신고하거나 제보해 포상금을 받은 경우는 있었지만 이번처럼 유권자가 직접 신고해 포상금을 받은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앞서 주부들을 고용해 입당원서를 받아낸 대가로 돈을 준 것이나 정월대보름 윷놀이 행사에 참석해 금품을 건넨 불법행위 등도 유권자들의 제보가 아니었으면 그냥 지나칠 수 있었다. 아직까지는 몇몇 사례에 지나지 않지만 물꼬를 잘만 터주면 `유권자의 힘' 덕택에 예상 밖의 성과를 거둘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제 아무리 난다긴다 해도 전국 3천 600만 유권자의 감시의 그물을 빠져 나갈 재주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돈으로 돈 선거를 추방하자는 포상금 지급 발상이 썩 유쾌한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방법상의 호불호를 따질 계제가 아니다. 개정 선거법에도 포상제를 새로 넣는 한편 선거사범을 적발한 경찰관을 특진시키기로 한 것, 이번의 유례없는 거액 포상금 지급 등은 고육지책으로 이해된다.
2004 총선시민연대는 부패정치, 돈선거, 지역감정을 한국정치 발전의 3대 걸림돌로 지목했다. 이 `정치 3악'을 추방하기 위해 유권자들이 선거현장을 두 눈 부릅뜨고 감시할 것을 촉구했다. 유권자들의 깨인 의식에다 당국의 의지가 합쳐진다면 최소한 돈 선거만큼은 추방할 수 있을 것이다. 몇십만원짜리 돈봉투 때문에 후보 자리를 내놓아야 하는 진기한 사건을 두 눈으로 지켜보는 중이다. 돈 받은 유권자 역시 받은 액수의 50배의 과태료를 물어내는 등 톡톡히 창피를 당할 판이다. 유권자, 후보자 모두 선거판이 변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때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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