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당 케리 후보 확정과 북핵 문제
존 케리 상원의원의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확정은 6자회담 등 북한 핵문제 해결에 있어서도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대체적인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오는 11월의 미 대선 때까지 북핵 문제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현상황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성급한 관측마저 제기되고 있다.
케리 의원은 지난달 29일 뉴욕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북핵 문제와 관련, "조지 부시 행정부는 현재 북핵회담을 마지못해 하는 인상을 주고 있다"며 "회담이 머리를 맞대고 직접 협상하는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부시 행정부가 과거 클린턴 행정부가 추진했던 비상한 노력을 이어가지 않고 있다"며 "당선되면 과거 민주당 행정부가 추진했던 대화방식으로 즉각 되돌리겠다"고 공언했다. 자신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공화당 정권이 추진해왔던 대북정책 기조를 전환하겠다는 뜻을 사실상 예고한 셈이다.
따라서 북한의 입장에서는 대북 강경기조를 견지하고 있는 부시 행정부와 핵문제를 풀어나가기 보다는 케리 후보의 당선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면서 미 대선 때까지 '시간끌기'에 목표를 두는 전략으로 임할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즉, 북한은 일단 6자회담의 연속성은 유지하면서 대화를 통한 해결의 여지는 남겨두는 모양새를 취하되 좀처럼 타협의 빌미는 주지 않는 이른바 '우보(牛步) 전술'을 구사할 개연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6자회담은 대선 전까지 몇차례 더 열리겠지만 획기적 성과는 도출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부시 행정부가 북핵 문제의 진전이 대선에도 유리하다는 판단 아래 6자회담에 임하겠지만 북한이 시간끌기 전략으로 일관할 경우 뾰족한 대응 방법이 없다는데 있다.
'채찍'으로 북한을 압박할 경우 6자회담의 틀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고 '당근'으로 유인하자니 좋지않은 선례를 남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일관성 없는 정책으로 비판받아 오히려 대선에서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기때문이다.
따라서 부시 행정부도 북한의 '시간 끌기'에 대해 일단 '시간 벌기'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때문에 3단계 북핵 해법을 제시하는 등 절충에 나섰던 한국 정부는 북한이 케리 후보의 대북정책 노선을 착각해 6자회담이 공전을 거듭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9.11 테러 이후 미국이 대량살상무기(WMD) 확산 방지를 초당적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만큼 케리 후보가 집권하더라도 대북정책이 크게 약화되거나 유연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케리 정권이 출범하더라도 북한은 타이밍만 놓쳐버렸다는 실망감을 느끼게 될 것인 만큼 보다 성실한 자세로 6자회담 협상에 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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