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론을박, 상부지휘구조개편 대토론회
“변화와 개혁을 늦추거나 포기할 수 없다”, “국무회의 통과안 놓고 국민의견 수렴하는 것은 버스 떠난 뒤 손 흔드는 꼴”
1일 국방부는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국방개혁의 핵심 내용인 ‘상부지휘구조 개편’에 대한 국민들의 의견을 듣고 반영하기 위한 대토론회를 열었다. 군 내부의 조직 개편과 관련해 ‘국민 대토론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재창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ㆍ안병태 전 해군참모총장ㆍ김홍래 전 공군참모총장 등 육ㆍ해ㆍ공군의 예비역 70여 명을 비롯해 비정부기구(NGO), 학계, 인터넷으로 추첨한 국민, 대학생 등 300여 명이 참석해 큰 관심을 보였다.
지정토론자들 중에서 국방개혁에 대한 지지의 입장을 밝힌, 신양호 예비역 소장은 "우리군은 6ㆍ25전쟁 후 미군의 편제를 답습했고 고민도 하지 않고 그대로 수용했다. 50년이 지나 타성에 젖은 부분도 있다"면서 "세계에서 가장 오랜 기간 동안 긴장관계에 있는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통합군체제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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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군 후배들이 최선의 안을 내놓은 것을 가지고 예비역들이 의견을 제시하는 방법이 부드럽지 못하다"면서 "전쟁 경험이 없는 후배들이 전쟁을 지휘하는 교리를 통합하는 능력을 갖추려면 지금 시작해도 3년이 부족하다"며 지지했다.
한광문 예비역 육군 소장은 “작년 우리 군은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을 당했다”며 “이것을 누구의 잘못이냐고 논해서는 안된다”고 피력하면서 현재 추진하고 있는 국방개혁의 필요성을 지지했다.
그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군은 전쟁을 대비하는 곳이고 군 조직개편은 국방장관 고유의 권한”이라며 “예비역이 육ㆍ해ㆍ공군이 어디 있냐? 소모적인 논쟁을 중단해야 한다”고 앞서 반대 의사를 밝힌 발표자들을 반박했다.
김열수 국방대학교 교수 또한 “국방부 개혁안은 통합군제가 아니라 합동군의 유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미국의 경우 해‧공군의 비율이 비슷한 상황이지만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의 전쟁에서는 모두 육군이 지휘했다”며 “국방개혁의 기본정신에 대한 오해가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국방개혁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는 김혁수 예비역 해군준장은 “국방부는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을 기화로 군 구조 개편을 획책하고 있는데 당시의 사건은 합동성의 문제나 군 구조 때문이 아니라 군 지휘부의 무능 때문이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국방부의 상부 지휘구조 개편이 이루어지면 각 군 총장이 오산(공군작전사령부), 부산(해군작전사령부), 용인(육군작전사령부)에 나눠서 지휘하는 등 분산된 형태가 된다”, “군의 지휘체계가 바뀌면 미국은 최소 2년간 검증하는데 우리는 태극훈련을 3일간 해놓고 검증을 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한성주 예비역 공군소장은 "상부지휘구조 개편안은 통합군제이다. 군령권과 군정권을 한사람에게 독점시키면 문민인 국방장관의 권한을 능가할 뿐만 아니라 정치개입이 수월해지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군의 전투중심 조직이 합참과 각 군 작전사령부인데도 작전사령부가 사라져 버렸다. 각 군의 작전사령부를 해체하는 것이 군을 전투임무 조직으로 개혁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또한 “잘못된 진단으로 현재 국방부가 추진하는 고비용의 외과적 대수술을 받는 다면 도리어 합동성이 결여된 만신창이의 군이 될 수 있다”고 비판하면서 “국방부가 내놓은 개편안 ‘합동성’과 관련한 사항은 헌법정신에도 위배된 사안”이라고 문제 삼았다.
남창희 인하대학교 교수는 “국방개혁은 반듯이 추진되어야 한다”면서 “그러나 군은 무력을 행사하는 집단이기에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가능한 군정과 군령은 분리하는 것이 원칙이며, 군사력 운용을 통합하는 것 또한 민주주의에서는 없는 러시아, 중국에서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유토론에서 청중들은 저마다의 입장을 밝히는 목소리가 달랐다. 이한호 전 공군총장은 “국방개혁과 관련해 국방부에서 제시한 대로라면 반대하는 사람이 문제인데 그런데 이 책자 내용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문제점으로 삼았다.
특히 “정부가 국방개혁 개편안에 반대하는 사람은 다 정신 나간 것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각군 총장이 군령계선에 들어가지 않아서 합참의장이 작전을 지휘하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2015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때문에 상부구조를 바꾼다는데 당초 2012년에 하려다 미뤄진 것 아니냐”, “그 이전부터 준비를 하고 있었을 것인데 이제 와서 호들갑 떠는 것은 군이 스스로를 폄하하고 누워서 침을 뱉는 격”이라고 덧붙였다.
장호근 예비역 공군 소장은 “지금 하고 있는 ‘국민 대토론’의 명칭이 말 그대로 ‘토론회’냐 아니면 ‘일방적인 통보냐’” 문제기를 제기하면서 “예비역들의 의견을 일찍 수렴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는 표현과 함께 “국무회의를 통과한 법률을 놓고 국민의견 수렴하는 것은 버스 떠난 뒤 손 흔드는 꼴”이라며 “국방부가 진정으로 수정, 보완하려면 입법예고를 다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승부 예비역 육군소장은 “개편안은 창군 이래 처음으로 국군이 전쟁을 책임지는 위치에 들어서는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며 “간첩침투와 국지도발 대비에 그치고 있는 합참의장의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학생 김현주 양은 “요즘 젊은이들이 안보에 대해 관심이 많다. 특히, 여기에 계신 분들은 그 어느 누구보다 국가 안보에 관심을 갖고 있는 분들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국가안보와 관련해 서로가 통합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으면 좋겠는데 분열되는 느낌을 받아 안타깝다”며 안보를 책임지는 기성세대에게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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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에 앞서 김관진 국방부장관은 “개혁에는 많은 어려움과 부담이 따르기 때문에 사람들이 변화 자체를 거부하는 측면도 있지만 이 때문에 변화와 개혁을 늦추거나 포기할 수 없다”며 “변화하지 않으면 적과 싸워 이기는 강한 군대, 시대를 앞서가는 강한 군대를 만들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혁 방법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그것이 소모적 논쟁과 불필요한 갈등을 일으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먼저 배려함으로써 육ㆍ해ㆍ공군, 그리고 예비역과 현역이 하나로 뜻을 모으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는 홍두승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의 사회로 국방장관 개회사, 상부지휘구조 설명, 패널 지정발표, 자유토론 순으로 진행됐으며, 패널로는 찬성측에서 김열수 국방대 교수, 한광문 예비역 육군소장, 신양호 예비역 육군소장이, 반대측에서 남창희 인하대 교수, 김혁수 예비역 해군준장, 한성주 예비역 공군소장 등이 자신들의 의견을 피력했다.
국방부는 수렴된 의견을 검토해 국방개혁 과제를 구체화하는 과정에 적극 반영할 방침이다.(konas)
코나스 이영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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