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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장관의 궁색한 남북비밀접촉 해명

Written by. 정용석   입력 : 2011-06-03 오후 4: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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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인택 통일부 장관이 북한에 의해 폭로된 남북비밀접촉과 관련해 2일 국회에서 답변 하였다. 그는 5월 베이징에서 있었던 비밀접촉의 "기본 목적은 천안함·연평도 도발에 대해 북한으로부터 분명한 시인, 사과, 재발 방지를 받아내기 위한 것" 이라고 하였다. 북한의 주장대로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것이 아니고 작년 도발에 대한 사과를 받아내기 위한데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의 말을 믿을 사람은 많지 않다. 본말이 전도된 답변이다. 그 이유는 다른데 있지 않다.

 첫째, 북한의 도발에 대한 사과를 받아내기 위해서였다면 굳이 통일부 실장, 국가정보원 국장, 청와대 비서관이 비밀리에 나설 필요가 없다. 공개적인 회담으로 충분하다. 공개적인 회담에서는 해결이 안되기 때문에 비밀로 갔다는 변명은 납득하기 어렵다. 비공개라고 해서 북한이 사과하겠다고 나설 턱이 없다는데서 그렇고 그것은 5월의 비밀접촉에서 입증되었다.

 북한측은 5월 비밀접촉에서 "사과는 안 된다고 못박자" 남측이 "제발 북측에서 볼 때는 '사과'가 아니고 남측에서 볼 때는 사과 처럼 보이는 절충안이라도 만들자"며 "제발 좀 양보해달라고 애걸하였다."고 한다. 이 대목이 사실이라면, 남측은 정상회담을 위해 북한 도발에 대한 사과 수준을 "절충안" 정도로 낮춰 넘어가려 했음을 짐작케 한다.
 
 둘째, 그동안 이명박 정부는 남북정상회담 추진을 위해 여러 차례 비밀접촉을 해 왔다는데서 5월의 비밀접촉도 정상회담 추진을 위한 연속이었다고 간주케 한다. 정부는 2009년 10월 싱가포르에서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현 대통령실장)과 북한의 로동당 통일선전부장이 정상회담 추진을 위해 비밀리에 접촉했다. 이어 다음 달인 11월에도 통일부 정책국장 등이 정상회담 방안을 계속 논의하기 위해 개성공단에 두 차례에 걸쳐 비공개 접촉을 가졌다. 

 이어 2010년 6월 이후에도 세 차례 개성에서 남북 비밀대화를 가졌다고 대북 소식통이 전한 바 있다. 실상 김황식 국무총리도 지난 2월25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정상회담 추진과 관련해 "정상회담 추진 시도가 있는지 없는지는 공개된 자리에서 밝힐 수 없다."고 답변하였다. 저와 같이 "정상회담" 추진을 위해 이어진 비밀접촉은 지난 5월의 비밀접촉 또한 정상회담 추진에 초점이 쏠려있었던 것으로 간주케 한다.

 셋째, 남측이 비밀접촉에서 정상회담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 까지 제시한 것도 정상회담 에 몰입되어 있었음을 드러냈다. 북측의 주장에 따르면, 남측이 비밀접촉에서 두 사건에 대한 문제가 타결되면 5월 하순경 정상회담을 위한 장관급 회담, 6월 하순경 판문점에서 제1차 정상회담, 그로부터 두 달 뒤 평양에서 제2차 정상회담, 내년 3월 핵안보정상회의 기간내에 서울에서 제3차 정상회담을 개최할 것을 제안하였다는데서 그렇다.

 넷째, 남측이 "돈 봉투 까지" 건네며 북측에 매달리며 "최소한의 유감이라도 표시해 달라"고 "애걸"하였다는데 서도 정상회담에 치우쳐 있었다는 점을 간파케 하였다. 북측은 남측이 "최소한 두 사건에 대해 유감이라도 표시해달라" "말레이시아에서 다시 만나 이 문제를 해결하자"며 "돈 봉투 까지 거리낌 없이 내 놓고...유혹하고 꾀하다가 망신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천안함·연평도 도발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내기 위해서라면 굳이 돈 봉투를 건넬 필요가 없었다고 본다.

 다섯째, 현 장관이 5월 비밀접촉 목적을 정상회담이 아니라 북측의 사과를 받아내는데 있었다고 궁색한 변명을 하게 된 데는 그럴만한 연유가 있다고 본다. 우리 국민 대다수가 북한과의 정상회담 보다는 도발에 대한 똑 떨어진 사과를 먼저 받아내야 한다고 주장한다는데 기인한다. '선 사과 - 후 정상회담' 수순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임기 말을 앞두고 정상회담을 임기 내 추진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은 나머지 서둘러 '선 사과 - 후 회담' 수순을 포기하고 사과와 정상회담 동시 병행 추진에 들어간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협상에서 서둘면 상대편에게 약점을 잡히게 마련이다. 거기에다 돈 봉투 까지 내밀어 더욱 더 약점을 잡히고 말았다. 남측의 서두름을 간파한 북한이 사과할 턱은 없다. 버티기만 하면 된다며 앞으로도 계속 버틸게 틀림없다. 남측은 서둘러 일을 더 어렵게 망치고 말았다.

 지금은 조급하게 돈 봉투를 건네면서 숨어서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할 때가 아니다. 남북관계의 "투명성"을 강조한 이 대통령의 기본 방침에도 어긋난다. 정부는 먼저 "확실한 시인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공개적으로 받아 낸 다음 서둘지 말고 천천히 정상회담을 추진해야 한다.

 시간은 우리 편에 있다. 우리의 대북 교류중단으로 북한은 연간 3억달러에 달하는 수입 손실을 보고 있다. 우리는 아쉬울게 없다. 급히 서둘러야 할 측은 북한이라는 데서 정부는 '선 사과 - 후 회담' 원칙을 지켜가야 한다. 이참에 정부는 도발하고 돈 뜯어내는 김정일의 고약한 버르장머리를 고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konas)

정용석(단국대 명예교수, 전 남북적십자 본회담 대표)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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