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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안보, 너무 취약하다

Written by. 이희조   입력 : 2011-06-04 오전 11:4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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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의 7·7 디도스 대란과 지난해 8월과 올 3월의 위성위치정보시스템(GPS) 교란, 2011년 3·4 디도스 공격과 올 4월의 농협 전산망 해킹 등의 사이버 공격이 모두 북한의 소행으로 지목됐다. 이에 대한 정부의 대응은 성명서 한 장 내놓은 게 전부이다시피 하다. 적극적인 대응이나 향후 유사 공격에 대비하는 뾰족한 대책은 보여 주지 못했다. 정부 주요 기관에 대한 공격과 금융망 해킹을 통해 금융 거래가 중단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발생했음에도 누가 했는지 알고 있다는 말만 했을 뿐 구체적 대응은 없었다.

 북한에서는 사이버전(戰)을 저비용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미래의 전쟁 양상이라 보고 사이버 부대를 지속적으로 증강시키고 있으며, 사이버전을 수행하는 특수 병력만 3만명에 이른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다. 북한의 사이버전을 위한 인력 양성은 중학교에서부터 시작해 재능이 있는 학생은 미리 선발, 컴퓨터 영재교육을 하고 있다. 김일성종합대, 김책공업대, 미림대 등을 졸업하면 외국 유학까지 보내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사이버전을 위한 인력 양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사이버 보안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석사 학위 이상의 고등교육과 신기술 연구·개발(R&D)을 수행하는 보안 연구센터가 국가안보국 지원으로 110여개 대학에서 운영 중이다.

 반면 한국에는 정부 지원의 보안 연구센터는 2개가 있으나 이 가운데 1개 센터는 올해 사업 종료가 예정돼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국가적인 사이버 보안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빈약할 뿐 아니라 졸업 후에 진로도 기반이 약한 보안산업은 보안 전문가를 양성하거나 컴퓨터 전문가들을 사이버 보안 분야로 끌어들이기에는 너무 취약한 구조다. 국가적인 필요성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사이버 보안 전문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사이버 보안 인력 양성 계획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미국은 최근 사이버 공격을 전쟁 행위로 규정하고 무력 대응까지 불사하는 대응 전략을 마련했음을 공표했다. 즉, 국가 기간망에 대한 사이버 공격에는 미사일 공격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원자력발전소를 공격하는 제어 시스템, 악성코드, 스턱스넷의 확산, 미국 최대 군수업체 록히드마틴의 해킹 피해 등 일련의 사이버 공격 위협을 우려해서 나온 방침으로 보인다.

 백악관 사이버안보 보좌관인 리처드 클라크의 2010년 저서 ‘사이버 전쟁’에서 소개하듯 미국은 사이버 공격에 방어하는 것이 효과적이지 못할 경우 역(逆)으로 즉각적인 사이버 공격 또한 준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도 또한 국가적인 사이버 공격에 대해서는 무력 도발과 똑같이 국가 안보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을 검토해야 한다.

 또 하나, 현재 국내의 사이버 보안 체계는 민·관·군이 각각의 책임 분야를 나눠 맡고 있고, 유사시에는 국가정보원 주도로 대응하겠다는 플랜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버추얼 조직 체계는 사건 발생 이후 대응에 있어 다른 기관과의 커뮤니케이션 문제로 손발을 맞추기가 어려울 수 있다. 게다가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대비 체계를 갖추는 데도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민·관·군 세 영역에서 3등분해 관할하더라도 유사시 공동 대응의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국가 사이버 안보를 총괄하는 상시 조직을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국가 안보의 공간이 육·해·공 오프라인에서 사이버 공간으로 이동, 확장돼 가고 있는 이때 대응 체계 또한 이에 걸맞게 변하지 않으면 안된다. 21세기 첨단 정보·기술(IT) 시대의 안보는 온·오프라인이 따로 없다.
* 이 내용은 6.3일자 문화일보 '포럼'란에 게재된 칼럼임.
 
이희조(고려대 정보통신대 교수 컴퓨터보안)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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