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주민 식량 군량미로 둔갑
북한 조선중앙TV, 평양시 군민대회 중계 '군량미' 보도 후 삭제... 국제사회호소 식량지원 차질 우려
유럽 등이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 재개를 준비하고 정부 고위당국자가 식량이 제대로 분배되는지 엄격한 모니터링을 전제로 인도적 차원의 대북 식량 지원 사업의 승인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가운데 북한 주민들의 식량이 북한군에게 군량미로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북한의 라디오방송인 조선중앙방송이 보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KBS는 지난 4일 열린 대남비방 평양시 군민대회에서 한 여성 농업근로자 대표가 군량미 보내기에 참여하자고 주민들을 독려하는 장면을 전했다.
17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북한의 라디오매체인 조선중앙방송은 지난 4일 열린 평양시 군민(軍民)대회를 실황중계했다. 이 대회에서 김영복 만경대남새(채소)공장 관리위원장은 “우리 농업 근로자들은 (중략) 농업생산에서 결정적 전환을 일으키며 매국 역적 이명박 역도의 골통을 까부술 우리 군대에게 더 많은 군량미를 보내주기 위한 투쟁에 한 몸까지 바쳐나가겠습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의 대외 매체인 조선중앙TV는 이후 보도에서 '군량미' 관련 부분을 삭제 보도했다.
군량미를 걷는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면 국제사회에 호소하고 있는 식량지원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곧 북한 군대가 농민들로부터 군량미를 갹출한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당국은 북한이 농민들의 식량을 군량미로 전용하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 조선중앙TV 내용을 편집한 것으로 추정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전 세계를 상대로 식량지원을 호소하고 있지만 극심한 기아 상태는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따라서 이는 북한이 내세우는 2012년, 소위 강성대국 원년을 준비하려고 식량을 비축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실제로 올해 북한의 식량 상황이 예년에 비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주장이 북한에서 활동하는 유럽의 민간단체 관계자들에 의해 제기되기도 했다. 북한에서 농업지원 사업을 하는 유럽의 민간단체 관계자는 이 단체가 활동하는 북한의 서북부 지역에서 지난해를 포함해 늘 식량상황이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올해 특별히 악화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지난달 7일 자유아시아방송이 보도했다.
이 방송은 평양을 중심으로 대북 도시농업지원 사업을 하는 또 다른 유럽의 민간단체 관계자도 북한의 식량상황이 올해 특별히 악화됐다는 소식을 전해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정용석 단국대 명예교수도 코나스 칼럼에서 "북한 식량지원은 인도주의 이전에 남북 대결이란 시각에서 접근되어야 한다"며 "우리 정부는 유엔식량계획(WFP)을 비롯한 국제기구는 물론 남한 내 민간단체들의 대북 식량 지원 요구 뒤에 숨어있는 불순한 저의를 파악해 대처해야 한다"고 신중론을 폈다.(konas)
코나스 이현오 기자(holeekv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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