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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과 우리안보

Written by. 코나스   입력 : 2004-03-08 오전 11:4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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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라크 민주화’ 자국민 입장서 접근해야

2002년 초 이후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중동 국가들의 민주화 필요성에 대해 자주 언급했으며 이러한 중동 역내 국가들의 민주화 필요성은 미국의 대(對)중동정책 목표에 있어 우선적인 사안의 하나로 관심을 갖고 다루어졌다.

미국의 시각에 따르면 탄압받고 인권을 유린당하는 국민들은 자연스럽게 정부의 압제에 대해 폭력적인 방법으로 대항하게 되고 나아가 테러리스트 조직과 쉽게 연계된다는 입장이다. 특히 친미 성향 국가의 경우에도 이러한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 미국으로서는 우려되는 점이기도 하다.

서희·제마부대 재건활동 큰 호응

사담 후세인 통치 시절 이라크 국민들은 보다 개방되고 개혁이 되기를 바라고 있었으며, 철권통치를 휘둘러 온 독재자 후세인에 대해 민심이 떠난 것도 사실이었다.

이러한 분위기를 읽고 있었던 미국의 전쟁 계획 수립자들은 후세인을 축출하고 이라크인들이 자유와 인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민주화된 정치체제를 추진할 경우 절대적인 환영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종전 후 환영 분위기는 기대했던 것보다 낮았으며, 최근 이라크 민주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이 확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인들의 반미 감정은 쉽게 누그러질 조짐이 안 보인다. 그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

본질적 이유는 미국이 그들의 입맛에 맞는 정권을 내세워 내정에 개입하고, 이라크 유전에 대한 통제권 확보와 이라크를 강점하려는 의심을 받는다는 점, 미국식 가치를 강요한다는 점, 시오니즘 보호를 위해 이라크를 침공했다는 중동 지식인들의 여론몰이 결과 등 수없이 많다.

이러한 불신과 반감들은 이라크를 민주화하려는 미국의 본뜻이 선의와 상관없이 호도되고 의심받도록 영향을 미친다. 물론 미국이 이라크의 민주화와 관련, 펴고 있는 정책을 옹호하려는 것은 아니다.

아무튼 이러한 본질적인 대미 불신과 더불어 이라크 장악 후의 미군이 점령군 모습으로 비쳐지고 대민활동시 강압적인 태도를 취하거나 중동 지역의 문화와 전통·관습 등에 대해 세심한 배려를 하지 못함에 따라 전후 초기 일던 일부 기대감조차 서서히 무너져 내려 더욱 악화된 측면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러한 대미 적대감은 우리 파병부대에도 많은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 미국의 친구는 이라크의 적이라는 정서가 있기 때문이다.
일본이 사마와에 보낸 자위대가 초기에 열렬한 환영을 받았으나 최근 들어 그 열기가 급격히 식고 있다는 분위기 또한 시사하는 바 크다. 일본에 기대했던 재건사업이나 일자리 창출, 금전적 도움이 지역주민들의 기대만큼 뒤따르지 않는 현실적 한계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한국 이미지 좋아

사마와의 자위대가 앞으로 주민들의 마음을 얻지 못한다면 미국의 가장 가까운 우방국이라는 인식 때문에 이들에 대한 적대적 행위가 급증할 위험성이 있다.
우리의 입장은 어떠한가. 다행히 이라크가 전통적으로 한국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고 지금까지 이라크 남부 도시 나시리야에서 서희·제마부대가 재건활동·의료지원활동으로 민심을 얻은 상태로 추가파병부대가 초기 한두 달간 이라크인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만 있다면 상황을 유리하게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러한 미국과 일본의 경험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인가.

‘파병활동’ 한미동맹 더욱 절실

첫째, 이라크를 전쟁에서 패배한 나라로 인식하고 접근해서는 안 된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민족적 자존심을 존중해 주는 외국인의 배려가 아닐까.

둘째, 이라크의 민주화를 이라크인들의 시각에서 보는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 미국은 전후 이라크를 민주화해 나가는 과정에서 점령군의 인상을 줌으로써 현지인들로부터 반감을 사고 있음을 눈여겨보아야 한다.

셋째, 현지인들이 지나친 기대를 갖지 않도록 개인 차원에서나 국가 차원에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지나치지 않는 절제된 친절이 요구되며 지원하는 일도 능력에 맞게 합리적인 수준에서 제안되고 추진돼야 한다.

넷째, 미군이 다수의 이라크인들과 적대적 관계에 있기 때문에 미군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는 어설픈 판단은 금물이다. 현지에 주둔할 파병부대의 안전문제는 물론이고 장차 기대되는 국익 또한 미국과의 절대적 신뢰와 협력을 토대로 보장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반세기에 걸쳐 이루어진 한·미동맹의 가치를 가볍게 취급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되며, 파병을 기회로 차제에 한·미 양국관계를 더욱 돈독히 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제공:국방일보)

〈고성윤 한국국방연구원 군사기획연구센터장〉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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