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글씨확대글씨축소스크랩

北해안포 NLL 포격도발에 대한 분석

"지난해와 같이 우리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북한은 더 큰 도발을 해올 것이다. 북측은 서해5도를 노리고 있다"

Written by. 김성만   입력 : 2011-08-17 오전 9:16:04
공유:
twitter facebook
소셜댓글 : 0
 북한군이 2011년 8월 10일 연평도 동북방 8km쯤 떨어진 북방한계선(NLL) 상에 두 차례 해안포사격을 가해왔다. 우리 국방부는 이날 오후 “10일 13:00시경 연평도 동북쪽 용매도 남방해역에 북한군 해안포 사격훈련으로 추정되는 3번의 폭발음을 청취했다”며“이중 1발이 NLL 경계선상에 떨어진 것으로 보고 13:25분쯤 북측에 경고통신을 발신한 후 14:00시 아군 K-9 자주포로 3발을 대응사격했다”고 밝혔다. 우리 군은 대응사격 직후에 연평도 주민에게 대피 안내방송을 했다. 이에 바다에 조업을 나갔던 배들은 모두 돌아왔고, 주민 대부분도 대피소로 피신했다.
 
 그리고 북측은 19:46분에 재차 2발을 발사했다. 이중 1발이 NLL남쪽 우리 측 수역에 떨어졌다. 이에 따라 연평부대는 20:02분에 3발을 NLL 선상에 대응사격했다. 우리 군은 우리 측 수역에 낙하한 탄수의 3배에 해당하는 대응포격을 가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포격에서 남북 간 직접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용매도는 연평도에서 동북방으로 19km거리에 있는 북한 섬이다.

 우리 군의 대응사격이 늦어진 이유는?

 합동참모본부 관계관은 북한 포 사격음 청취 후 아군의 오후 대응사격이 약 1시간 뒤에 이루어진 이유에 대해 “우리 측 피해가 전혀 없었고, NLL 경계선상에 떨어졌기 때문에 사격경위를 파악하고 대응수위를 정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관은 “북한군 포탄의 추정 낙하지점과 NLL 경계선 사이의 거리가 우리 측 관측기구의 오차한계 범위 내였다”며 “만약 우리 측 피해가 발생했다면 북한에 즉각적인 대응사격을 실시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 군의 대응사격에 대한 북한군의 반응은?

 북한은 지난 10일 서해상 포격사건에 대해 ‘발파작업을 남측 군부가 오인해 과잉 대응했다’고 주장했다. 北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1일 남북군사실무회담 북측대표(대령급)의 말을 인용,“황해남도 일대에서 인민생활 향상을 목표로 한 대상물 건설이 본격 추진되며 정상적 발파작업이 진행됐다”면서“남측이 우리가‘도발’했다고 날조하고 군사적 대응을 했다”고 밝혔다. 북측은 이같은 통지문을 우리 국방부에 전달했다.

 이에 대해 우리 합참 관계자는 “언급할 가치가 없는 억지 주장”이라며 “당시 해무(海霧)로 시계(視界)가 1㎞ 이하였지만 30㎞ 밖 포성을 잡아내는 HALO(Hostile Artillery Location System, 음향탐지장비)를 이용해 NLL 인근에 떨어진 포성을 모두 잡아냈다”고 말했다. 군은 HALO(헤일로)의 제원이 군사기밀이라며 증거를 공개하지 않았다.

북측의 도발 의도는?

 첫째, 한국군의 대비태세를 확인한 것이다.
군에서는 우선 북측이 지난 6월 창설한 서북도서방위사령부의 대응태세를 떠보기 위한 의도적 포격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국군이 대응사격을 어느 정도 신속히 하고 몇 발을 하는지를 시험한 것이다. 그리고 서해5도에 최근에 배치한 최신 HALO(영국제)의 능력을 평가해보려는 목적도 있다. 이를 위해 이들은 안개로 시계가 나쁜 날을 택해 주간과 야간에 총 5발 적은 수 포탄을 발사했다. HALO는 날아오는 포탄의 소리를 포착해 적의 포진지를 역추적 하는데 성공했다. 착탄지점도 정확히 계산했다. 이를 기초로 우리 군은 대응포격을 하게 된 것이다.

 둘째, 연평도에 대한 협동 공격능력을 검증한 것이다.
지난해 연평도근해 해안포사격(2010.1.27~1.29, 8.9) 및 연평도 무차별 포격(2010.11.23)시에 북측은 연평도 북방에 위치한 무도와 개머리 포진지를 이용했다. 이번에 사격한 용매도 진지는 연평도 동북방에 위치하고 있어 다른 방향에서 연평도를 공격할 수 있다. 특히 연평도의 동북방 해상에 떠있는 고속정전진기지(Barge, YPK)와 계류 고속정을 가장 쉽게 공격할 수 있다. 소(小)연평도와 우도(牛島)에 대한 공격도 용이한 위치다. 그리고 이번과 같이 점점 인천지역에 가까운 진지를 이용함으로써 수도권 서측과 인천국제공항에 대한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 한미연합훈련(UFG)에 대한 경고성 도발이다.
軍고위관계자는 “8월16일 시작되는 한미연합 UFG연습을 앞두고 우리 측에 경고메시지를 전하는 한편 우리 측의 대응태세를 떠보기 위한 도발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군 당국이 이같이 판단하는 이유는 북한이 종종 UFG연습에 맞춰 비슷한 유형의 도발을 해왔기 때문이다. 이번 도발은 지난해에 비해 강도가 낮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북측은 최근 조선인민군 판문점대표부 서한 등을 통해‘합동 군사연습을 강행한다면 그 자체가 관계개선을 전면 부정하는 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측은 지난해 8월9일 UFG를 앞두고 백령도/연평도 인근에 130여발의 포 사격을 했었다.

 넷째, 한국내의 종북(從北) 세력에 대한 지원이다.
북측은 지난 11일 전통문에서“건설과정의 정상적 발파작업을 남측이 UFG 연습을 앞두고 사건을 날조했다”고 억지를 썼다. 지난해 천안함 폭침 도발을‘한국군의 자작극’이라고 선전하여 남남갈등 조장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한국 내 종북 카페들이 또 제철 만난 듯 기승을 부리고 있다. 김정일의 10일 포격도발을 기다렸다는 듯이‘임시 사이버민족방위사령부’카페엔“이제서야 그 님이 오시는군요…이번에는 완결을 보실 수 있도록 하셨으면 하는 마음”등의 글을 올려 축제처럼 환호하고 있다.‘그 님’은 김정일,‘완결'은‘남조선 적화(赤化)’의 은유적 표현이다.

 이상과 같이 북한의 해안포 사격도발에 대해 이번에는 우리 군이 신속히 잘 대응했다. 그러나 여기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북측에 군사회담을 제의하여 정전협정 위반에 대한 사과, 재발방지 약속과 관계자 처벌을 요구해야 한다. 지난해와 같이 우리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북한은 더 큰 도발을 해올 것이다. 북측은 서해5도를 노리고 있다.(konas)

김성만(예비역 해군중장. 성우회/재향군인회 자문위원, 전 해군작전사령관)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관련기사보기
facebook twitter 책갈피저장 메일보내기
소셜댓글
로그인선택하기 트위터 페이스복
원하는 계정으로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여 주십시요.
입력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1
로그인하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