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천연가스가 북한을 거쳐 남한으로 들여오는 사업은 원칙적인 측면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반드시 추진되어야 할 사안입니다. 특히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현재 해양 일변도의 에너지 수입원을 대륙으로 다변화 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남․북․러 가스관 사업은 한 가지 측면이 아닌 복합적인 중차대한 사업이기에 모든 면을 공론화해서 충분한 검토를 한 뒤 결론을 내려야 할 것으로 봅니다.”

김현욱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서울평화포럼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러시아 천연가스의 북한 통과에 따른 문제점 인식과 더불어 이 사업에 대한 다각도 측면을 통한 공론화와 검토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서울평화통일포럼(대표 손병문)은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남․북․러 가스관 연결 사업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그에 대한 추진방안을 논의하는 ‘남․북․러 가스관 연결, 과제와 전망’을 주제로 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 서울평화통일포럼 11일 오후 3시 백범기념관에서 ‘남․북․러 가스관 연결, 과제와 전망’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날 세미나에서 손병문 대표가 기념사를 하고 있다. ⓒkonas.net

 이날 세미나 발제자로 나선 백훈 중앙대학교 교수는 ‘북한 경유 가스관사업의 현황과 전망’에 대한 발제문을 통해 이번 가스관 사업으로 발생하는 우리나라의 에너지 비용 절감 규모에 대해 러시아산 가스가 1TCM 당 200달러일 경우에는 연간 19억1천630만달러, 1TCM 당 300달러일 경우에는 연간 9억1천880만 달러의 경제적 이익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북한 또한 받게 될 가스관 통과 수수료는 2009년 러시아-우크라이나 가스분쟁 당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측에 부과한 가스 통과료가 100㎞를 기준으로 1TCM(천연가스의 양을 나타내는 단위. 약 0.75t) 당 1.7달러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매년 1억6천96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특히 백 교수는 북한이 얻게 될 막대한 가스 통과료가 우리를 위협하는 핵개발이나 군비확충으로 전용되지 않게 하기 위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그 방안으로 실제 옛 소련 당시 공산권 국가들로 이뤄진 경제상호원조회의(COMECON) 국가들에 대해 통과료 대신 천연가스를 지급한 사례가 있다며 북한에 대한 가스관 통과 수수료를 천연가스로 지불하는 방법론을 제기 했다.

 손병문 서울평화통일포럼 대표는 개회사를 통해 “통일은 이시대의 우리의 소명이자 임무인데 지금 남북관계는 북한의 핵실험과 천안함․연평도 도발로 경색되어 불안정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무너진 신뢰를 바로세우고 남북관계의 바람직한 미래를 위해서는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손대표는 최근 추진되고 있는 남․북․러 가스관 연결문제는 정치․경제적으로 아주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사안이라며 통일을 위한 여러 분야에서의 연구와 토론은 남북간의 대화의 여건 조성과 얽힌 실타래를 푸는 소중한 밀알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 축사하는  김현욱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konas.net

 김현욱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축사에서 “남․북․러 가스관 연결 사업은 경색된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열 수 있는 의미있는 것이지만 남북관계와 에너지 안보, 경제적 효과 등을 고려해 볼 때 한 가지 측면만 가지고는 판단할 수 없는 복합적인 문제의 중차대한 사업이기에 정치․경제․외교․안보 등 모든 것들은 공론화를 거쳐 충분히 검토한 뒤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이의 중요성을 다졌다.

 김 수석부의장은 또 “원칙적인 측면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남․북․러 가스관 연결 사업은 반드시 추진되어야 하지만 북한이라는 나라가 ‘정상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그 영토를 통과해서 가스관을 설치하는 문제는 안정성 여부를 단단히 점검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박형준 대통령사회특보는 ‘공생발전을 위한 과제와 지도층의 역할’이라는 기조강연에서 “재정위기를 가져오는 복지는 의미가 없고 모든 사회적 요구를 충족시키려는 나눠주기식 복지는 안 된다”면서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복지보다는 교육, 안전, 생활체육 등에 재정을 골고루 쏟아부어야 한다”며 ‘공생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Konas)

코나스 이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