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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조원대 고엽제 소송' 첫 준비절차 심리 팽팽

Written by. 손자영   입력 : 2004-03-16 오전 10: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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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항소심 첫 공판…'인과관계·소멸시효등' 놓고 팽팽한 대립



고엽제 후유증 환자와 후유의증 환자, 후유증 2세 등 1만7천여명이 미국의 고엽제 제조사인 다우케미컬과 몬산토사를 상대로 낸 5조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대한 준비절차 심리가 15일 오후 서울고법에서 열렸다.



재판을 맡은 서울고법 민사13부(재판장 최병덕 부장판사)는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 통상 양측 변호인만 참석하는 준비절차 심리를 공개법정에서 열었으며 전국에서올라온 고엽제 전우회 회원 150여명이 방청석을 가득 메웠다.



준비절차란 공판에 앞서 재판의 쟁점과 증거를 정리하는 절차로, 양측 변호인은▲고엽제후유증과 고엽제 사이의 인과관계 입증책임 ▲월남 파병군인에게 고엽제가살포됐는지 ▲원고들의 발병원인이 고엽제(agent orange) 때문인지 ▲소멸시효가 완성됐는지 등에 대해 상반된 주장을 폈다.



원고측 변호인은 "공해와 질병 사이 인과관계 입증책임을 기업체에 물은 국내대법원 판결취지에 따르면 이 사건의 인과관계 입증책임도 피고에게 있으며, 고엽제는 당시 한국군 작전지역에 도달했음을 입증하는 것으로 충분할 뿐, 개개인에게 살표됐는지 입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원고측은 또 “대한피부과학연구학회 등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다이옥신(TCDD)이 원고들의 발병 원인임을 입증하기에 충분하고 소멸시효도 원고들이 고엽제 후유증 판정을 받은 때로부터 계산할 때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피고 몬산토사 변호인은 "몬산토사가 한국에 자회사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전혀 별개 법인인 모회사를 상대로 한국법정에 소송을 낼 수 없으며, 재판 관할권은 미국법정에 있다"며 "고엽제 판정을 받기 전까지 가해자를 알지 못했다는 원고 주장은 납득할 수 없고, 손배 소멸시효는 원고들이 자신의 질병을 인식한 시점부터 계산해 이미 완성됐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우케미컬 변호인은 "전시에 미국 정부의 계획에 따라 강제적으로 만든 제품의제조물 책임을 회사에 묻는 것은 부당하며, 미국에서는 회사가 면책처분을 받았다"며 "고엽제는 당시 한국군 주둔지에서 먼 곳에 살포됐으며 원고들의 질병을 일으켰다는 증거도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의료 학회 등에 보낸 사실조회 결과를 검토한 뒤 6월 14일 오후 2시공개법정에서 준비절차 기일을 다시 열기로 했다.



고엽제 소송은 1999년 9월 파월 장병 등 1만7000여명이 미국의 고엽제 제조 회사인 다우케미컬과 몬산토사측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으로 재작년 5월 1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이 내려진 뒤, 1년 7개월 만인 작년 12월 첫 항소심 재판이 열린것이다.


참고 자료***
베트남과 고엽제


베트남전쟁(1961년-1973년)은 미국과 뉴질랜드, 오스트레일리아와 한국군 등이 월남의 티우 정권을 도와 월맹측의 호지맹 정권과 벌인 전쟁으로, 한국군은 미국의 요청에 따라 1964년 9월부터 1973년 3월까지 참전하였다.



이 전쟁을 통해 우리나라는 31만 3천명의 군인을 파견하였는데, 이들 중 상당수가 고엽제로 인한 휴유증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미군당국은 베트남 정글지역의 무성한 나뭇잎이 작전 수행에 지장을 주자 작전제역에 일종의 제초제인 고엽제를 대량 살포하였는데, 이 고엽제의 독성으로 인하여 참전군인과 베트남 주민들이 심각한 건강상 피해를 입었을뿐더러 살포지역도 환경오염으로 거의 초토화되었다.



베트남에서 살포된 고엽제는 주로 에이전트 오렌지(Agent orange)로서 2,4,5-T와 2,4-D라는 제초제를 섞어서 만든 합성물질인데, 이중 2,4,5-T에 TCDD라는 다이옥신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다이옥신은 극소량으로 인간 생명과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는 맹독성 물질로, 먹이사슬을 통해 생태계 전체를 오염시킬 수 있다.

다이옥신은 잠복기가 길기 때문에 그 피해가 장기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다이옥신에 노출된지 5년 내지 20년 후에 비로소 피해가  드러나게 되는데, 이는 인체의 유전자가 계속해서 다이옥신의 영향을 받음으로써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증세가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기형아 출산, 생식기계 이상, 비 호치킨 임파선 암, 연조직 육종 암, 폐암, 후두암, 기관암, 말초 및 중추신경계 손상으로 인한 자살, 염화성여드름 등이 다이옥신으로 인해 초래되는 증상이며, 이는 우리나라 고엽제 환자들의 증세와 일치한다.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참전 군인의 집단소송



1979년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의 베트남 전쟁 참전용사들은 미 연방법원에 집단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전쟁이 끝난 후 각종 고엽제 후유증으로 시달리던 베트남 참전용사들이 고엽제를 생산한 다우케미컬사등 7개 제조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한  것이다.



다우케미컬사는 1964년 연구 용역을 통해 고엽제가 인체에 미치는 피해를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실을 은폐하고 미군당국에 고엽제를 납품하였다. 그 해 7월부터 고엽제가 베트남 정글지역에 무차별 살포되었으며, 1970년 미국 상원 청문회에서 고엽제의 폐해와 다우케미컬측의 자료 은폐가 드러날 때까지 계속되었다. 이에 따라 1964년 7월부터 1970년 10월까지 6년 4개월간 베트남 전 국토의 18%에 달하는 지역에 1200만 갤론의 고엽제가 뿌려졌고, 베트남 주민은 물론 전쟁에 참여한 모든 군인들이 다이옥신에 노출되었다.



미 연방법원에서 쟁점이 된 것은 고엽제와 참전용사들의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하는가 하는 문제였다. 다시 말해서 참전용사들의 질병이 과연 고엽제에 함유된 다이옥신에 의해 발병된 것인가 하는  점이 사건 심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쟁점이 된 것이다. 이러한 공방은 5년간 계속되다가 원고와 피고 사이에 합의가 이루어져 참전용사들이 제조회사들로부터 1억 8천만불의 보상금을 받는 조건으로 소송이 취하되었다. 이것은 원고측에서는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것이 쉽지 않은 반면 피고측에서는 막대한 피해보상을 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택한 방법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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