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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택시 기사들이 본 ‘노무현 대통령 탄핵’

Written by. 총선뉴스   입력 : 2004-03-17 오후 3:5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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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네 편끼리 뭉치는 건 나라 망치는 일”



달리는 민심의 전달자 택시기사들이 전한 민심이다. 나라를 일격에 ‘정치충격’으로 몰아넣은 탄핵에 대해 택시기사들은 찬반에 상관없이 나라가 갈라지는 것이 지긋지긋하다고 했다. 노무현 대통령 탓을 하는 사람도, 한나라·민주당 탓을 하는 사람도 ‘패거리 싸움을 하고 있다’는 똑같은 이유를 들며 그들이 싫다고 했다. 정치 싸움의 틈바구니에서 외면당하고 있는 민생에 대한 따끔한 지적도 잊지 않았다.



총선과 관련해서는 중립지대에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거야(巨野)’에 대한 균형심리가 작용, 열린우리당 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열린우리당 지지자들이 ‘총선 앞으로’ 결집하는 조짐도 확실하게 느껴졌다.



14일 오후부터 16일 아침까지 기자들은 20여명의 서울 택시기사들을 만났다. 각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탄핵반대가 60% 이상 80%까지 나오고 있지만 기자들이 만난 기사들 중에서는 탄핵 찬성이 탄핵 반대를 간발의 차이로 앞섰다. 탄핵 정국으로 인해 가장 직접적으로 영업 피해(광화문 시위 등으로 시내에 들어가는 손님이 없다는 불만이 많았음)를 입고 있는 직종 중 하나라는 것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패 가르는 정치권에 지쳤다”


국회에서의 패싸움, 여기저기서 일어나고 있는 집회, 그 와중에 외면받는 민생, 어떻게 될지 모르겠는 불안감… 택시기사들은 이런 요인을 조목조목 들며 이렇게 나라가 불안해지고 갈라지도록 방치한 정치권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쏟아냈다. 본인들도 탄핵 찬반으로 갈라지고 있었지만 계속 이렇게 가다간 정말 큰일이 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도 엿보였다.


탄핵 찬성 입장인 정수일(44)씨는 “노 대통령은 노사모 중심으로 가는 등 항상 일방적이었다”면서 “손님들이 패를 가르려고만 하는 노통(노 대통령)에 지쳤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 때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했던 허영회(40)씨도 “내가 노 대통령 찍었지만 노 대통령이 그 자리에 올라갔으면 거기에 맞게 행동하고 이쪽도 저쪽도 아우를 수 있는 정치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왜 한나라당으로부터 미움을 받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노 대통령 탓을 했다.


탄핵 반대 입장인 김기욱(45)씨는 “노통이 다시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야당이 대통령 대접해줄 리도 없고 싸움은 끝나지 않을 것 같다”면서 “이렇게 나라가 결딴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개탄했다.



◆ ‘화합의 리더십’ 절실


와중에 이들이 대안으로 내놓는 것은 결국 화합의 리더십이다. 분열과 싸움이 지긋지긋하다는 것이다. 탄핵 찬성 입장인 김모(52)씨는 “어차피 헌재 결정으로 노 대통령이 돌아오겠지만 그러면 앞으로는 진짜 신중히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했으면 좋겠다”면서 “국민을 통합하는 대통령을 원한다”고 말했다.


박성기(49)씨는 “노무현도 심하고 한나라당도 심했다”고 평가하고 “화합하겠다던 노 대통령이 민주당을 깨고 나온 것부터가 지금 사태의 시작”이라고 분석하며 ‘화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견제심리 확산 … 각 당 지지자는 결집중


지지자들의 결집 속도는 가속화되고 있었다. 열린우리당의 결집도가 확실하게 느껴지는 가운데 한나라당 지지자들의 결집도 간혹 눈에 띄었다.


열린우리당과 노무현 대통령 지지자인 최태헌(42)씨는 “한나라당이 대통령 됐으면 더 심하게 하고도 탄핵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번에 열린우리당이 1당을 꼭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씨는 광화문 촛불시위에도 가볼 생각이다.


반대로 옛날부터 한나라당 지지자였다는 씨는 “늙은 사람들이 이번에 더 열심히 투표해야겠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면서 “젊은 애들이 투표 많이 해서 나라를 불안하게 만들었으니 이번에는 나이든 사람들이 나서서 나라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보층으로 분리되는 중간지대 사람들에게선 무엇이든 맘대로 할 수 있는 거야에 대한 견제심리가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고 있었다. 정강현(53)씨는 “아무리 생각해도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단번에 끌어내릴 수 있을 정도의 큰 야당은 좀 아닌 것 같다”면서 “이번에 바지가 나오든 막대기가 나오든 열린우리당을 찍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경기 화성 출신의 정 씨는 지난 대선에서 나라의 안정을 이루라는 의미에서 이회창 후보를 찍은 바 있다.


정치불신을 넘어 정치 혐오로 넘어가는 조짐도 보였다. 기사 경력 1년인 이모(28)씨는 “잔머리 굴리는 노 대통령 보면 무척 화가 난다. 대통령이고 국회고 싹 쓸어버렸으면 좋겠다”고 폭언을 퍼부었다. (전제:내일신문)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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