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당 정책위 의장 초청 정책토론회 참관기
지난 3월 17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 주최,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주관 「중앙선거관리위원회」후원으로 '3당 정책위 의장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애초 프로그램에서 계획한 3당 정책의장이 참석하지 않고 또한 공선협의 손봉호 대표도 참석하지 않아 기대에 못미친 점이 있었다. 그러나 각 당의 현 시국인식에 대해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 날 한나라당에서는 이한구 정책위 부의장, 새천년 민주당에서는 김성재 총선기획단장, 열린우리당에서는 유기홍 정책위 부의장이 참석하였다. 패널로는 박인주 공선협 집행위원장, 박선영 가톨릭대 교수, 정진영 경희대 교수가 참석하였다. 그리고 사회는 한양대 부총장 유세희가 맡았다.

토론은 3명의 패널이 질문하면 각 당의 참석자가 차례로 답변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본격적인 토론이 시작되기 전에 각 당에서 나온 참석자들의 모두 발언이 있었는데, 열린 우리당의 유기홍은 이번 탄핵을 두고 "의회 쿠데타" 또는 "합법을 가장한 쿠데타"라고 규정하여 다른 2당의 인식과 차이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이한구 부의장은 탄핵이 헌법 규정에 맞게 진행된 것이니 의회 쿠데타라고 말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반론하였다.
처음 질문을 하게 된 정진영 경희대 교수는 각 당의 탄핵 관련 입장을 물었다. 먼저 이한구 부의장은 대통령의 오기가 4년 더 지속되면 나라가 결단날 것 같아 탄핵을 하게 되었다고 주장하였다. 김성재 단장은 노무현 대통령의 각종 부정을 면책받기 위한 총선 올인 정책이 문제며 선거법 위반이라고 탄핵의 정당성을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 유기홍 부의장은 오기가 탄핵 사유가 될 수 없으며 숫적인 우세를 앞세운 의회 쿠데타라고 항변하였다. 그리고 야당이 개헌과 총선 연기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고 역공격을 하였다.
다음 질문은 박선영 교수가 하였다. 질문 요지는 현재 탄핵법이 없어 국민이 불안해 하고 있는데, 국민의 불안해소 방안이 무엇이냐는 것이었다. 김성재 단장은 이번 탄핵이 합법적이며 법적 절차를 따른 것이며 의회 쿠데타니 탄핵무효라고 하는 것은 열린 우리당의 잘못된 공격일 뿐이며 이를 방송이 그대로 전달해서 국민이 불안하다고 주장하였다. 유기홍 부의장은 탄핵 후 소주의 소비량이 급증한 것이 국민이 불안하다는 증거라고 하였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소주는 즐거워도 마시는 것이니 그렇게 단정하기는 힘들 것 같다. 이한구 부의장은 주가 하락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며 전혀 불안하지 않다고 주장하였다. 오히려 국민 불안의 원인은 노무현 대통령이라고 꼬집었다. 사실 현 탄핵 정국은 헌법의 범위 내에서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
그 다음으로 박인주 위원장이 개헌논의에 대해 질문하였다. 이에 대해 유기홍 부의장은 총선을 앞두고 그런 의혹이 제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총선 후에 토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한구 부의장은 그 의혹의 발원지는 열린 우리당이라며 공격하였다. 김성재 단장은 분권형 대통령제나 책임 총리제는 노무현 대통령의 공약이었다면서 총선 후 국민의 의사를 물어 개헌논의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였다. 사실 한국 정치의 문제는 남북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력한 대통령이 필요한 반면 지나친 대통령에의 권한집중이 또한 문제가 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법치주의가 정착한 지금은 대통령에 집중된 권한을 분산시키는 것도 무리는 없어 보인다.
다음에 경제 문제에 대한 토론이 진행된 다음 안보 통일 외교 분야에 대한 질의가 있었다. 박선영 교수는 질문을 통해 북한의 인권이 중요한데 정부에서 외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특히 북핵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북한에 대한 경제 지원의 한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였다. 이에 대해 이한구 부의장은 인권은 세계적 문제이며 이에 대한 외면은 잘못된 것이며 인도적 지원은 하되 인권탄압을 방조하는 것은 안 되며 지원은 현물지원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김성재 단장은 화해와 협력 정책을 인권과 병행해야 하며 북한이 붕괴하면 북한 난민 해결이 더 어려운 문제라고 지원을 정당화 하였다. 유기홍 부의장은 민족화해라는 큰 틀에서 생각해야 하며 북한 인권이 북한을 공격하거나 고립시키기 위해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하였다.
마지막으로 교육 문제와 수도이전에 대한 토론이 있었지만 여기서 상세히 논의할 수준은 아니었다.
이번 토론회는 각 당의 정책의장이 참석하지 않아 긴장감이 덜한 느낌이었지만 그러나 각 당의 입장 차이를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탄핵 정국과 관련한 열린 우리당의 인식이 다른 두 야당의 인식과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열린 우리당에서 이번 탄핵을 두고 의회 쿠테타니 탄핵 무효니 하며 공격하는 것은 자의적인 해석이며 국민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측면이 강하다고 본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탄핵은 헌법적 절차를 따른 것이며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는 중대한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군이나 경찰의 동요가 전혀 없는 안정된 가운데 법적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민주정치의 제도화가 거의 완성단계에 도달해 있음을 확인하는 좋은 사례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각 당의 권력 다툼이 지나쳐 국가적 이익이나 국민의 복지가 각 당이나 각 정치인의 이익을 위해 희생되는 데 있다. 더구나 방송 매체가 공정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특정 정치 세력을 옹호하는 데 이용되는 것은 무엇보다 중대한 민주질서의 위협이라고 판단된다.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작은 이익을 위해 국가적 이익을 소홀히 취급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정치인이나 각 당이 국가 이익을 개인 이익이나 어느 특정 당의 이익보다 우선해서 고려하고 추진하는 도덕적 윤리적 기준을 지켜 주기를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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