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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통일이 주는 교훈

Written by. 유영옥   입력 : 2012-02-10 오후 4: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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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지난 3일 독일 베를린에서 한국평화통일자문회의와 독일 콘라드 아데나워재단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세미나에 참석해 독일 석학들과 열띤 토론을 벌이며 많은 교훈을 얻었다.

 독일은 1970년 정상회담 이후 1990년 10월 3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까지 20년이 걸렸다. 현재 우리는 2000년 6월 13~15일 있었던 첫 남북정상회담 이후 10여 년이 지난 상태다. 그러나 동서독 정상회담 이후 동서독간에는 많은 접촉이 있었던 것과 달리 남북한간에는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인한 관계악화 속에 미미한 교류만 이뤄지고 있을 뿐이다. 무엇보다 수천 년간의 공통된 역사와 언어를 지닌 단일민족임에도 남북한 국민 사이에 심각한 이질화가 진행된 상태다. 과연 우리가 통일을 이뤄야만 하는 당위성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진지하게 검토하고, 이를 확고히 해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독일통일과 관련해 전반적으로 성공적인 통합이 이뤄졌다고 평가되기는 하지만 서독정부의 몇 가지 실책이 언급되기도 한다. 먼저 널리 알려진 대로 서독정부는 베를린 장벽이 붕괴될 당시까지 통일에 대비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다행히 서독은 동서독 기본합의서 체결 이후 20여 년 동안 빈번한 교류와 협력으로 동독 내 사정을 비교적 상세히 파악하고 있었고, 정부 및 민간분야에 동독 사정에 정통한 전문 인력이 많아 그나마 통일작업이 비교적 순조로울 수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의 상황은 어떠한가? 우리도 독일의 경우와 같이 어느 날 갑자기 통일이 눈앞에 현실로 다가올 수도 있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현재와 같은 이질화, 관계악화 속에서는 독일통일과정에서 나타난 혼란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대혼란과 갈등이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

 다음으로, 서독 정부가 동독의 경제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점과 서독의 자본주의 제도를 성급히 동독 사회에 이식하려고 시도한 점이 문제점으로 제기된다. 그럼에도 서독은 당면한 경제적 어려움을 잘 극복해 나갔을 뿐만 아니라 이제 유럽을 이끌어가는 주도국이 됐다. 그렇다면 우리의 경제협력 상황은 어떠한가? 우리도 개성경제특구와 같은 남북 간의 경제협력이 실제로 이뤄지고 있다.

 김정일 사망과 김정은의 최고권력 자리 등극 과정에서 잠시 혼란이 우려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개성공단의 생산성과 매출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과연 이러한 경제협력이 통일독일과 같은 경제영역을 넘어서는 지속적인 협력과 연계를 확립할 기회를 마련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마지막으로 통일 초기 정치인들의 선거를 의식한 비경제적 공약 남발을 들 수 있다. 당시 독일의 정치인들이 선거를 의식해 동독 노동자의 임금을 너무 급속히 인상하는가 하면 필요한 세금인상 거론을 회피하는 등 대의를 저버린 채 개별적인 정치적 이익을 우선시한 것이 통일 후 경제재건에 많은 시간이 걸리게 한 중요 요인이 됐다. 통일에 이르지도 않은 현재 우리나라 정치권은 복지 포퓰리즘을 이어가고 있는데 언제 통일을 위한 진정한 힘을 구축해 나갈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독일과 한반도는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른 점을 지니고 있다. 독일통일의 경험을 그대로 한반도 상황에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서독정부의 노력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타산지석이 될 수 있음이 분명하다.(http://kookbang.dema.mil.kr)

유영옥 (경기대학교 국제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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