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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 1년

Written by. 전경만   입력 : 2004-03-20 오전 10:3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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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공포와 충격’ 작전으로 이라크를 공격한 지 1년이 됐다. 전쟁은 예상 외로 연합군 측의 일방적인 단기속전이었다. 공격 20일 만에 사담 후세인 정권이 붕괴됐고 조지 부시 대통령이 전투기로 항공모함에 착륙하면서 종전을 선언하기까지 40일이 걸렸으며 전사자는 136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미국은 전쟁개시를 위한 정치적 여건 조성에 오랜 기간 매달린 탓에 전후처리를 사전에 제대로 기획하지 못했다. 후세인 군대가 게릴라식 저항을 할 가능성을 감안하지 않은 채 치안을 맡아야 할 경찰과 군을 무작정 해산해 버린 것이다. 그 결과 미군은 전후 후세인 추종세력의 폭력저항에 직면하고 있으며, 지금 36개 국가가 연합군을 파병해 이라크 재건과 치안유지에 미군을 돕고 있다. 이라크 이슬람 다수파인 시아파가 미 군정의 조속한 종식과 1인 대통령제에 의한 연방제 반대를 주장하는 반면 쿠르드족은 북부에 자치지역 설치를 요구하는 등 각 종족과 종파 간 이해가 첨예해 서명된 임시헌법의 순조로운 시행이 불확실하다.



이런 가운데서도 이라크 전쟁은 의미 있는 몇 가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첫째, 핵 비확산의 ‘후세인’ 효과를 일으키는 데 직간접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리비아가 지난해 말 미사일과 핵무기 개발 포기를 선언했고 이란은 핵사찰 수용과 우라늄 농축 문제를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논의할 수 있음을 밝히고 있다.



파키스탄은 무기급 수준의 우라늄 농축 기술을 북한에 이전했음을 고백했다. 또 북한은 핵문제의 다자적 해결에 응해 지난해 4월 3자회담에 이어 8월부터 6자회담에 참여하고 있다.



둘째, 이라크 전쟁은 이슬람문화와 서구문화 간 접촉의 폭을 넓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공존 필요성을 인식케 하고 있다. 지리상 이라크는 아랍권 중심부에 위치해 타 문화에 대한 배타성이 강하지만 세계화와 문화적 공존이 그만큼 주변지역에 빠르게 파급될 수 있다.



셋째, 석유자원의 안정적 수급과 채굴권 확보를 더욱 중시케 했다. 특히 석유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중국 등 신흥 강대국들이 향후 석유를 확보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취할지 주시하고 이에 대처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넷째, 일방적 선제전략의 한계를 경험한 미국은 이를 조정하게 될 것이다. 미국은 대테러 국제협력이 절실하고 비확산 전략구상(PSI)을 가동시켜야 하는 계제에서 국제적 리더십을 필요로 한다. 이라크 전후처리에는 적극 개입이 불가피하지만 그 이후에는 다자협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이라크 전후처리에 따르는 미국의 정치·군사·경제적 부담은 향후에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 재건을 위해 1200억 달러의 자금을 충당해야 하고 미군은 이라크 민주정부가 수립되는 내년 말 이후에도 주둔할 것으로 보인다. 또 기존 동맹체제와 유엔을 제치면서 전쟁을 치른 미국은 프랑스를 비롯한 강대국들과 유엔의 불만과 견제를 무마하지 않고는 이라크 이후의 중동정책을 진전시키기 어려울 것이다. 미국은 이라크 국가재건을 주도해서 중동지역에 대한 민주주의 도미노의 시발로 이용하려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들로 인해 이라크 문제 자체가 1992년과 달리 오는 미국 대통령 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부시 재선에 빨간 불이 켜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라크 전후처리의 성패는 향후 반테러와 핵비확산을 위한 미국의 국제적 위상에 결정적 시금석이 될 것이다.



7월1일 연합군 임시행정처가 이라크 과도정부에 주권을 이양하고 해체되면 정파 간 권력투쟁이 노골화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이라크 국가재건에 긴요한 각종 제도와 산업 인프라 구축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고 후세인과 바트당 간부세력의 전범처리도 새로운 정쟁요인이 될 수 있다.



이라크의 재건사업과 치안유지는 전후처리를 위한 동전의 양면이다. 그래서 머지않아 추가파병되는 우리 한국군이 이라크 전후처리에 최대한 주도면밀하고 안전하게 기여하기를 기원하는 바다. (제공 국방일보)



〈전경만 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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