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문제가 국제사회의 문제로 확산되어가고 있고 국내에서 또한 중국의 탈북자에 대한 강제북송 중지 규탄 집회가 연일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국군포로 자손들이 탈북에는 성공했지만 중국 정부의 비협조로 국내 입국 여부가 오리무중(五里霧中)속에 있는 것으로 알려 졌다.

 2009년 6월 한국행을 희망하며 베이징 주재 한국 총영사관에 들어갔던 국군포로 고(故) 백종규씨의 친딸 백영옥(47)씨와 그녀의 아들(당시 14세)과 딸(당시 18세) 등 가족 3명이 아직까지 베이징의 한국 총영사관에 있는 것으로 4일 확인됐다고 조선일보가 이같이 보도했다.

 이들 자녀들은 중국 정부의 비협조로 한국으로 오지 못하고 베이징 총영사관에서 3년간 다른 탈북자 3~4명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고 전했다.

 백종규씨는 6.25전쟁 당시 함북 온성으로 끌려가 아오지탄광에서 고된 노역에 시달리다 1997년 사망했다.

 큰딸 영숙씨는 “시신이라도 고향에 묻어달라”는 아버지의 유언을 가슴에 담고 3차례 탈북을 시도하다 2차례는 강제 북송되기도 했었다.

 2004년 북한에 딸(31)을 홀로두고 우여곡절 끝에 아버지 유골을 안고 한국으로 입국했지만 북한에 남아 있던 동생 영옥(47)씨 가족들은 ‘반동분자’ 가족으로 몰려 핍박을 받아오다 영옥씨도 어린 딸과 아들을 데리고 2009년 5월 탈북, 그해 6월 베이징에 있는 한국 총영사관으로 들어갔다.

 백종규씨는 현재 대전국립현충원에 안장되어 있지만, 영숙씨는 동생과 조카들을 한국으로 데려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작년 6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도 내고 지난 2월에는 외교부에도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정부도 그들의 한국행 문제를 시급한 현안으로 다뤄왔지만 중국 정부의 강경한 태도로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했다. 

 다행히 탈북자에 관한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는 한·중 외교장관 회담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청사에서 열려 김성환 외교부 장관이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에게 “중국내 탈북자 문제를 다룰 때 미성년자와 가족이 한국에 있는 경우는 특별히 국제법상 강제 송환 금지 원칙에 따라 송환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요청을 한바 있다.

 탈북자의 인권에 대한 조치이면서도 이들을 염두에 둔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정작 중국 정부가 어떻게 조치할지 주목되고 있다.(Konas)

코나스 이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