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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선거운동 초반 점검

Written by. 코나스   입력 : 2004-03-21 오후 12: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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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후보자 등록과 함께 제한적인 선거운동이 허용되면서 17대 총선 선거운동이 사실상 시작된 지 10일째를 맞고 있다.

개정 선거법은 돈은 묶고 후보자의 입과 손발은 풀어줌으로써 돈선거, 조직선거를 차단하는 데 중점을 뒀지만 여전히 출마예상자들의 타성에 젖은  선거운동방식으로 불.탈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또 후보자들이 법의 맹점을 이용, 사이버공간을 활용해 불.탈법 선거운동을  하는가 하면, 지구당 폐지로 조직선거가 불가능해지자 사조직을 만들거나 기존 사조직을 선거에 동원하는 등 편법이 잇따르고 있어 또다른 우려를 낳고 있다.

◇`불공정한 게임의 룰' 해소 = 출마예정자들은 지난 12일부터 예비후보자로 등록하면 선거사무소 개설, 명함배포, 전자우편 발송 등 제한적인 선거운동을 하고 후원회를 결성할 수 있게 됐다. 

대신 선거운동기간전까지 무제한 허용됐던 현역의원들의 의정보고회는 선거일전 90일부터 금지돼 현역의원과 정치신인간 불공정한 선거운동이 대폭  해소됐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서울 동대문갑 무소속 이경희 후보는 "현역과 신인간에 동등한 입장에서 선거운동을 할 수 있게 돼 불균형이 상당히 해소됐다"면서 "유권자들에게  명함을  돌리고 인사하며 얼굴알리기에 부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거법 처리가 늦어진 데 대해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 서대문을 한나라당 정두언 후보는 "여전히 현역들이 유리하다. 선거법  개정이 늦어져 형평이 맞춰진 것 같지 않다"면서 "홍보물을 잘 만들고,  발로  뛰면서 직접 유권자들을 찾아다닌다"고 밝혔다.

선거전이 조기에 과열될 조짐을 보이면서 정치신인들에 대한 편법.탈법의  유혹도 적지 않다.

제주 지역의 한 후보는 "사생활 보호, 개인정보 보호 등으로 e-메일 정보  수집이 어렵다"면서 "편법으로 수집할 수도 있지만 범법행위를 하면서까지 수집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부산에 출마한 한 후보는 "다른 후보들의 경우 유권자들에게  e-메일을  보내기 위해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고 지적했다.

◇`돈선거'를 극복하라 = 개정 선거법은 돈먹는 하마로 불리는 지구당제도를 폐지하고 대규모 군중동원으로 이어져 비판을 받았던 정당연설회와 합동연설회를 폐지, 돈선거를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

이에따라 후보들은 돈선거, 조직선거를 뛰어넘어 새로운 방식으로 얼굴을  알리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일부에선 사조직을 급조하거나 기존의 사조직을 정비, 선거에 동원하다가  선관위에 적발된 건수도 지금까지 19건에 달했다.

서울 도봉갑 민주노동당 홍우철 후보는 지구당 폐지에 대해  "조직없이  얼굴을 알리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우리는 하향식으로 공천을 하고 진성당원으로 당을 꾸려가고 있는데 지구당이 없어선 풀뿌리 민주주의를 키워나가기 힘들다"고 불평했다.

서울 도봉갑 한나라당 양경자 후보는 "사실 조직선거를 해왔던  입장에선  이번 선거가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서울 동대문갑 민주노동당 김영준 후보는 "주민들을 만나면 어르신들은 과자 한 봉지, 소주 한 병 사달라는 분들이 종종 계신데 솔직히 그런 것조차 제한해  사드리지 못하고 그냥 가면 섭섭해하는 분들이 많다"고 지나친 규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대신 후보자들은 사이버 선거운동이나 몸으로 뛰는 선거운동에 집중하고 있다.

서울 중랑을 열린우리당 김덕규 후보는 "합동연설회가 각 후보들의 정책을 비교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점에서 폐지된 것이 다소 아쉽다"면서 "온라인 홍보를 강화하고 e-메일 등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달 2일까지 문자메시지는 선거법 위반이다.

서울 마포을 열린우리당 정청래 후보는 "돌아다니면서 일일이 유권자를  만나는 것말고는 방법이 없다"면서 "결국 체력싸움으로 체력이 강한 후보에게  유리하다"며 발품을 팔아 유권자들과 접촉의 폭을 최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서대문갑 민주당 김영호 후보는 "금권선거는 조직선거에서 나오는데  부녀회 등을 통한 음성적 조직화는 남아있어 금권선거가 뿌리뽑힐 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지구당이 폐지되면서 사조직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선관위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출마예상자와 관련된 연구소, 법인, 산악회 등 사조직이 1천411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법위반 적발도 잇따르고 있다.

경북지역 한 한나라당 모후보는 00산악회 산행시 100만원 상당의 술 등을  제공했다가 지난 달 25일 고발됐고, 광주지역 열린우리당 한 후보도 `K미래포럼'에 전화홍보 사무실을 별도로 차려놓고 전화홍보요원을 고용해 전화선거운동을 벌이다가 고발됐다.

◇`걸리면 죽는다' 법위반 몸사리기 = 선관위의 단속권이 강화되고 선거법 위반에 대한 처벌이 강화됨에따라 후보들은 법위반을 피하기 위해 극도로 몸조심을 하고 있다.

선거법과 관련, 애매한 부분이 있으면 선관위에 먼저 문의를 하는가 하면, 가급적 후보자는 선거운동에만 매달리고 법위반 시비가 우려되는 일엔 대리인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선거범죄신고자에 대한 최고 5천만원 포상금제와 후보자측으로부터  금품.향응을 제공받은 유권자에 대한 과태료 부과가 시작되면서 "캠프내 사람들조차 믿을 수 없다"며 선거판엔 극도의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심지어 다른 후보측의 악의적인 선거법 위반 신고로 인해 억울하게 선관위에 조사를 받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선관위 직원들의 후보자 사무실 상주 및 동행감시에 대해서도 후보들은 촉각을 곤두세웠다.

서울 마포갑 한나라당 신영섭 후보는 "일처리를 할 때마다 선관위에 문의를  한다"면서 "조그만 것이라도 문제가 되면 정치생명과 직결돼 있어 여러 모로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서울 광진구 선관위 관계자는 "선거법 개정 세부사항이 복잡해져서 문의전화가 하루에 20통 정도 걸려온다"면서 "상주가능한 선거사무원수, 수당지급 문제, 게시가능한 현수막수, 명함에 게재할 수 있는 내용 등을 주로 묻는다"고 전했다.

서울 은평갑 민주당 조동희 후보는 "`선(選)파파라치'가 활동하는 게 아닌가 늘 조심스럽다"고 말했고, 서울 관악을 열린우리당 이해찬 후보측은 "지금은 모든 주민들이 부정선거감시단"이라며 `경계심'을 보였다.

서귀포.남제주 민주당 고진부후보는 "한 참모가 며칠 전 모 음식점에서  유권자들에게 밥을 사주면서 지지를 호소했다는 허위제보 때문에 엉뚱한 조사를 받느라 적지않은 시간을 낭비한 적이 있다"고 했고, 서울 관악을 한나라당 김철수 후보도 "선거법 공포 이전의 일을 누가 신고해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린 일이 있다"고 털어놨다.

(서울.부산.대구.광주.대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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