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글씨확대글씨축소스크랩

국가의 운명과 해양안보

Written by. 윤영미   입력 : 2012-03-30 오후 4:33:10
공유:
twitter facebook
소셜댓글 : 0

 강대국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국력을 키워 자신의 의지를 투사할 능력이 있으면 강대국으로 부상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아무리 위대한 제국이라도 몰락하고 마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우리는 인류역사를 통해 세계를 제패했던 많은 나라를 기억하고 있다. 기원 전 5세기 페르시아 제국을 격퇴하고 지중해를 장악했던 그리스의 아테네와 7개 부족연합으로 출발해 세계 제국을 건설했던 위대한 로마 제국, 신대륙 개발을 주도하면서 15세기 최강국으로 떠올랐던 스페인, 그리고 이러한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격파하고 급기야 오대양 육대주에서 거대한 식민지를 건설했던 영국의 운명 또한 이러한 명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러한 국가들이 세계 패권국으로 부상하는 데 있어 한 가지 공통점은 강력한 군사력을 키웠다는 점에 있다.‘강대국의 흥망’의 저자인 폴 케네디(Paul Kennedy)가 잘 지적했듯이 수준 높은 경제력과 강력한 군사력의 조화에서 강대국은 등장할 수 있다. 경제력만 갖고는 어떤 규제력도 작동하지 않는 국제사회에서 국가의 의지와 이해를 반영하기 어려우므로 이에 상응하는 군사력이 필요한 것이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이들 패권국은 모두 바다를 통해 세계로 나갔다는 점이다. 아테네와 로마가 제국으로 성장하는 데 결정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은 해군력 강화였다. 밀집보병을 중핵으로 했던 아테네가 2차 페르시아전쟁을 앞두고 200척의 해군 함대를 구축했다는 것이나, 로마가 카르타고와의 전쟁에서 해군을 양성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이야기다. 스페인과 영국 그리고 오늘의 최강대국 미국 역시 해군력을 중심으로 세계 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이러한 국가에 바다가 중요했던 것은 단지 상징적 차원의 강대국이 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바다를 통해 세계무역이 이뤄지고 국가 이익을 구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이 주변 국가에 각종 경제원조와 친선을 통해 ‘진주 목걸이’라고 하는 중국의 해군기지 벨트를 건설하고자 하는 것도 주변 해양에서 이동의 자유를 확보하는 것이 국가 이익에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반도국인 한국이나 섬나라 일본의 사정은 더하면 더하지 절대 덜하지 않다.

 2006년 한국을 방문한 케네디 교수가“현재 세계에서 테러 위협과 해양 영유권 관련 갈등이 커지고 있는 만큼 한국이 해양력을 배양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해군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는 점도 우리의 이해를 도와준다. 그는“한 국가의 해양 산업은 국가의 물리적 보호 장치인 해군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발전에 한계가 있다”며“한국 해군 전력이 아직 대양해군이라고 할 수 없는 만큼 에너지, 상품수송로 보호 등 안보적 측면의 관심이 더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의 날카로운 통찰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것인가.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문제로 온 나라가 시끄러운 상황에서 미래지향적 국익이 무엇인지에 대한 진정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본다. 한국의 지정학적 상황과 주변국과의 경쟁 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관념적인 이상만 주장하는 태도는 국익에 들어맞지 않는다. 국익은 기실 나 자신의 구체적인 이익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식한다면 해결의 실마리도 풀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본다.(http://kookbang.dema.mil.kr)

윤영미 (평택대 외교안보 전공교수, 국방FM 국방광장 시사앵커)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관련기사보기
facebook twitter 책갈피저장 메일보내기
소셜댓글
로그인선택하기 트위터 페이스복
원하는 계정으로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여 주십시요.
입력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1
로그인하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