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은 ‘잊혀진 전쟁’이 아닙니다”
6.25전쟁에 참전해 사망한 캐나다 허세이 형제의 ‘형제애’ 참석자들 심금 울려
“저희 아버지께서 평생에 가장 힘들어 하셨던 것은 자기 형을 한국에 남겨두고 온 것이었습니다. 저희 아버지와 큰 아버지는 우애가 극진했으며 피를 나눈 형제애는 전장에서의 경험으로 더 강해 졌습니다. 이제는 큰아버지와 아버지가 재회하셔서 그간의 못 나누었던 정을 나누고 계실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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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저녁 중구 장충동 앰버서더호텔에서 국가보훈처(처장 박승춘) 주관으로 열린 영연방 4개국 참전용사 및 가족을 초청한 ‘UN 참전용사 재방한 쌩큐만찬 행사’에서 참석한 모든이들에게 심금을 울리는 소리가 전달됐다.
6·25전쟁 중 캐나다軍으로 함께 참전한 허세이 형제로 전투 중 먼저 전사한 형(이병 조셉 월리엄 허세이)을 평생 그리워하던 동생(이병 아치볼트 로이드 허세이)이 작년 6월 생을 마감하면서 형과 함께 묻히고 싶다는 유언을 남김에 따라 이번 재방한 기간 중 딸(낸시 허세이)이 부산 UN기념공원에 합장안장을 하고 저녁 만찬장에서 감사의 뜻을 전하는 자리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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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여사는 “아버지가 전장의 후유증으로 불편한 몸으로 살아오면서도 돌아가시는 순간까지 이국땅에 묻혀 있는 형을 그리워하고 죽어서 형과 함께 묻히기를 소망했다”며 생전 큰아버지와 아버지의 애틋한 형제애를 얘기하며 숙연한 분위기속에 말을 이어갔다.
참전용사들을 향해서는 “큰아버지와 아버지처럼 잘 알지도 못하는 나라의 국민들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내놓은 사람, 전쟁의 위험과 잔혹함, 그리고 심신의 고통을 목격하고 그러한 삶을 실제로 살아왔던 사람들이었다”며 지난날의 희생과 헌신에 경의를 표했다.
특히 “아버지가 살아가시는 동안 전장에서 잃은 형의 빈자리를 메워주지는 못했지만 전우 및 참전용사들과의 인간관계는 아버지에게 큰 위안과 위로가 되었다”며 인사를 마무리하자 참석자자들은 기립박수로 허세이 형제의 명복과 낸시 여사를 위로하며 평안을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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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故 아치볼트 로이드 허세이 이병의 딸, 낸시 여사가 밝힌 감사 내용임.(Konas)
코나스 이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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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하며 지난 한 주 동안 베풀어 주신 호의에 감사드립니다.
또 이번 한국 방문을 잊을 수 없는 경험으로 만들어주신 모든 분들께도 고마움을 표합니다.
먼저, 이런 훌륭한 행사를 주관해 주시고 또 세밀하게 준비해 주신 박승춘 보훈처장님과 직원 여러분들께 고마운 마음을 표합니다.
한 주간의 행사 하나하나가 제 아버지와 한국전쟁 참전용사 모두를 영광스럽게 했습니다.
국가보훈처와 저희 여행 경비를 마련해 주신 참전용사 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저와 제 아들은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국가보훈처의 참전용사 재방한 행사는 참전용사를 위한 최고의 프로그램으로 참전용사뿐만 아니라 그 유가족들까지 한국에 초청된 다는 것만으로도 한국전쟁은 ‘잊혀진 전쟁’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 한국출신으로 캐나다 한국전 참전용사들의 훌륭한 옹호자 이신 연아 마틴 상원의원님께도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참전용사분들의 고귀한 희생과 불굴의 용기에 경의를 드립니다. 여러분께서 보여주신 따뜻한 환영과 친절에 저희 가족은 가슴이 뭉클할 정도로 감동을 받았습니다.
어렸을 때 저는 아버지께서 한국전쟁에 대한 말씀이 별로 없어서 한국전쟁이 제 아버지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의 가슴과 마음 한 구석에 한국전쟁이 무겁게 자리하고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었습니다.
제가 성장하면서 아버지는 가슴 깊숙이 간직하고 계셨던 기억들을 제게 조금씩 말씀해 주시기 시작했고 전쟁 충격으로 심한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를 겪었으며 전장에서의 공포와 큰 아버지의 죽음이 그를 늘 엄습했습니다. 제 마음속에 강한 자부심이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여기 계신 참전용사분들도 마찬가지로 잘 알지도 못하는 나라의 국민들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내놓은 사람, 전쟁의 위험과 잔혹함, 그리고 심신의 고통을 목격하고 그러한 삶을 실제로 살아왔던 사람이었으며 저는 한국전쟁 영웅의 딸입니다.
제가 자세히 말하지 않아도 참전용사분들께서는 잘 알 것입니다.
저희 아버지께서 평생에 가장 힘들어 하셨던 것은 자기 형을 한국에 남겨두고 온 것이었습니다. 저희 아버지와 큰 아버지는 우애가 극진했으며 피를 나눈 형제애는 전장에서의 경험으로 더 강해 졌습니다.
동생을 위해 함께 참전하는 형제애란 직접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느낌을 잘 모르겠지만 오늘 밤 이 자리에 함께 하신 참전용사분들은 잘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전우 및 참전용사들과의 인간관계는 아버지의 큰 위안이었습니다.
물론 전장에서 잃은 형의 빈자리를 메워주지는 못했지만 전우와의 우정은 큰 위로가 되었다는 것을 저는 느낄 수 있었으며 여기계신 참전용사분들도 다 같은 마음이라 생각됩니다.
오늘 자리를 함께하니 제 아버지가 좀 더 자랑스럽게 느껴집니다.
한국에 돌아가서 큰 아버지의 무덤에 가보는 것이 아버지 평생의 소원이었습니다. 생전에 그리하지 못하셨지만, 이제는 평안을 찾으셨을 것입니다. 큰아버지와 재회하셔서 그간의 정을 나누고 계실겁니다.
이렇게 한국에 와서 제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을 받들 수 있게 된 것은 제게 큰 위안입니다.
전쟁기념관과 국립묘지, 가평전투지, DMZ를 둘러보면서 그리고 UN기념공원에서의 아름다운 안장식에 참석하면서 저는 사랑하는 아버지를 많이 생각했습니다.
오늘 제 아버지의 전우이자 형제이신 참전용사분들과 이러한 경험을 나누게 되어 너무나 기쁩니다.
지난 한 주간을 잊지 못하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특히 박승춘 보훈처장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한국에서의 소중한 시간을 영원히 간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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