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현병철)는 군복무로 인한 이명 피해자 실태조사와 이명 피해 예방을 위해 군인들에 대한 소음노출 측정 평가, 청력의 주기적 검사, 소음노출 예방교육, 공학적 개선 등의 소음노출 저감, 청력보호구 착용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군부대 청력보존프로그램’ 실시를 7일 국방부에 권고했다.

 특히 포병부대 등 고소음 발생부대들에 대한 소음측정, 고위험군 부대원 등에 대해 입대 시, 제대 시, 매 1년마다 그리고 주요 훈련 직후 청각검사 실시, 개인 청력보호구 착용 의무화, 부대원들에 대한 이명/난청에 대한 정기적 교육실시, 측정결과 데이터의 보관 및 예방대책 마련 시 활용방안을 매뉴얼화 하여 실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국가보훈처에는 군 이명 피해자의 입증책임 완화 및 국가유공자 등록 요건 완화 등의 방안 마련을 권고했다.

 이번 권고는 ‘군 이명 피해자 연대’가 지난 2010년 6월 국가인권위원회에 “군 생활로 이명이 발생해 고통받고 있는데, 국가유공자 등록요건이 이명 검사에 적합하지 않아 신청자 대부분이 탈락하고 있으므로 보상 방법과 군 이명 예방 대책을 강구해 달라”는 진정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5조 제1항에 따라 정책적 검토를 진행한 결과다.
 
 우리나라 군 이명 피해자 현황을 국방부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조사한 바는 없으나, 미국, 캐나다, 호주의 경우 전역 군인의 연금 질환 유형 1~3위가 이명 또는 난청으로, 제대 군인의 약 9.5%에서 이명장애가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는 건군 이래 약 17,000,000명의 전역자 중 총 309명만이 이명 피해로 인한 국가유공자로 인정되었는데, 캐나다의 경우 1년간(09~10) 1,933명이 이명장애로 확인된 점과 국내 연구자들의 연구결과를 참고해도 상당수의 군 이명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국가보훈처 조사에서도 이명장애와 우울증상과는 서로 높은 관련성을 보이며 고도의 이명장애가 있는 집단에서 우울증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위는 이러한 점에 근거해 군복무로 인한 이명 피해의 정도에 대한 국가 차원의 실태조사가 필요하며, 그 결과를 토대로 군 이명 피해 예방 대책과 피해자 보상 대책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군 이명 피해자에 대한 보상은 △「국가유공자법」에 따라 국가유공자로 등록해 보훈급여금, 교육지원, 취업지원, 의료지원, 양로지원 등의 혜택을 받는 방법과, △「제대군인지원에관한법률」에 따라 의료지원을 받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국가유공자 등록 요건을 살펴보면, △이명피해가 군생활 때문에 발생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고, △이명증세가 있을 뿐 아니라 한쪽 귀 청력역치가 50dB이상이어야 하며, △검사 방법이 저주파영역(500, 1000, 2000Hz)으로 한정되어 있어 고주파영역(4000Hz이상)에서 난청현상이 특징적인 이명피해자의 난청을 잡아내기 어렵고, 등록을 위한 신체검사 방법도 이명검사에 적합하지 않아 현실적으로 구제받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러한 검사방법의 문제 보완을 위해 국가보훈처는 금년 1월30일부터 4000Hz대의 고주파 영역의 청력역치도 포함해 검사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현재도 군복무로 인한 이명/난청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피해 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이 중요하다며, 국가유공자등록 기준과 관련해 △현행 이명/난청 동반 규정에서 이명만으로 등록이 가능하도록 하거나, △난청을 포함시키더라도 청력역치를 현행 50dB에서 산업재해 인정 기준과 같이 40dB로 낮추는 방법, △호주, 캐나다와 같이 이명검사에 삶의 질과 사회적 활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평가를 포함하는 등의 방안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청력검사와 관련해 이명증상의 특성을 고려해 고주파 영역에서의 청력역치에 가중치를 주는 방안 등의 검토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