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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국 비난해 북한 달래기

Written by. 중앙일보 - 오영환 기자   입력 : 2003-09-02 오전 11: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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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부 왕이(王毅)부부장이 1일 북핵 위기 해결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 미국의 대북 정책이라고 정면으로 문제삼은 것은 여러 요인이 얽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가 6자(남북, 미.일.중.러)회담의 중국 측 수석대표인 데다 미국 때리기의 수위가 높다는 점에서 자칫 외교적 파장도 예상된다.

그의 발언은 일단 미국의 6자회담 협상 태도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미국이 북한에 대한 입장을 보다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한 데서 감지된다. 미국이 북핵 문제에 관한 구체적 해법을 갖지 않고 회담에 나온 데 대한 불만이 녹아 있는 듯하다.

미국은 이번 회담에서 북핵 문제에 대해 기존 입장만 되풀이했을 뿐 한.일 양국과 협의해온 단계적.포괄적 북핵 해법을 제시하지 않았다. 그동안 셔틀외교를 통해 북한의 다자회담 수용을 끌어냈던 중국으로선 미국의 경직된 태도에 불만을 가졌을 수도 있다.

두번째는 미국 내 강경파를 겨냥했을 가능성이다. 미국 대표단이 대북 협상에 적극적인 자세로 나오지 못한 데는 미 행정부 내 매파의 제동 때문이라는 인식을 나타냈을 수도 있다. 중국의 미국 책임론 제기는 미국 내 온건파의 입지를 넓혀줄지 모른다. 6자회담을 미국 외교의 승리로 자리매김해온 조지 W 부시 행정부로선 이 회담의 산파역이자 주최국 중국의 반발을 무시하기 어렵다.

세번째는 북한의 추가적 상황 악화 조치를 막기 위한 무마용이라는 풀이다. 미국 견제와 북한 편들기를 통해 북한의 핵 보유 선언이나 핵실험을 막고, 북한을 차기 회담으로 끌어들이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실제 북한은 최근 연일 핵 억제력을 갖추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중국은 북한의 이런 움직임이 대내외 정책을 공표할 11기 최고인민회의 1차회의(3일)와 정권 수립 55주년 기념일(9일)을 앞두고 나오는 점에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인민회의나 정권 수립 기념일을 계기로 핵 보유를 공식 선언하거나 핵실험 또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나설 수도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중국은 북한 김영일 외무성 부상이 6자회담에서 두차례에 걸쳐 핵 보유.실험을 언급하면서도 지난 4월의 3자(북.미.중)회담때와 달리 핵 이전(Transfer)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점도 예의 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부분을 뺀 것은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것일 수도 있지만, 핵 보유와 핵 실험이 핵 확산과는 관계없다는 점을 국제사회에 강조하기 위해서라는 해석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1일자 노동신문도 "우리의 핵 억제력은 그 자체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핵 보유를 시사하면서도 핵 이전을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북한은 또 6자회담 대표단이 귀국길에 "이런 종류의 회담은 필요가 없다"면서 "미국이 우리나라를 무장해제하기를 원한다는 점이 명백해진 만큼 우리에게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해 핵무기 보유를 정당화하려 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도 "우리로 하여금 자주권을 고수하기 위한 자위적 조치로서 핵 억제력을 계속 강화해 나가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더욱 확신하게 하고 있다"고 말해 핵개발 의지를 재차 다짐했다.

우리 정부가 당초 6자회담 직후 차기 회담 개최 등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가 "자구 해석에 이견의 여지가 있다"고 한발 빼는 듯한 태도를 취하는 것도 북한의 상황 악화 가능성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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