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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정치적 중립 지켜야

Written by. 최연홍   입력 : 2004-03-26 오후 3:5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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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공무원노동조합이 탄핵 반대를 주장하고 나오니 이 나라의 정부에 행정은 없고 정치만 있는 것 아닌가 의심스럽다.

정치가 불안한 사회일수록 공무원이 정부를 지켜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이 나라가 무정부적 혼돈에 빠지는 것을 더욱 실감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탄핵을 반대하더니, 이제 공무원노동조합이 정치적 입장을 천명하고 물리적 시위에 참여하니 이 나라는 과연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가.

공무원들에게도 노동자들처럼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줘야 한다는 진보적인 의견은 아무래도 이해하기 어렵다. 이것은 교사와 공무원들이 지키고 향유해야 할 정치적 중립이라는 최고의 가치와 모순되고 충돌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 나라 국민들은 스스로 교단을 포기하고, 스스로 정부를 포기한 불행한 사태를 보면서 걱정하고 있다. 어쩌다 이 나라가 이렇게 변했는가. 교사들도, 공무원들도 스스로 노동자라고 생각하고 공장노동자와 똑같은 행동을 한다면 이 나라의 질서는 무너진다

역사적으로 볼 때 공무원 제도의 발전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세우기 위한 발전의 과정이었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존경받던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관직을 못 얻은 청년의 총탄에 죽어감으로써 강화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이란 전통은 오늘날 미국 행정부를 받쳐주는 근간이 됐다.

이런 역사를 따지지 않더라도 정부를 지키고 있는 공무원들의 정치적 중립은 필수적이다. 바람직한 공무원제도로 평가되는 직업공무원제도나 실적주의제도가 모두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이란 바탕에서 가능하다.

그래서 탄핵을 반대하는 공무원도, 지지하는 공무원도 있어서는 안 된다. 더욱이 일개 시민으로서 개인 차원에서 정치적 의사 표현을 할 수 있으되 집단행위는 절대 안 된다. 이 사회와 나라의 근간을 위태롭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무원과 교사 집단이 가질 수 있는 ‘표현의 자유’와 ‘집회의 자유’, ‘결사의 자유’는 관직의 정치화에 반대하고 정부의 능률을 향상시키기 위한 범위 안에서 누릴 수 있는 부분이다. 어떻게 하면 최소의 국민세금으로 최대·최선의 서비스를 국민에게 돌려주느냐는 물음에 답하는 범위 안에서 가질 수 있는 자유라고 할 수 있다.

교사들의 경우 어떻게 하면 제자들에게 최선의 배움을 전달할 수 있는지가 최우선이다. 그것을 위한 처우 개선이라든가 환경 조성을 위한 표현의 자유이고, 집회의 자유이고, 결사의 자유이어야 한다. 자기 일의 성격 안에서 자유로워야 하는 것이다.

제한 없는 자유란 있을 수 없다. 그런 자유는 파괴적 자유가 된다. 책임이 따르지 않는 자유일 뿐이다.

기업노조가 경제를 망치고 있다는 비난은 많았다. 이제 공무원 노조가 정부를 망치고 있지 않는가 반성해야 할 시간이다. 그리고 교사들의 노조가 학교를 망치고 있지 않는가 반성해야 할 시간이 왔다.

대통령 탄핵은 헌법이 보장하는 국회의 권한이요 의무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우리 모두가 기다리고 있다. 정치가 혼돈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할 때, 교사와 공무원 집단이 정치세력으로 등장해서 정치의 늪 속에 빠져 들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다.

이 나라 국민들은 진보적이건, 보수적이건 망동하지 말아야 한다. 각자의 직장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것이 나라를 구하는 길이다. 특히 공무원들은 중립이 행정의 기본임을 다시 한번 깨달아야 한다.

국난을 이겨낸 성웅 이순신의 “망동하지 말라!”는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지 않은가./최연홍(서울시립대 교수·행정학)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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