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북한의 대남전략 및 대응
“북남 대결상태 해소”... 화전양면전략 경계
북한 대남전략의 목표는 ‘노동당 규약’전문에 나타난 바와 같이 “남조선에서 미제 침략군을 몰아내고 식민지 통치를 청산하며 남조선 인민들의 사회민주화와 생존권 투쟁을 적극 지원하고, 남조선 혁명의 완성을 위하여 투쟁 한다”는데 있다.
북한은 이러한 목표하에 다양한 대남전략전술을 운용해 왔으며, 대내외 정세변화에 따라 초기 ‘민주기지론’ 에서 최근의 ‘민족공조론’ ·‘우리민족끼리’에 이르기까지 조금씩 그 형태를 달리해 왔다. 분단이후 현재까지 북한이 구사해오고 있는 대남전략·전술은 대체로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1) 혁명적 민주기지론
남조선혁명을 위한 북한의 대남전략은 해방직후인 1945년 10월 10일 조선공산당 북조선분국을 조직하기 위해 개최된 서북5도 당대회에서 ‘혁명적 민주기지론’이란 형태로 그 기본구상이 제시되었다.
이것은 미군의 남한 점령으로 전국적 범위에서 혁명을 동시에 추진시킬 수 없는 상황에서 보다유리한 조건이 형성된 북한지역의 혁명역량을 먼저 강화하고, 그 역량을 바탕으로 전 한반도의 공산혁명을 완수한다는 전략이다.
북한은 혁명적 민주기지론에 따라 해방 직후부터 건 당, 건국, 건군이라는 구호를 내세워 북한지역에서 노동 당을 먼저 건설하고 무장력인 인민군을 창건하였으며 이어 1948년 9월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수립을 선 포하였다
(2) 민족해방 인민민주주의혁명전략
‘민족해방 인민민주주의혁명’전략은 초창기의 ‘민주기지론’이 한단계 발전된 것으로 1970년 11월 제5차 노동당대회에서 공식 채택되었다. 그 내용은 “남조선혁명은 남한의 혁명세력이 주체가 되어 수행해야 한다”는 일종의 ‘지역혁명론’으로서 우선1단계로 남한에서 민족해방 인민민주주의혁명을 수행한 다음, 2단계로 사회주의혁명을 진행 시킨다는 ‘단계적 혁명론’이다.
북한이 초창기 혁명적 민주기지론 전략에서 이처럼 지역혁명론을 주장하게 된 배경은 6·25전쟁 이후 분단이 장기화됨으로써 남북한의 상반된 정치·사회체제가 고착화되고 무력적화통일이 점점 어려워질 것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되었다.
북한이 남한혁명의 성격을 ‘민족해방 인민민주주의혁명’으로 규정하고 혁명의 주인을 남한인민 자신이라고 선동하는 것과 혁명역량의 편성을 주력군과 보조역량으로 구분하면서 주력군 편성에 역점을 두도록 강조하고 있는 것은 이러한 인식의 구체적 표현이었다.
북한은 이러한 전략하에 1960년대 후반의 통일혁명당을 시작으로 1970년대 남조선민족해방전선, 1980년대 한국민족민주전선, 1990년대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등 남한내 지하당 구축을 지속적으로 시도해 왔으며, 주한미군철수 주장도 되풀이 하고 있다.
(3) 3대 혁명역량 강화
북한은 남조선혁명을 완성하는 실천 요소로서 이른바 3대 혁명역량, 즉 북한제체의 혁명역량, 남조선 혁명역량, 그리고 국제적 혁명역량의 강화를 내세우고 있다. 이 3대 혁명역량 강화노선은 1964년 2월 27일 당중앙위원회 제4기 제8차 전원회의에서 채택되었다.
3대 혁명역량 강화노선의 내용은 우선 대내적으로 민주혁명기지 노선에 기초하여, 남조선혁명을 수행하기 위한 혁명기지로서의 북한의 능력과 역할을 제고시킨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주체사상에 의한 북한주민들의 정치사상적 무장강화, 자립적 민족경제 건설을 통한 경제역량 강화, 혁명의 승리를 보장하는 수단으로서의 군사역량 강화 등 세 가지 방도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 군사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자위적 군사노선에 따라 전군의 간부화, 장비의 현대화, 전 인민의 무장화, 전국의 요새화 등 4대 군사노선을 철저히 관철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대남 차원에서는 남한 내부의 모순을 최대한 첨예화 시키고 지하당 조직의 확대, 다양한 형태의 통일전선 형성 등으로 사회혼란을 유도하여 남한 내부에서 인민혁명이 일어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국제혁명 차원에서 한반도 공산화 통일을 용이하게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병행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3대 혁명역량 강화 전략은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소련을 비롯한 동구 사회주의권의 몰락, 북한의 경제위기 및 국제적 고립 심화, 남한의 국력신장 등으로 실천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
(4) 통일전선전술
북한은 대남 혁명전략의 수행을 위해 공산주의자들의 가장 기본적인 조직전술인 통일전선전술을 사용해 왔다. 이는 공산당이 일정한 혁명 단계에서 주적을 타도하는데 공산당 세력의 힘만 가지고서는 불가능 할 때 필요한 동조세력을 획득하고 그들과 잠정적인 동맹체를 형성하여 투쟁하는 전통적인 투쟁기법이다.
통일전선전술은 전술상의 원칙으로 하층 통일전선을 위주로 하되 상층 통일전선을 유기적으로 결합시키고, 낮은 형태의 공동투쟁에서 점차 높은 형태의 공동투쟁으로, 부분적인 연합에서 전면적인 연합으로 발전시킬 것을 제시하고 있다.
실제로 북한은 통일전선조직체로서 1949년 6월 ‘조국 통일민주주의 전선’을 결성하였으며 이후 반미구국통일 전선, 반파쇼민주연합전선 등의 구축을 외치며 1980년대 한국민족민주전선을 출범시켰다. 1990년대에 들어와서는 전 민족적 통일전선 형성차원에서 조국통일범민족연합·조국통일범민족청년학생연합 등을 결성하였다
(5) 민족단결론
1990년대 이후 북한의 대남전략 수행과정에서 핵심은 ‘반미·자주와 연공·연북’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민족 대단결론’이다. 북한의 민족대단결 주장은 1972년 7월 4 일 채택한 ‘남북공동성명’에서 처음 거론되었고, 1990 년 5월 최고인민회의 제9기 제1차 회의 김일성 시정연 설에서 제시한 ‘조국통일 5대 방침’에서 다시 주장되었으며, 1991년 8월 1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와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북측본부 간부들과의 담화를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되었다.
이후 북한은 1993년 4월 5일 김일성이 제시한 ‘조국통일을 위한 전민족대단결 10대 강령’과 1998년 4월18일 김정일의 ‘민족대단결 5대방침’을 통해 이를 이론적으로 체계화하였다.
(6) 민족공조론·우리민족끼리론
북한이 ‘민족공조’와 ‘우리민족끼리‘를 본격적으로 주장하게 된 계기는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이다. 동 선언 1항에서 남과 북은“나라의 통일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갈 것”을 명시하였다.
북한은 2001년 1월 10일 개최한 ‘우리 민족끼리 통일의 문을 여는 2001년 대회’에서 “외세와의 공조를 배격하고 민족공조로 통일문제를 우리민족 자체의 힘에 의하여 해결해 나가자”고 제의하는 등 ‘민족공조’와 ‘우리 민족끼리’를 통일운동의 핵심용어로 사용하려는 의도를 드러내기 시작하였다.
북한이 ‘민족공조’와 ‘우리민족끼리’를 내세우고 있는 것은 핵문제로 인한 긴장된 정세하에서 미국의 대북 압박정책에 맞서 남북이 공동으로 대처해 나갈 명분을 확보함과 동시에 남한으로부터의 지원이 민족 전래의 상부상조 전통에 의한 것이라는 대 주민선전논리로 활용 하기 위한 것이다.
한편 북한은 2005년 이후 ‘민족공조’보다는 ‘우리민족끼리’를 사용하는 빈도가 많아지면서 ‘우리민족끼리’를 ‘통일문제 관련 최고이념’으로 발전시키며, 6·15시대 조국통일의 기본이념’으로 강조하고 있다. 북한은 ‘우리 민족끼리’ 이념에 김일성의 ‘조국통일 3대원칙’ (자주·평화·민족대단결)이 집약되어 있다고 주장하는 한편, 김정일의 선군정치의 성과로 선전하고 있다.
2008년 이후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북한은 ‘6·15 남북공동선언을 부정하는’ 남한 정부를 비난하고, 우리사회 내 남남갈등을 조장하기 위한 목적으로도 ‘우리민족끼리’ ·’민족공조’를 자주 이용하고 있다.
향후 북한의 대남정책과 관련 김정은(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2013년 1월 1일 오전 방송을 통해 대내외의 전반적인 정책을 밝힌 신년사에서 잘 나타나 있다. 북한 최고 권력자 육성 신년사 발표는 김일성이 사망하던 해인 1994년 이후 19년만의 일이다.
2013년 신년사에 나타난 북한의 대남정책 기조는 “조국통일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야 한다”는 다소 상투적인 전제를 하면서도 남북간의 ‘대결상태 해소’를 주요 과제로 제시하였다. 2012년에 남한당국을 철저히 외면하던 것과는 다른 면이고 박근혜 정부와의 당국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박근혜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에 나설 때 이를 가로막고 나설 여지가 있는 보수세력에 대해서도 ‘민족의 화해와 단합, 통일의 길’ 에 나설 것을 촉구한 것은 북측이 올해 대화국면을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즉 “남조선의 반통일세력은 동족대결정책을 버리고 민족의 화해와 단합, 통일의 길로 나와야 할 것”이 라고 촉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 신년사는 당국대화에 의한 ‘대결상태 해소’를 촉구하면서도 그 전제조건으로 ‘남북공동선언의 존중 및 이행’을 제시하고 있다. 즉 ‘남북공동선언의 존중 및 이행’을 당국대화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하는 한편, 남측의 통일운동세력에게도 이 과제를 위한 투쟁을 선동, 즉 남과 북, 해외의 온 겨례가 “평화번영의 리정표인 6·15 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철저히 리행하기 위한 투쟁을 적극 벌려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은 신년사에서 통일문제에 있어서 ‘우리 민족끼리’와 ‘자주적 해결’, ‘외세의 지배와 간섭, 침략과 도발책동의 반대 배격’ 등을 거듭 주장함으로써, 남측의 운동권을 선동하는 동시에 통일전선전술을 포기하지 않고 있음을 거듭 확인하였다.
특히 “민족우선·민족중시·민족단합의 입장에 서서 전 민족적 위업인 조국통일의 대의에 모든 것을 복종시키고 지향”시켜 나갈 것을 촉구 하고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이다. 북한의 금년도 대남전략은 6·15, 10·4 선언의 이행을 전면에 내걸고 남북대화를 한 축으로, 통일전선전술을 다른 한 축으로 한 ‘대남 전면적 공세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2013년 신년사 대남 및 대외 부분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면, 한국 그리고 미국과 같은 주변국을 자극하지 않는 방식, 즉 일종의 눈치를 살피는 방식으로 서술된 것으로 분석되며 핵문제 또는 핵 참화 등과 같이 자극적인 언사가 사용되지 않았고, 한국이나 미국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자극적 공격용 언어를 사용하지도 않았는데 이는 박근혜 정부와 오바마 정부의 새로운 출범에 대비 일종의 유화 메시지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나아가 북한의 대남관계에 대한 입장은 2012년 12월 1일 <조평통 서기국, 박근혜 앞으로 공개 질문장 발표 >에 이미 나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주요 내용은, 6·15, 10·4선언을 준수하고 상대방의 사상과 제도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서로 적대시하지 말것으로 자유민주주의에 기초한 통일을 포기하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또 ‘선 핵 포기’가 아니라 미국의 적대시 정책 포기가 우선 으로 억지력 강화와 동맹 강화를 포기하라고 주장하였으며 인권법 제정 등의 모략행동을 중지할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북한의 대남전략은 우리 사회의 반미 자주화와 친북 연공화를 통해 한반도 적화통일을 이루어 낸다는 궁극적 목표에 있어서 기본적으로 변함이 없다. 즉 한반도의 주체사상화와 공산화통일 달성에 목표를 두고 행동 방식과 법칙을 규정한 실천적 행동지침이다.
그러나 북한은 사회주의권 붕괴이후 체제생존을 위한 마지막 몸부림을 치고 있으며, 김정은 체제 등장과 함께 체제의 구조적 취약점을 극복하고 체제유지를 위해 정치협상· 경제협력·군사위협 면에서 대남전략의 변화도 예상된다. 이에 따른 우리의 대응전략은 다음과 같다.
첫째,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북한의 화전양면전략에 대비해야 한다. 북한은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타도와 갈등의 대상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같은 동족으로서 화해협력을 해야 할 이중적 대상이기 때문이다.
둘째, 남북한은 상호신뢰를 구축해야 한다. 우리는 북한이 국제적 고립을 탈피하고 남북관계 발전의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속적인 남북간의 접촉과 대화를 통해 남북기본합의서 정신을 실천 해 나감으로써 신뢰를 구축하고 상생과 공영의 협력관계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셋째, 북한의 개혁·개방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조를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북한의 개혁개방을 위해서는 우리의 노력은 물론이고 주변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전폭적인 지지와 협조를 확보하는 다각적이 노력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인 해결 노력과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 노력이 필요하다. 북한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6자회담을 통한 국제적 해결 노력은 물론 북한의 한반도 비핵화선언 이행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나아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갈등과 대결이 아닌 큰 틀에서의 대화와 협력을 통해 한반도의 미래를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konas) 출처: 월간충호
양 재 성 (통일교육연구원 교수부장)









